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인터뷰] ‘마리퀴리’가 된 리사, “관객들과의 연대, 서로에게 위로돼”
[손바닥인터뷰] ‘마리퀴리’가 된 리사, “관객들과의 연대, 서로에게 위로돼”
  • 이수민
  • 승인 2020.03.03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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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뮤지컬 배우 리사가 과학사 속 위대한 위인, 마리 퀴리로 분했다. 이민자로서, 여성으로서 사회와 맞서 싸운 한 인물을 그려내는 만큼 이에 따라오는 사명감도 막중했다. 작은 질문 하나에도 긴 이야기와 생각들을 꺼내놓으며 어느 작품보다 애를 썼다는 그의 말을 납득 가능하게 했다. 불합리한 사회 속 단단하게 연결되는 여성 위인들의 연대 서사는 오늘날 여성 관람객들과의 연대 또한 가능케 했다. 배우와 관중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뮤지컬 <마리퀴리>의 이야기를 리사에게 직접 전해 듣고 왔다.
 
2일 삼청동 모 카페에서 뮤지컬 배우 리사를 만났다. 전국적 재난 상황인 만큼 대중문화계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지만 리사는 “위기 속에서도 피어나는 연대를 느꼈다”며 공연을 찾은 관중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리사는 “이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보신 분들은 꼭 한 번은 더 보러 오시더라. 공연이 끝나고 나갈 때 팬들이 꼭 해주는 말이 있다. 지금도 힘든 상황이 많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더 힘들었겠나. 그런 상황을 이겨낸 마리퀴리의 모습이 우리의 큰 힘이고 감사하다, 라며 눈물을 훔치시더라. 그런 비슷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신다. 여성 서사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말씀도 하시고 많이 위로를 받아 가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전국적으로 어려운 시기이지 않나. 극장 또한 타격이 크다. 그런데 우리 공연은 오히려 힘을 드리는 것 같다. 힘든 시기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면서까지 이 공연을 보러 와주시고 안정을 받고 치료를 받고 가는 느낌이 든다. 감사한 일이다”라며 심정을 전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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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긍정적인 성격이라는 리사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극심한 부담과 어려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원래는 긍정적이라서 ‘안 될 것 없어, 그냥 하면 돼!’ 하는 스타일인데 이 작품은 준비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 처음으로 너무 잘 하고 싶었고 마리 퀴리라는 인물이 가짜처럼 보이면 안 되니까 더욱 리얼함에 힘을 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기본적으로 마리가 천재과학자이기 때문에 과학용어나 공식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체화되어있어야 했다. 단지 흉내만 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최대한 과학자 같게 이 사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부터 그 당시 여자로서, 이민자로서, 여성 공학도로서 얼마나 힘든 상황을 겪었을까를 파악해야 했다. 그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마리는 자신의 길을 찾아서 어떻게서든 책임을 지는 인물이지 않나. 그렇게 인물을 탐구하다 보니까 배우 리사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너무 힘들었지만 그런 와중에 ‘이거 포기하면 안 돼, 이거 못 해내면 안 돼, 정신 차려’라고 스스로 말하게 되더라. 그러고 나니까 정말 내가 이 역할을 소화하고 있었다. 첫 공연을 마치고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났다. 마리를 통해 내 자신에게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회상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마리 퀴리>의 마리 역은 리사 이외에도 배우 김소향과 정인지가 참여한다. 리사는 세 배우의 개성이 각기 다른 만큼 이들이 표현하는 마리들에도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리사는 “연습 때부터 우리 셋이 너무 달라서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가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공유를 하면서 각자 캐릭터를 구축해갔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마리가 생긴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각각 배우들이 표현한 마리 퀴리에 대해 “일단 김소향 배우는 초연에서부터 해왔기 때문에 이미 마리라는 인물이 세팅되어있었다. 그게 무척 부럽더라. 더 많이 물어보고 얘기도 나누었다.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마리였다. 평소에는 부드러운 미소를 유지하다가 큰 일앞에서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정인지 배우는 실제로도 분석가 스타일이다. 대사 톤도 그렇고 매사에 진지한 태도로 임한다. 인상도 지적이지 않나. 본인의 성격대로 마리를 찾더라. 그래서 그런 차분한 점을 많이 배워갔다”고 설명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매 공연을 하면서 매번 새로운 것들을 발견한다그날 그 상태에 따라 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마지막 나의 마리는 어떤 모습일지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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