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라는 최고의 장르
송강호라는 최고의 장르
  • 스타포커스
  • 승인 2019.01.28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객들에게는 ‘천만배우’, 후배 배우들에게는 ‘롤모델의 바이블’이다. 송강호는 그동안 시대를 대변하는 가장 친숙한 소시민의 얼굴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수더분함을 벗어 던지고 광기 어린 인물로 다시 태어났다. 연기 베테랑 송강호마저 시험에 들게 했다던 영화 <마약왕>을 통해서다. 파격적인 도전을 통해 이뤄낸 또 하나의 송강호라는 장르. 그가 펼쳐낸 이야기들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Editor 박주연 | Photo 쇼박스 

“익숙함의 배반…<마약왕> 호불호 갈릴 것”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었던 이두삼(송강호)이 ‘전설의 마약왕’이 돼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마약왕>은 ‘잘 살아 보세’라는 미명 아래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제 마약 유통 사건들을 모티프로 이야기를 재창조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변호인>, <괴물> 등에서 보여준 송강호의 모습이 총망라되는 동시에, 기존 필모그래피에서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의 변신까지 담겼다. 총 96회 차 촬영 중 송강호가 등장하지 않는 신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는 러닝타임 내내 묵직하고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막연한 부담과 두려움도 있었다. 송강호는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지역이다 보니까 표현하기가 난감하더라. 상상력과 연구, 연습만이 필요했다. 이두삼에게 닥친 고통과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약에 손을 대는 상황에 대한 집중력 자체가 필요했기 때문에 기존 자료들을 참고할 수도 없었다. 개인이 체화된 연기를 해야 하기에 상상력과 연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이 음지를 주무르는 거물로 거듭나기까지, 그 드라마틱한 과정을 구축하는 것도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송강호는 약에 취해가는 이두삼의 피폐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고 극중 중앙정보부 사람들에게 거꾸로 매달려 죽도록 매 맞는 장면도 직접 소화했다. 실제로 두들겨 맞았고 무릎관절 탈골의 위험부담도 있었지만 이두삼의 서사가 설득력, 당위성을 얻는 중요한 지점을 관객들에게 실감나게 전달하고 싶은 송강호의 선택이었다. 송강호는 “<마약왕>이 마약 세계의 탐구라기보다는, 잘못된 희로애락을 거치는 인생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돈과 권력에 변해가는 이두삼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충실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민호 감독 또한 전적으로 송강호에게 이두삼이라는 인물을 맡겼다. 배우에게만 너무 큰 짐을 준 게 아니냐는 말에 송강호는 “워낙 팀워크가 좋았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작 <내부자들>(2015)을 통해 전국 700만 관객을 동원. ‘청불영화’로는 기록적 스코어를 달성한 우민호 감독과의 작업에 흥행 부담은 없었을까. 송강호는 “<내부자들>에서 보여줬던 전형적인 상자구조와는 달라,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이야기를 기대하셨다면 ‘뭐야?’ 하실 수도 있겠다. 보편화된 구조를 떠나 <마약왕>에서는 묘한 여운과 함께 끝나는 지점이 있지 않나. 그게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하다. 익숙한 구조가 아니라 당혹감이 있을 거고. 근데 이런 것들이 다양성 측면에서는 좋을 것 같아서 오히려 우민호 감독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안정적인 구조의 장점도 있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마지막 장면에 감독 나름의 메시지를 담은 것 같아서 낯설긴 해도 분명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

.

“천만배우 부담? 없다면 거짓말”…송강호의 속내

‘연기로 설명하는 배우’, ‘믿고 보는 배우’… 극장가에 미치는 송강호의 존재는 압도적이다. 그의 이름 석 자에 달린 티켓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 대중성과 흥행성이 보장된 배우로 20년이 넘는 시간 충무로에 굳건하게 뿌리 내린 그다. 배우가 윤활하게 굴러갈 수 있는 기분 좋은 원동력일 수 있지만, 반대로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일 수도 있다. 송강호도 이에 수긍했다.

송강호는 “매번 좋은 작품을 만나고 좋은 성적을 내놔야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애를 쓰긴 한다. 그렇다고 작품 선택의 기준, 연기의 방향 등이 결과물에 목표를 두진 않는다. 내게 큰 목표가 있다면 얼마만큼 나태하지 않은 모습으로 새 작품에 임하느냐 하는 것이다. 결과를 떠나서 배우라면 도전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과까지 좋으면 너무 좋겠지만 세상사가 꼭 그렇지만도 않다.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