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인터뷰] ‘NO메이크업, 탈색 10번’…'암전' 서예지의 열정
[손바닥인터뷰] ‘NO메이크업, 탈색 10번’…'암전' 서예지의 열정
  • 박주연
  • 승인 2019.08.0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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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지, '암전'으로 스크린 첫 주연 도전
뛰고 구르고.. 대역 없이 소화, 귀신목소리도 직접 녹음
서예지 "'암전' 내게는 특별한 영화" 소감 밝혀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 심장을 뛰게 하는 캐릭터였다.”
  
배우 서예지가 영화 <암전>으로 ‘스릴러퀸’ 자리를 견고히 했다. 응축된 감정 표현과 겁 없이 뛰고 굴렀던 액션 연기까지 그야말로 ‘예쁨’을 전부 내려놓은 열연을 펼쳤다. 그 어느 때보다 아이디어를 많이 냈고 감독과 소통했던 현장. 그렇기에 서예지는 영화 <암전>이 무엇보다 특별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는 영화 <암전>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밝고 유쾌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등장한 서예지는 영화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무채색에 서늘하고 표현의 높낮이가 거의 없는 <암전> 속 미정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뒤틀린 욕망 때문에 광기에 사로잡히는 인물 미정을 완성하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의 시간이 많았다고 전했다.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서예지는 “공포영화지만, 나는 눈물이 났다. 너무 열심히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암전>처럼 대역 없이 임했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그래서 울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고생한 대로 나왔구나 싶었다. 고생하며 촬영했는데 편집되면 그것대로 답답하지 않겠나. 그런데 <암전>은 고생한 만큼 나왔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애정이 갔다”고 전했다.
  
서예지는 극중 8년 째 데뷔 준비 중인 공포영화 신인 감독 미정 역을 맡았다. 단편영화로 주목 받은 이후 성공적인 데뷔작을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이는 인물. 서예지는 이 히스테릭하고도 불안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여성성’을 전부 뺐다고 말했다. 서예지의 특장점이기도 한 낮은 목소리 또한 미정을 구축하는 데에 한 몫 했다. 그는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라 아니라 한톤의 목소리를 유지했다”며 “김진원 감독을 굉장히 많이 반영한 인물이다 보니 성격적인 부분 또한 털털함이 주로 앞섰다”고 밝혔다.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이례적으로 전혀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촬영에 임한 것도 더욱 실감나는 미정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함이었다. 서예지는 “옅게 한 게 아니라 아예 안 한 거다. 더워서 선크림 정도는 바를 생각이었는데 유분기 때문에 주근깨가 안 그려진다고 하셔서 그것도 포기했다. 맨 얼굴에서 더 못나지게 만든 거다. 김진원 감독님이 찍을수록 다크서클을 더 진하게 그려달라고 하셨다”고 비하인드를 전하며 웃었다. 
  
탈색 또한 열 번이나 시도했다고 전해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서예지는 “나중엔 머리가 녹더라. 한 2주 찍고 나면 검은 뿌리가 나와서 또 미용실에 가야겠다. 군산에서 찍다가 서울 가서 염색했다. 내게 쉬는 날은 염색하는 날이었다”고 남다른 고충을 설명하기도. 
  
그럼에도 서예지는 비주얼적인 도전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나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담은 없었고 다만 걱정이 됐다. 첫 장면부터 너무 아파보이고 귀신에 빙의된 것처럼 나와서 괜찮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예쁜 얼굴이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서 못생기게 나오는 건 신경이 하나도 쓰이지 않았나. 그걸 신경 썼다면 데뷔작으로 <감자별>(감자별 2013QR3)에도 나오지 않았을 거다. 다만 부자연스럽지 않았으면 했다. 못생길 거면 확실하게 못생긴 게 좋다. 어정쩡하게 나오는 게 싫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극중 미정이 쫓는 ‘그 영화’의 감독 재현을 맡은 진선규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극강의 감정을 분출하며 맞부딪히는 신과 육탄전이 많았던 만큼 촬영 비하인드도 궁금했다. 서예지는 진선규를 ‘배려의 아이콘’이라고 말하며 “이렇게 호흡이 좋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어떤 여배우라도 진선규 배우와 함께 촬영하는 걸 좋아할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어 극중 미정과 재현이 싸움을 벌이는 신을 언급하며 “무술 팀이 처음에 시안을 보여줬는데 내가 생각했던 장면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다시 짠 거다. 남자랑 여자랑 대등한 힘으로 싸우는 건 현실적이지 못할 것 같았다. 그 장면에서 나는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혀있었고 재현은 술에 취해 있었으니 발길질을 하거나 술병을 던지면서 몸싸움에 임했다”고 말했다.
  
서예지는 “<암전>이나 미정처럼 또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작품이 있다면 또 언제든 도전하고 싶다. 생소하고 신선해서 좋았다”며 <암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영화 <암전>은 (감독 김진원, 제공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제작 토닉프로젝트 (주)아이뉴컴퍼니)은 신인 감독 미정(서예지)이 10년 전 재현(진선규)이 만들었지만 상영이 금지된 공포영화의 실체를 찾아가면서 마주하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필름 마켓 등 2019년 상반기 필름 마켓에서 긴장감 넘치는 프로모를 선보이며 전 세계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바 있다. 아시아 대부분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으며 각국에서 개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한국형 호러무비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오는 8월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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