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이 스파이'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허무는 기막힌 동료애
[리뷰] '마이 스파이'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허무는 기막힌 동료애
  • 이수민
  • 승인 2020.04.23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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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수C&E
사진 = 이수C&E

엉성한 헤비급 성인남자와 영리하지만 10대인 소녀가 진정 동료가 될 수 있을까? 영화 <마이 스파이>는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를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풀어내며 극장가를 기분 좋은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여기에 진한 가족애와 사이사이 등장하는 짜릿한 액션은 덤이다. 말 그대로, 이 시국에 보기 손색없는 고마운 영화다.
 
영화 <마이 스파이>는 덩치는 프로, 센스는 제로인 스파이 JJ(데이브 바티스타)가 실직 대역전을 위한 비밀 작전 중 남다른 능력치의 감시 대상 1호를 만나게 되면서 엉망진창 꼬이게 되는 액션 코믹버스터다. 

사진 = 이수C&E
사진 = 이수C&E

극 중 CIA 요원 JJ는 스파이로 잠입해 핵무기 밀매 집단의 정보를 캐내는 미션을 받는다. 하지만 부족한 센스로 정체를 들킨 JJ는 남다른 파괴력으로 마피아 조직을 초토화 시켰지만 애초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해고의 문턱까지 간 JJ는 불법 핵무기 거래 조직에 가담한 조직의 가족을 감시하는 미션에 투입된다.
 
감시 대상은 해당 조직 일원의 부인과 그의 딸인 9세 여자 아이 소피(클로에 콜맨). JJ와 달리 영특함과 재빠른 눈치를 가진 소피는 JJ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JJ의 정체가 담긴 영상을 스스로 확보한다. 소피는 이를 빌미로 JJ에게 ‘본인 맞춤형’ 제안들을 건네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큰 체구의 남성과 어린 소녀의 조합은 이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어 왔다. 한 눈에 보이는 물리적 차이와 정반대의 비주얼 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각적인 흥미를 이끌기 충분하기 때문.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형편없는 케미스트리가 형성되거나 어딘가 ‘불편한 관계’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또한 배제할 수 없었다.
  

사진 = 이수C&E
사진 = 이수C&E

JJ와 소피의 관계는 이와 같은 우려를 말끔하게 없앤다. 부녀도, 남매도, 그렇다고 친구 같지도 않은 두 사람의 관계는 ‘동료’의 개념으로 수렴하는데, 이는 감시자와 감시 대상자였던 관계가 특정 사건으로 ‘쌍방 감시’가 되면서 동등한 관계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수평적 위치에 놓인 어른과 아이 혹은 남성과 여성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편안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웃음을 유발한다. <마이 스파이>는 이런 관계 설정을 부각하며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장면 곳곳에 활용했다.

JJ가 소피와 함께 스케이트를 타러가는 장면에서는 평범한 친구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사주거나 직접 수학을 알려주는 모습은 부녀처럼 보이기도 한다. 위기에 처한 순간에는 결정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며 영화 말미에는 묘한 전우애마저 끌어올린다. 독특한 설정이 만들어내는 가지각색의 상황들이 수시로 두 사람에게 침투하며 어디서도 본적 없는 특별한 관계를 형성한 것. 그 어떤 작품보다 두 인물의 케미스트리가 빛날 수 있던 이유다.

 

사진 = 이수C&E
사진 = 이수C&E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드랙스 역을 통해 이미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데이브 바티스타는 코믹이라는 새로운 도전임에도 타고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헤비급 외모를 가졌지만 반려어 ‘블루베리’를 소중하게 다루는 모습이나, 어딘가 엉성하고 허술한 면모가 수시로 웃음을 자극하며 ‘개그 치트키’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놀라운 발견은 소피 역의 클로에 콜맨이다. 5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그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아바타2>에서 활약했던 만큼 천부적인 재능과 센스를 가진 배우다. 이번 <마이 스파이>에서도 베테랑 못지않은 몰입도를 선보이며 압도적 능력치를 가진 소피 역을 똑 부러지게 소화했다.

 

사진 = 이수C&E
사진 = 이수C&E

이밖에도 JJ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투 머치 토커 바비(크리스틴 스칼)의 활약과 JJ와의 또 다른 케미도 한 몫을 챙긴다. 액션부터 코미디, 가슴 따뜻한 가족 드라마까지 모두 챙긴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의 탄생이다. 다만 극 초반 몇몇 장면에서 고리타분한 연출과 상황에 맞지 않는 음악이 생뚱맞게 등장하며 영화의 기대감을 낮추고 시작할 수도 있다. 오는 29일 개봉. 러닝타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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