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인터뷰] 타고난 목소리 울림을 가진 배우 김봉주
[손바닥인터뷰] 타고난 목소리 울림을 가진 배우 김봉주
  • 윤희수 기자
  • 승인 2017.03.03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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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와 올곧은 체형, 중저음의 목소리 울림이 좋은 배우 김봉주를 만났다. 얼마 전 ‘최연소 장발장’이라 불린 김봉주는 마지막 공연까지 호평을 받으며 장발장 역할을 소화해 냈다. 대화를 나눌수록 그는 참 정직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풍기는 사람이다.

 

최근에 락 뮤지컬 '레미제라블-두 남자 이야기'에 출연했다. 락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흔치 않은데 장르와 작품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

 

'레미제라블'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이미 연극이나 뮤지컬로 재구성한 작품이 많다. 제작진들은 장발장과 자베르 두 인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요즘 세대에게 맞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그 결과 락 뮤지컬을 만들게 된 거다. 장발장은 클래식한 보컬을 많이 쓰고 자베르는 락 성향이 강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인다. 때문에 이 작품은 클래식과 락이 대결하는 듯한 느낌에 밸런스까지 맞췄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격이 매우 차분한 것 같은데 평소 성격은 어떤가.

 

때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평소 성격은 차분하고 진지한 편인데 작품에 맞는 캐릭터에 따라 실제 성격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나도 내 안에 몇 명이 있는지 모르겠다(웃음).

 

목소리가 굉장히 좋다. 노래 부르기에 적절한 목소리 같다.

 

목소리는 타고났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리훈련과 신체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평상시 말투도 중저음 목소리로 변한 것 같고 지금은 이 목소리가 자연스러워졌다. 노래 부르는 건 내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머니가 성악을 하셨기에 물려받은 재능도 있지 않을까.

 

 

그동안 공연이나 촬영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독립영화 '램프의 요정'을 촬영하던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촬영을 위해 김동욱 배우랑 파주에 있는 액션스쿨에서 3주 정도 합숙을 하면서 액션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 배우들끼리 많이 친해졌다. 군대를 두 번 가는 줄 알았을 정도로 힘든 훈련을 소화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멋진 역할과 장면이 탄생한 것 같다.

 

오디션 볼 때 자신만의 노하우나 방식이 궁금하다.

 

김봉주의 이미지와 맡을 역할과의 이미지 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디션을 보기 전 관련 서적을 참고하기도 하고 실존 인물의 경우 인물에 대한 조사도 많이 한다. 그 인물이 무대에 섰을 때 어떤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할지도 연구하고 오디션에 임한다.

 

살면서 자신만의 소신이나 생각.

 

‘적을 만들지 말자’라는 것.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그 누구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만들지 말자는 신조가 있다. 두 번째는 ‘연기에 대해 내 철학과 확신을 가지고 하자’이다.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현재 활동 중인 배우에게 물어봐도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지금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고, 나의 연기에 대해 스스로 확신과 철학을 가지고 남들을 의식하지 않으며 연기하고 싶다.

 

특별히 더 노력했거나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으라면.

 

최근에 공연했던 '레미제라블-두 남자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맡았던 장발장 역할은 40대부터 노년까지의 연기를 다 소화해야 했다. 기존에 만들어졌던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모두 중견 배우 분들이 장발장을 연기했는데 내가 최연소 장발장이 됐다. 나중에 들어보니 제작진이나 주위에서도 작품이 올려지기 전까지 우려가 됐다고 한다.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고 끝나서 정말 좋았다. 석 달 동안은 밥이나 빵을 먹더라도 장발장은 어떻게 먹었을까 고민했다. 장발장이라는 거대한 인물을 소화하기 위해 장발장 그 자체로 생활하려고 노력했다.

 

영화 '보리울의 여름'에서 맡았던 태수 역이 축구선수가 꿈인 걸로 나오는데 캐스팅과도 관련이 있는가.

 

캐스팅 공고를 우연히 봤다. 어머니께 “나 이거 하고 싶어”라고 말하고 뭣도 모르고 오디션 현장에 갔다. 당시 축구부 생활을 해서 빡빡이 머리에 운동복을 입은 채로 갔다. 감독님께서는 예쁘고 잘생긴 친구들 사이에서 순박해 보이는 내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드셨다고 하더라.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축구선수를 꿈꾸는 산골 소년 태수역과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함께 연기한 차인표 배우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차인표 선배님이 “봉주 네가 성인이 돼서 연기를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어린 나이에 네가 배우를 하기에는 직업이 불확실하다. 네가 축구를 잘하니 공부와 축구를 더 열심히 해보고 연기는 20살이 넘어서도 연기에 대한 꿈이 있다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다.

 

좋아하거나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연기하는 조승우 선배님과 휴 잭맨을 닮고 싶다. 예전에는 가수는 노래, 배우는 연기, 뮤지컬 배우는 뮤지컬로 한정되었지만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한다. 조승우 선배님처럼 뮤지컬과 영화를 오가는 다재다능한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

 

일본 팬 분이 기억에 남는다. 유코라는 일본 분인데 주인공 역할을 맡기 전부터 꾸준히 관심을 주셨다. 한 번은 “김봉주라는 배우가 점차 큰 배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정말 고맙다”라는 말을 해주셔서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올해 뮤지컬을 두 작품 정도 하게 될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 쪽으로도 열심히 준비 중이라 무대와 스크린을 왔다 갔다 하며 바쁘게 지내고 싶다. 뮤지컬 '영웅'이 내년에 10주년을 맞이한다. 지금은 워낙 유명한 정성화, 양준모, 이지훈, 안재욱 선배님들이 하고 계시지만, 개인적으로 '영웅'을 정말 좋아해서 10번도 넘게 공연을 봤고, 극 중 모든 노래를 외웠다. 기회가 된다면 안중근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나는 아직 부족한 게 많은 신인배우다. 초심 잃지 않고 더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작품으로 자주 찾아뵙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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