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현장] “딸 위해 만들었다” 뮤지컬 '마리퀴리', 편견에 맞선 女위인 연대극
[SF+현장] “딸 위해 만들었다” 뮤지컬 '마리퀴리', 편견에 맞선 女위인 연대극
  • 이수민
  • 승인 2020.02.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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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누군가의 부인으로 더 잘 알려진 마리퀴리딸에게 제대로, 한 위인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뮤지컬 <마리퀴리> 극작가 천세은은 작품의 출발점을 위와 같이 밝혔다. 근대 과학의 위대한 발견의 이면을 조명하며 마리퀴리의 삶과, 그를 지지한 안느의 연대를 담아낸 뮤지컬 <마리퀴리> 더욱 견고해진 무대로 대중들을 찾아왔다.
    
13일 오후 2시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퀴리>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출가 김태형, 작가 천세은, 작곡가 최종윤, 마리 역의 배우 김소향, 리사, 정인지, 안느 역의 김히어라, 이봄소리, 피에르 역의 임별, 김지휘, 루벤 역의 양승리 이밖에 배우 김아영, 이예지, 장민수, 주다온, 조훈이 참석하여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후 취재진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마리퀴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마리퀴리의 삶을 담은 작품. 노벨상을 2회 수상한 최초의 과학자, 그리고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에 고뇌하는 인간 마리퀴리의 모습을 집중 조명한다.
    
지난 초연에 비해 50분을 연장하며 한층 더 견고해진 서사로 재정비를 마쳤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김태형 감독은 이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 “재연에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출 자체가 바뀌면서 공연에 대한 콘셉트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점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가님과 초반 회의를 여러차례 했다. 이 공연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나부터 출발을 했다. 마리퀴리라는 과학자가 현재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표현하고자 했고 그 당시 여성, 이민자라는 이유로 받은 사회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이 인물이 어떻게 극복을 하고 삶을 완성해가는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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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성의 연대를 통해 성장과 발전을 해나가는 이야기며 한 인물이 고민을 하고, 고뇌하고, 깨닫고, 반성하고, 또 다시 다른 일을 해나가는 전형적인 성장스토리지만 그걸 두 여자가 해냈을 때 관객들에게 임파워링(Empowering) 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그런 부분에 집중을 했다”고 덧붙였다.
    
여성연대를 기반으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써, <마리퀴리>의 주인공 마리와 안느를 연기한다는 것은 배우들에게 특별한 의미이기도 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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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안느 역의 이봄소리는 “마리의 상대역으로서 얼마만큼 시너지를 내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여성연대를 어떻게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이 잘되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여성 서사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는 반응이 나올테고 그러면 또 입지가 적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 다행히 첫 공연 때 모든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더라.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눈물이 터졌다. 얼마나 고생을 했고 공부를 했는지 그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나온 것 같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이런 공연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아닌 여자가 여자를 도움으로써 서로가 힘이 되어주는 좋은 작품이다. 그런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무척 이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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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안느 역을 맡은 김히어라는 “여성이 성장하는 이야기만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 마리와 안느가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버티고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제는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이 고난을 이겨 낼 거야’ 라는 식 이후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시대는 거기서 조금 더 지나오지 않았나. <마리퀴리>가 그 이야기의 첫걸음이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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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역을 맡은 리사는 “이 작품을 참여하고 공부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많은 작품을 참여하고 관람을 했지만 이런 캐릭터는 여태껏 보지 못 했다. 외형적인 것에서 오는 게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빠지게 하는 캐릭터다. 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기쁘다”고 전했다.   
    
<마리퀴리>는 창작뮤지컬 공모전인 2017 ‘글로벌 뮤지컬 라이브’ 시즌2의 최종 선정작에 이름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됐다. 이후 2018년 초연되며 작품성을 입증한 창작 뮤지컬의 수작으로 알려졌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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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세은 작가는 <마리퀴리>의 시작을 ‘딸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한 설문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과학자가 퀴리부인이라더라.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막상 마리퀴리가 어떤 일을 했고, 무엇이 훌륭하고, 어떤 과정과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알지 못 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 여 권이 넘는 위인전 중에 딸이 들고 온 책이 ‘퀴리부인’이었다. 누군가의 부인이 되기 위해 쓰인 책을 딸에게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이 인물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 할까가 이 뮤지컬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4년간 지금까지 고민을 하고 있다. 마리퀴리는 물론 평범한 사람보다 머리가 좋고 휼륭한 사람이지만 그런 천재성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끝없이 몰두했다는 것, 그 점에서 마리퀴리가 인간의 고귀한 가치를 가진 사람으로서 존경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을 조금 더 부드럽고 감정적으로 전달하고 싶어서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 결국에는 딸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라고 전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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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태형 연출가는 “공연이라는 것은 결국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시대가 원하는 작품을 만들었고 필요성을 늘 느끼고 있다. 다른 캐릭터들도 모두 중요하지만 마리퀴리와 안느 두 캐릭터의 서사와 연대, 목소리가 함께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목적을 처음부터 배우들과 공유했다. 작가님과 작곡가님도 이 점을 염두하여 만들어 주셔서 잘 나오게 된 것 같다”며 마무리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마리퀴리>는 오는 3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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