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新예술의 지평의 열다, 신언엽의 디오라마
[인터뷰] 新예술의 지평의 열다, 신언엽의 디오라마
  • 이수민 기자
  • 승인 2020.03.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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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의 마술사’. 이보다 이 아티스트를 잘 표현하는 단어가 있을까. 공공연하게 쓰이던 디오라마 기법에 자신의 독창성과 기술을 녹여내 하나의 장르를 구축하고 예술문화의 폭을 넓혔다. ‘좋아서 시작한 것’이 이제는 인생의 전부가 되어버린 진짜 아티스트, 작가 신언엽의 세계를 탐방하고 왔다.

사진 = 양언의 기자 

국내 유일 디오라마 아티스트 신언엽은 드라마 <M>, <하얀거탑>, <역도요정 김복주> 등 다양한 작품에서 미술감독이자 무대예술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15년부터는 본격적인 ‘디오라마’ 장르를 접하기 시작했으며, 5년 만에 인사동에서 국내 최초 디오라마 단독 전시를 열었다.  
   
◆ 국내 최초 디오라마’ 아티스트의 탄생

디오라마는 풍경화나 그림으로 된 배경에 축소된 모형을 설치해 특정한 장면을 만들거나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역사적인 사건, 자연 풍경, 도시 경관 등을 표현하며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흔하게 사용해왔다. 신언엽은 디오라마 기법에 본인의 역량과 개성을 덧입히며 자신만의 독특한 개념을 다졌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작가님이 추구하고 정의하는 디오라마란 무엇인가요

A. 사실 디오라마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미니어처를 떠올리기 쉬워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죠. 저는 스케일 감을 가미하고 동적인 움직임과 테크닉, 음악 등을 더해요. 4차 산업과 관련한 홀로그램이나 영상 믹서를 이용해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식이죠. 특별한 효과를 줌으로써 작품 속 스토리를 표현하고, 피규어를 더해 조금 더 사실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있어요. 
   
디오라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2014년부터 취미로 피규어를 모았어요. 장식장에 보관을 해두었는데 꽤 고가이고 완성도가 높은 피규어들이라 문득 저곳에만 두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디오라마를 이용하여 좀 더 멋있는 작품을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출발하게 됐어요.  
   
초기 작품이 다섯 가지의 배트맨 시리즈인데배트맨을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A. 일단 기본적으로 제가 히어로물을 좋아해요. 처음에는 아이언맨(피규어)을 모았는데 아이언맨이 국내에서 대대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저에게는 희소성이 조금 떨어지게 됐어요. 그래서 다음으로 선택한 게 배트맨이었죠. 제가 영화 <다크 나이트>를 평소에도 무척 좋아했어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깊이와 질감, 디테일과 밀도 모든 것들을 좋아하죠. 특히 한스 짐머의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데 사실 그것 때문에 선택한 것 같아요. 음악이 좋은 디오라마가 나올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제 작품에서 음악이 무척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디오라마 작업과정은 보통 어떻게 되나요

A. 일단 어떤 영화나 작품을 먼저 보면 딱 끌리는 게 있어요. ‘아 이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죠. 그 다음부터는 자료 수집을 정말 많이 해야 돼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수집을 하고 나서 수만, 수천 장의 사진을 보고 도면을 위한 3D 작업에 들어가게 되죠. 설계도를 뽑은 다음에 본격적인 모형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자료수집부터 제작까지인력도 만만치 않게 필요할 것 같아요 

A. 저는 디오라마의 모든 작업을 혼자서해요. 제가 이걸 시작한 이유랑 연결이 되는데 사실 영화, 드라마 미술 감독을 하다보면 제가 거기서 대장은 아니잖아요.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기죠. 각 파트를 담당하는 감독님들도 계시니까요. 연출, 예산, 제작기간 등 이런저런 것들에 부딪치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에 제약받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작업을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디오라마였어요.  
   
◆ 교육부터 문화 사업까지”···전시의 진짜 목적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 작업부터 현재까지 모든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전시를 시작으로 디오라마라는 장르와 예술의 영역 확장을 노리는 계획이 깃들어 있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이번 전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A. 일단 작품들이 너무 크다보니 둘 곳이 없었어요. 예전에는 서울 애니매이션 센터에 3년 동안 있었죠. 무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면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 받는 식이었어요. 그런 식으로 지금까지 작업했던 작품들이 서너곳에 뿔뿔이 흩어져 무료상설 전시가 되다가 이번에 기획사가 생기게 됐어요. 그래서 기획사 주관으로 공간을 대여 받을 수 있었고, 처음으로 제 모든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거죠. 저에게는 무척 의미 있는 전시에요. 
   
이번 전시의 목적이 있을까요

A. 제가 그 동안 노력한 작품들을 보여드리고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사람들이 이 전시를 보고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장르도 있구나’라고 느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목적 자체가 전시와 교육, 문화 사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봐요. 상업적인 판매는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고요.
   
디오라마 교육과 문화 사업에 대해 조금 더 말씀해 주신다면요?

A. 디오라마를 교육적으로도 프로그램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석사논문으로 ‘배트맨 디오라마’ 라는 작품을 가지고 썼는데, 이 과정이 무척 어려웠어요. 디오라마에 관해 참고할만한 책이 전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 파트에 대한 책이나 화보집을 만들고자하는 마음이 있고, 올해는 이 공부를 위해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어요. ‘실감융합콘텐츠’ 라는 학과를 가서 전공 교수님과 함께 작품을 만들며 꾸준하게 공부를 할 생각이에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 작품구매를 원하는 유혹의 손길도 있었을 것 같아요

A. 그렇죠. 실제로도 직접 거액에 구매를 하시겠다고 한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그런데 절대 못 팔겠더라고요. 제가 돈을 벌려고 이 작업을 시작한 게 아니니까요. 현재 25개의 작품이 있는데 100개가 될 때까지 모을 생각이에요. 100개를 다 모으면 건물 하나를 박물관처럼 만들어서 전시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웃음)

◆ 신언엽그에겐 다 계획이 있다 

신언엽 작가는 올해도 쉴 틈 없이 바쁠 예정이다. 초기에 영화로만 시작했던 작업이 또 다른 분야로 조금씩 뻗어가며 보다 다양하고 대중적인 디오라마 작품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디오라마 아티스트로서 가지는 철학이 있을까요

A.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어요. 제가 원래는 역사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4.27 판문점 선언’ 디오라마를 하고 나서부터 역사의식이 생기게 됐죠. 그래서 서대문 복원 디오라마도 하게 되었고 문화재 복원도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 중에 한국이민재단에서 추진하는 안중근 의사 독립기념관 프로젝트가 있어요. 이걸 출발로 윤봉길, 이봉창, 정률성, 한용운, 김구 독립 운동가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어요. 역사의 한 장면을 재현하면서 그들이 알리고자 했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사람들은 기록되지 않은 것은 보지 않기 때문에 제가 디오라마로 그 기록을 하고자 합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멋지시네요그럼 올해 독립의사 시리즈 말고도 또 다른 계획된 프로젝트가 있나요?

A. 오는 5월에 내한 예정인 뮤지컬 <캣츠>팀에서 먼저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해 주셨어요. 로비 전시용으로 디오라마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고요. 그 부분을 의논 중에 있어요. 또 현재 방탄소년단(BTS) 디오라마도 제작 중에 있어요. 사운드 회사에서 먼저 의뢰가 들어왔고 회사 관계자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랑 연결이 되어서 진행하게 되었죠. 회사가 제 작품에 스피커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고, 이전에 DDP에서 전시를 했을 때 작품을 직접 보시고 저에게 연락을 해주셨어요. 아마 올해 말까지는 (방탄소년단 디오라마) 준비를 하다가 내년쯤에 공개가 될 예정이에요. 

어떤 아티스트로서 기억됐으면 좋겠나요

A. 신언엽이 어떤 사람일까를 궁금해 하기보다는 제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하여금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제 첫 전시가 인사동에서 열렸는데 사실 인사동의 갤러리는 기존에 고유의 색이 짙기 때문에 이런 유니크한 전시는 처음이거든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이런 것도 있어?’라는 호기심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호기심을 느낀 사람, 혹은 학생들이 또 나중에 새로운 것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영향력을 지닌 아티스트가 되었으면 해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끊임없이 공부하고, 만들며, 실험할 생각이에요.

재미난 형태의 퍼포먼스를 사람들에게 꾸준히 제공하며 새로운 전시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죠. 디오라마 하면 신

언엽이 떠오를 만큼 대중적인 아티스트로서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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