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광수, 끝없는 도전
[인터뷰] 이광수, 끝없는 도전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9.06.1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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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인의 잔상을 털어내고 나니, 비로소 배우로서의 진면목이 보인다. 가볍고 웃기기만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정성스럽고 진중하게 캐릭터를 빚어가는 진정성이야말로 지금의 이광수를 만든 진짜 무기다. 누구보다 대중 친화적이지만 진짜 모습은 잘 드러내지 않는, 그래서 더 궁금해지는 이광수를 만났다.

Editor 박주연 | Photo ㈜NEW

 

 

#순수한_눈빛을_발견하다

이광수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지적장애인 동구 역을 맡았다. 실존 인물의 장애 연기를 표현한다는 것, 예능인으로 유명세를 탄 이광수에게는 양날의 검이었다. 이광수 역시 “내가 가진 이미지가 캐릭터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피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할 수 없는 역할이 많지 않을 것 같아 과감하게 밀어붙였다고. 이광수는 “눈빛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어떻게 보면 내 장점이구나, 싶기도 하다. 이번엔 대사가 많지 않아서 행동이나 눈빛으로 표현해야할 때가 많았는데, 육상효 감독님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순수한 눈빛이 관객들에게도 통한 걸까. 이광수는 너무 신파로 흐르지도, 희화화되지도 않는 적정선을 지키며 동구를 연기했다. 이광수는 “작품을 하기로 결정한 이상, 동구만의 톤을 유지하려고 했다. 다행이 좋은 평가들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인들을 무작정 위로하거나 도와주는 영화가 아니다. 그들이 함께 사는 모습을 그려서 좋았다. 동구와 세하(신하균)가 20년 동안 서로 도움을 주는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연기할 때도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알고_보면_샤이가이

예능에서의 이미지 때문에 한 없이 쾌활한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이광수는 ‘부끄럼쟁이’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칭찬 한 마디에 고개를 푹 숙이고 마는 모습은 분명 의외라고 할 만하다. 이광수는 “밝고 말 많은 배우라고 생각들 하시는데 실제로는 촬영 현장에서도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 말수가 적기로 유명한 신하균과의 호흡에 문제는 없었을까. 그는 “촬영 전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자주 만나서 술도 마시고 서로 노력했다.(웃음) 그러다보니 시나리오 속 세하를 향한 동구의 표현들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전이라 할 만한 조용한 성격 탓에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었다. 이광수는 <런닝맨>에서 처음 만나는 게스트에게 ‘기분이 안 좋냐’는 말을 들어서 오히려 당황한 적이 있다고. 반면 <나의 특별한 형제> 홍보 차 <런닝맨>에 출연한 이솜은 예능인 이광수의 모습을 보고 ‘원래 이런 사람이었냐’고 반문했었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이광수는 “<나의 특별한 형제> 팀이 방문했을 때 많이 챙겨주고 싶었지만 쑥스러워서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각자 촬영을 했다”고 ‘웃픈’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9년째_<런닝맨>은_나의_힘 

인터뷰 도중 이광수는 <런닝맨>에 대해 자연스럽게 언급했다. 먼저 묻지 않아도, 이광수의 일상 곳곳에 흔적이 깊게 배인 탓이다. 멤버들과 달린지도 벌써 9년. 이광수는 <런닝맨>이 없이는 지금의 자신도 없다고 확언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 개봉 앞두고도 멤버들이 이광수를 진심으로 뿌듯해하거나 대견해하는 것이 느껴질 때 힘이 나고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광수는 “벌써 9년 째 연기활동과 병행 중이다. <런닝맨>을 통해 내가 알려지고 좋은 작품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은 내 삶의 일부처럼 여기고 지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런닝맨>의 해외 인기와 함께 얻게 된 ‘아시아프린스’ 수식어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광수는 이내 두 손을 꼭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부끄럽고 곤란해 하는 얼굴이었다. 이광수는 ‘아시아프린스’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일로만 해외에 나가봤는데 공항에서 많은 분들이 환영 해주신다. 처음에는 몰래카메라인가 싶었다. 지금도 그 인기는 익숙지 않고 굉장히 민망하다”고 전했다. 이 인기에 힘입어 본격적인 해외 활동을 계획하고 있진 않을까. <나의 특별한 형제>도 베트남에서 대규모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했으니 연이 아예 없지는 않았을 터다. 이광수는 “아직 해외에서 직접적인 제안을 받은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활동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예능인과 배우의 차이를 두고 싶진 않아요. 
이걸 분리해서 봐 달라는 건 제 욕심이 아닐까요. 
구분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내가_진짜로_바라는_것 

영화, 드라마, 예능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 전천후 활동이다. 데뷔 12년차에도 꾸준히,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뿌듯함도 분명 있을 것. 이광수는 “계속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물론 앞으로도 성장할 거고 계속 노력하겠지만 내가 가진 행복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저를 많이 찾아주시고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행복을 유지하는 게 내 꿈이다”라고 말했다.

소위 말해 ‘잘 나가는’ 행보와는 상반된 걱정들이었다. 좀 더 큰 꿈을 가져도 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걱정이나 고민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떤 꿈을 꾸고 있냐, 어떤 삶을 살고 싶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개인적으로는 목표가 없는 편이다. 지금 굉장히 만족하고 내 삶이 너무 행복하다. 이걸 그대로 유지하고 싶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제_행복지수는요 

지금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매기는 행복 점수도 후하다. 이광수는 “스스로에게 관대한 편인 것 같다.(웃음) 데뷔 초에는 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예전엔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은 큰 키를 이용해 나만이 할 수 있는 표현들이 있지 않나.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중을 위해 행복을 참는 삶도 좋지만 나는 당장의 내가 행복해야 나중의 나도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충실히 살고 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광수의 행복지수는 어떨까. 그는 “85점을 주고 싶다. 내 삶에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사는 게 내 장점이기도 한 것 같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욕심은 크게 없다. 선택 받아야 하는 직업을 가졌고 그 안에서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도 너무 많다. 형들로부터 ‘새로운 걸 찾아야 해!’ 라는 조언도 많이 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이런 면을 키워야 돼!’ 라고 조급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좋은 차기작으로 만나고 싶은 마음, <런닝맨>을 녹화할 때 건강한 웃음을 드려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 앞으로는 배우로서도 다작을 하고 싶다. 먼저 그만한 배우가 돼야겠지만 개인적으로 훗날 나를 돌아봤을 때 ‘열심히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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