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나의 이름' 본업 복귀한 전소민+최정원·조소진의 新 발견
[SF+영화] '나의 이름' 본업 복귀한 전소민+최정원·조소진의 新 발견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0.10.1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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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언의 기자

영화 '나의 이름'(감독 허동우)은 미술관 관장인 엄마(김동주)의 성화에 작품 전시를 준비하던 서리애(전소민). 그녀는 자신의 부족한 그림 실력에 좌절만 쌓여가던 중 우연히 그림을 팔고 있는 아마추어 화가 모철우(최정원)를 만나 그에게 위험한 제안을 한다. 철우는 처음엔 리애를 못마땅해 하지만, 점점 그녀를 향한 마음이 커져간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 사이의 과거들이 하나 둘 밝혀지며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이 그려지는 멜로 작품이다.

여주인공은 배우 전소민이다. 영화 초반에는 어쩔 수 없이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보여지는 털털하고 4차원 성격의 전소민의 '변신'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런닝맨'이 매주 방송되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예능인 전소민을 접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듯 싶다.

그러나 중간 쯤으로 갔을 때 쯤 대사에 맞는 표정연기와 깔끔한 딕션에 그녀가 출연했던 드라마 작품들 속 '배우' 전소민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영화 후반에서도 리애의 감정에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리애의 서글픈 감정 자체가 영화에서 비중이 크지 않아 전소민의 '완벽한' 변신은 보기 힘들었다. 아마 대화보다 감정 씬이 많았다면 예능인과 배우를 넘나드는 팔색조 전소민을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남주인공 철우 역을 맡은 배우 최정원은 이번 영화가 데뷔 19년 만의 첫 스크린 데뷔에 첫 주연작이다. 제법 떨릴법도 한데 그가 수년간 쌓아온 필모그래피에서 내공이 느껴졌다.

철우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마음이 여린 인물이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빛을 보지 못한 채 여러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이 또한 지나가겠지'하며 태평하다. 그러나 자신의 그림 앞에서는 진중해지며 특히 리애에게 만큼은 '순애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최정원은 그야말로 '찰떡'이었다. 사실 누가 설명해주지 않는 이상 이번 작품이 그의 첫 영화이면서 동시에 주연작이라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다. 자유분방한 철우의 모습을 다양한 목소리 톤으로 연기하면서 여기에 제스처까지 더해 철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허동우 감독은 그간 최정원이 출연했던 드라마에서 철우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철우 역으로 캐스팅 했다고 말했는데, 영화가 끝나면 모두가 허 감독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허 감독의 이번 캐스팅은 배우 최정원의 새로운 모습 꺼내줬을 뿐만 아니라 철우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사진=양언의 기자

철우에게는 만나는 여자가 있다. 바로 도이드(조소진)다. 조소진은 걸그룹 나인뮤지스 출신으로, 그녀 역시 이번이 첫 스크린 데뷔다. 주인공인 철우의 여자친구로 등장하는 만큼 영화 속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했음에도 첫 영화 치고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철우를 만나면서도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이드. 그러면서도 돌봐줄 사람 하나 없는 철우를 걱정한다. 눈물연기에서는 다소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를 '의도된 눈물 연기'라고 해석하면 그녀의 이번 영화배우 데뷔는 '성공적'과 한편으로는 '가능성'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리애의 삼촌으로 등장하는 김정균도 관심을 끌었다. 그녀의 삼촌은 공과 사가 분명한 인물인데, 무조건적으로 리애 편에 선다. 그는 영화 내내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로 대사를 뱉는다. 딱 한번 선글라스를 벗고 온전한 얼굴을 보여주는 때는 대략 5초 정도. 그 역시도 철우와 리애의 사이가 확실해질 때 쯤이다.

사진=양언의 기자

늘 선글라스를 착용하던 삼촌을 고작 5초 정도의 분량으로 보여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철우를 향한 리애의 마음이 애틋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자나깨나 리애 걱정 뿐인 삼촌도 철우에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었다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특히 그림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보니 그림 작품들이 빠질 수 없는데, 철우가 그리는 모든 그림들은 인물 화가 강형구 화백의 실제 작품들이다. 강 화백은 영화 속 전소민과 최정원의 초상화를 그린 것은 물론, 특별 출연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영화의 분위기를 높일 수 있는 강렬한 비주얼의 그림이 꼭 필요했다"고 전했는데, 영화 속에서 철우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 그리고 그렇게 완성한 여러 작품들은 영화를 보면서 '전시회'를 방불케 하기도 한다.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이번 영화는 전체적으로 독립영화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 등장인물도 많지 않을 뿐더러 주로 장면들이 1대 1 또는 1대 2 대면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영화의 95%가 대화와 대사가 오가는 장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쓸데없는 장면들은 편집하고 인물들과의 대화만으로 이 영화를 꾸미고 싶다는 감독의 연출된 의도 같기도 했다.

상업영화 치곤 요즘 방영되는 드라마들 못지 않게 장면전환 등이 빨랐다. 하지만 이는 곧 영화를 온전히 감상하는 데 어려운 요인이 되기도 했다.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배우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뇌는 생략됐을 장면에 대한 이해를 되새김질 해야 했고,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은 그대로 관객들의 몫이었다. 이는 영화를 따라가는 데 방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영화 속 곳곳에서 이같은 아쉬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배우들의 새로운 도전 및 발견과 로맨스 영화에서는 흔치 않은 그림이라는 소재 그리고 주인공들이 전하는 촉촉한 감정 만큼은 잘 전달돼 감독이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 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하여 관객들 각자가 품고 있는 사랑에 대한 추억들을 다시금 환기시켜줄 수 있는 영화가 될듯한 기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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