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지적 참견 시점" 돌아올 필요 있을까?
[칼럼] "전지적 참견 시점" 돌아올 필요 있을까?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6.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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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오는 30일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밝혀졌다. MBC는 소위 '어묵 먹방'으로 충격을 안겨준 이 프로그램의 관련자들 대다수가 감봉과 경질 등 수위 높은 징계를 내리고, 방송을 재개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다. 새로운 수장은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을 연출한 안수영 PD가 맡는다. 기존의 출연자들도 그대로 나온다.

 

세월호 사건이 대다수 국민에게 여전히 씻기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음에도 이를 웃음의 코드로 사용함으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 결정된 사안이다. <전참시>가 시청률 10% 이상의 압도적인 화제성을 가진 프로그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재개한다는 소식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다시 방송을 한다는 것에 대한 반응이 싸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꼭 다시 방영을 해야 하는가?", "이영자는 빠지면 안 되나?", "제 식구 감싸기에 불과하다" 등 제작진에 여전히 좋지 못한 인식이 남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강도 높은 징계를 받았음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자를 완전히 밝혀내지 않고, 책임을 나누는 형태의 징계가 오히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불명예스러운 시선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대중의 시선이 싸늘함에도 과연 <전참시>가 꼭 돌아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예능프로그램의 본질상 웃음을 줘야하는 <전참시>는 씻을 수 없는 상처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남겼다.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유족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과 그 안에서 활약했던 출연자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은 상처를 줬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훌훌 털고 웃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트라우마만 증폭시킬 수 있을 뿐더러, 다시 출연하는 연예인들과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상처를 재확인하는 과정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생긴다.

 

<전참시>의 '어묵 먹방'은 어떤 소재든 웃음을 위해서라면 상관없다는 비인권적 태도가 엿보여 문제가 됐다. 이번 방송재개는 상업적으로 우수함을 인정받았다면,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다시 기회를 주겠다는 장사꾼의 태도가 엿보인다.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갖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인기가 있으면 용서받는다는 전례를 남기면서까지 방송을 재개할 필요가 있을까. 잘못을 진정 인정한다면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이 시청자들을 향한 진정한 사과 아닐까. <전참시>의 방송 재개 결정이 불편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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