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현장] 돌아온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서사·무대 확장으로 울림 넓힐까
[SF+현장] 돌아온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서사·무대 확장으로 울림 넓힐까
  • 이수민
  • 승인 2020.01.30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주)수키컴퍼니
사진 = (주)수키컴퍼니

 2020년,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더욱 커진 무대, 장면마다 깊어진 디테일과 새롭게 재정비된 라인업으로 또 한 번 한국 뮤지컬의 저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블록버스터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위상을 무대를 통해 다시 증명할 수 있을까.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노우성 감독, 편곡에 J.ACO, 배우 오창석, 온주완, 테이, 최우리, 김지현, 박정아, 마이클리, 이경수, 정의제, 한상혁(빅스)이 참석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동명의 드라마를 극화한 작품으로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한국 전쟁 직후 겨울까지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의 세월을 겪어낸 세 남녀의 지난한 삶을 통해 한민족의 가장 가슴 아픈 역사와 대서사를 완성도 높게 담아낸 창작 뮤지컬이다.
 
특히 동명의 원작 드라마 MBC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전파를 타며 회당 평균 시청률 44%, 최고 시청률 58.4%에 이어 70%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성황리에 초연 공연을 마치고 약 1년간의 재정비 끝 2020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무대 위에 올랐다.
 
초연과 비교하여 이번에 달라진 점에 대해 노우성 감독은 “구조나 콘셉트는 초연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라며 “초연 때 선보였던 소통의 방식들이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소무대에서 진행되어 무대 위에 객석을 올리며 특별한 공연의 형태가 가능했다.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이라는 큰 무대로 바뀌면서 그 강점(소통)을 어떻게 녹여내야 할까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라진 편곡을 묻는 질문에 J.ACO 음악 감독은 “초연은 곡의 멜로디를 중시했다. 이후 1년 동안 재정비 시간을 가지면서 음악, 연출, 무대 감독 등 정말 많은 회의를 했다. 규모가 커진 극장에서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그 결과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수정을 하게 됐다. 배우와 앙상블이 던지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한 편곡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사진 = (주)수키컴퍼니
사진 = (주)수키컴퍼니

일본군으로 징용된 남경 부대에서 여옥(김지현, 최우리, 박정아)과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 최대치 역에는 테이, 온주완, 오창석이 이름을 올렸다.
 
테이는 지난 초연 때 군위관 출신이자 대치와 라이벌 구도에 서 있는 장하림 역을 맡았다. 이번 재연 무대에서는 다른 인물로 분해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올렸다. 테이는 “초연에 하림을 맡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때는 하림이라는 인물뿐 아니라 역사적인 배경을 공부하면서 대치라는 인물이 참 이해받기 쉽지 않지만 왠지 정이 간다고 느꼈다. 무대 위에서 대치를 만날때도 참 외롭겠다고 생각했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정도로 있었는데 이번에 감독님께서 대치 역을 제안해 주셨다. 내 마음에 하고 싶었던 욕구와 잘 맞아서 그 외로워 보이던 대치를 연기하게 됐다. 결국 무대에서 외롭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또 다른 대치를 표현하게 된 오창석은 <여명의 눈동자>로 첫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이에 대해 오창석은 “드라마를 줄곧 해오다가 조금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뮤지컬 제안은 3~4년 전부터 들어왔었는데 그때는 자신이 없어서 고사를 했다. 이번 제의가 왔을 때는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실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 초반에는 이 무대가 어떤 의미의 무대인지 잘 몰랐다. 이 자리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뮤지컬 배우로서 굉장히 영예로운 일이더라. 도전으로써 이 공연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작품을 해나가기 위해서라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품과 극장의 스케일에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여옥 역에는 초연에서 수준 높은 연기력과 싱크로율로 큰 사랑을 받았던 김지현이 또 한 번 이름을 올렸다. 김지현은 “이 작품이 나에게 갖는 의미가 굉장히 크다. 처음 이 작품을 받았을 때 너무 좋았고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도 바람은 많은 분들이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더 좋은 환경에서 잘 올라가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처음부터 훅 들어온 작품이라 운명처럼 거절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작품이 된 것 같다. 쉽지 않은 공간이지만 관객들이 잘 봐주셔서 감사하고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으면 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노우성 감독은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급하며 배경이 되는 시대에 대해 “다시는 없어야 할 비극”이라고 강조하기도.
 
그는 “<여명의 눈동자>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아픔이 큰 시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작품을 통해 관객을 만나고 싶었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마지막 장면에 지리산에서 공산당 옷을 입고 있는 청년 대치, 총에 맞아 죽어가는 여옥, 군복을 입고 있는 청년 하림의 장면이 나온다. 그 세 사람이 모여 만들어낸 장면 속에 궁극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무 선택도 할 수 없었던 세 청년들의 이야기와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선조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어떤 해석이든 우리나라에 그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를 여기 계신 모든 배우들과 함께 매일 밤 목놓아 부르고 있다”라며 진지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끝으로 “광화문에 위치한 이 공연장 밖으로 넘어가면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이념적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그대로 현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아는 만큼, 생각하는 만큼 이야기를 하는 것, 그게 예술인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마지막 소감을 끝맺었다.
 
한편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지난 1월 23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2월 2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