[SF+영화] '봉오동 전투' 감독 “반일감정? 예측 못 해, 승리의 역사 초점”
[SF+영화] '봉오동 전투' 감독 “반일감정? 예측 못 해, 승리의 역사 초점”
  • 이수민
  • 승인 2019.07.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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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묵직하게 울리며 참혹함 속 희망을 전달한다. 원신연 감독의 신작 <봉오동 전투>는 지금까지의 역사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결로 심장을 찌른다. 잔혹하고 참담하다가도 짜릿한 한방을 선사하며 심장을 파고드는 슬픔이 승리와 감동의 순간으로 전환될 때 영화의 메시지는 더욱 확고해진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믿고보는 조합,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함께한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원신연 감독과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참석하여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작품. <용의자>(2013), <살인자의 기억법>(2013)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의 신작이다. 
  
지금까지의 영화들이 피해와 지배, 굴욕에 대해 다뤘다면 <봉오동 전투>는 저항의 역사, 승리의 역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 영화는 일제강점기가 절망으로 점철된 시기가 아니라 희망과 용기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라는 메시지를 견고하게 전달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원 감독은 현재 국내 일본 불매운동으로 양국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며 운을 뗐다. 이어 “영화가 시나리오부터 계획된 지 5, 6년이 넘어간다. 한일 양국 상황이 이렇게 변할지 그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다”며 “일제강점기가 피해보다는 저항과 승리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 시작의 지점을 유심히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솔직한 마음을 보였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영화를 제작할 때 보통 영화보다 훨씬 더 공을 들이고 많은 시간을 들이며 자료수집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체화됐을 때 작품이 될 수 있다. <봉오동 전투>는 고증과정에 다양한 벽들에 봉착했다. 실제로 나와 있는 사료들이 많지 않으며 상대에게는 철저하게 숨기고 왜곡되어야 하는 역사였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남아있는 모든 기록을 근거해서 만들었으며 할수 있는 고증은 다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시대정신이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승리의 순간보다는 봉오동 골짜기까지 이끌어나가는 무명의 독립군들에게 집중해서 영화를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다음으로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작품을 확인한 세 배우의 소감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은 유해진은 “어느 작품이든 이 시간이 가장 긴장되고 어려운 시간이다”라며 운을 뗐다. 
  
황해철은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대범하고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는 인물로 유해진은 비상하면서도 때로는 잔인하기도 한 거침없는 칼 연기를 소화해야만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다른 캐릭터와 달리 칼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칼이 실제로 굉장히 무겁다. 기술적인 것을 익히기보다는 어떻게 감정을 실을까 노력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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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어리지만 비범한 사격 솜씨를 가지고 있고 독립에 대한 갈망이 누구보다 뜨거운 독립군 이장하를 연기한 류준열의 소감이 이어졌다. 그는 “오늘 처음으로 작품을 봤는데 늘 그래왔듯 한쪽 눈을 가리고 봤다”라며 “제작 과정에 있어 모든 출연자와 스태프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가 느껴지고 그런 것들이 스크린에 잘 담긴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총을 주로 사용했던 인물이라 긴 시간 동안 사격 훈련을 받았다. 오래 훈련을 받아와서 그 부분에 대해서 두렵거나 무리한 것은 없었다. 다만 다른 인물들보다 정규 군사 훈련을 받은 캐릭터였고 조금은 다른 독립군과 구별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기 때문에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하려는 인물 묘사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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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마적단 출신으로 해철과 장하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독립군 마병구 역의 조우진은 “기대와 걱정, 궁금증으로 영화를 봤다. 유해진이 작품을 단단한 돌멩이 같다라고 했는데 부연하고 싶더라. 세공된 돌이 아니라 마구 짓밟히고 던져지고 묵직하며 뾰족한 돌같은 작품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특했던 본인의 캐릭터에 대해서 “다른 독립구들이 정직하게 훈련을 받은 군인이라면 나는 생존을 위해 어깨너머로 소총이나 훈련을 터득한 인물이다. 껄렁한 분위기의 소총 자세를 만들려고 노력했으며 항상 소품(총)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익숙해지려고 했다. 보셨다시피 외형적으로 튀는 인물이며 그 시절의 ‘트렌드세터’같은 인물이지 않았을까”라며 유쾌함을 더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끝으로 원 감독은 “학교에 다닐 때 역사를 정말 못 했다. 지금 와서 깨닫는 건 역사는 암기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뼈저리게 느껴진다. 무명의 독립군들의 뜨거움이 조금이라도 보시는 분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에 묻혀있던 진짜 저항의 이야기 <봉오동 전투>는 오는 8월7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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