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챔피언’으로 컴백한 데뷔 11년차 배우 권율,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
영화 ‘챔피언’으로 컴백한 데뷔 11년차 배우 권율,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7.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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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달콤한 남자에서 서슬퍼런 눈빛의 악역으로, 그로부터 1년 뒤에는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책사로 변했다. 영화 <챔피언>을 통해 권율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또 다른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되도록 자주,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권율.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Photo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코코너

부드럽기만 하다고요? 알고 보면 반전 매력남  

온화하고 다정하면서도 한없이 유쾌했다. 취재진을 편안하게 해주는 유연함은 덤이었다. 직접 만나본 권율은, 그가 거쳐 온 필모그래피 속 인물들처럼 쉽게 속단할 수 없는 다채로움을 가졌다. <챔피언>의 진기처럼 꿈틀대는 유머러스함도, 권율 안에 내제돼 있었다. 보이는 것보다 감춰진 게 많은 배우, 그래서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많은 듯한 배우. 권율은 <챔피언>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11년차 배우로서의 지금에 대한 이야기를 소탈하고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빵 터지는 웃음의 기술’ 권율표 코미디 연기  

권율은 <챔피언>에서 마크(마동석)를 팔씨름 대회에 내보내기 위해 전략을 구사하는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로 등장한다. 표면적으로는 한없이 가볍고 호들갑스러운 인물이지만 동시에 마크를 진정으로 아끼는 감성적이고 진중한 인물이기도 하다. 자칫 마동석의 원맨쇼가 될 수도 있는 극 안에서 권율은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를 선보이면서도, 진기의 이야기가 우습게 전달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했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더라고요. 호흡과 템포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줄 알아야 하거든요. 배구에서도 스파이크를 때릴 줄 알았는데 톡 넘겨서 사람들을 속이기도 하잖아요. 그러기 위해선 스파이크와 페인팅 모두를 할 줄 알아야 하죠. 코미디 연기가 딱 그래요. 많은 부분의 톤을 업 시키기고 리듬감과 템포감을 불규칙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부분이 큰 숙제였어요. 그렇다고 즉흥적으로 시도한 건 없었어요. 연습과정에서 인지하고 생각해서 연기했죠. 마동석 형님에게 아이디어를 달라고 많이 괴롭혔어요.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미있게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챔피언>에서 진기를, 그리고 권율을 더 돋보이게 만든 건 웃음을 자아내는 과장된 제스쳐와 한국말을 교묘하게 섞은 영어 사용이었다. 한껏 자유로워 보이지만, 이 또한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고. “마동석 형님이 해외 생활을 한 적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단순한 교습이 아니라 어떤 감정일 때 어떤 손짓이 나오는지 알려주시니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처음에는 분명 어색한 부분이 있었는데 점점 몸에 붙이고 입에 붙여서 평소에도 많이 쓰려고 했어요. 해외에서 오래 생활한 한국 분들은 영어와 한국어를 혼용해서 쓰신다더라고요. ‘컴온, 형!’이런 말을 쓰게 된 것도 그 맥락이에요.”

평소 스포츠 매니아로 알려진 권율은 팔씨름이 스포츠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호기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낀 이유 중 하나기도 했다. 마동석과 팔씨름 조합에 대한 흥미로움도 있었고, 일련의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벌어지는 진기의 감정 진폭도 그를 끌어당겼다고. 수많은 매력적인 요소가 담긴 만큼 <챔피언>을 많은 관객이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컸다. “팔씨름이라는 신선한 스포츠가 있고 가족, 코미디, 드라마가 함께 있는 영화니 가정의 달에 꼭 즐겨주셨으면 좋겠네요.”

‘권율의 사람들’ 마동석과 윤계상, 그리고 이소영 대표 

권율이 이날 인터뷰에서 여러 번 언급한 세 사람. 바로 <챔피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마동석과 영혼의 단짝 윤계상, 그리고 사람엔터테인먼트의 이소영 대표다. 마동석과는 <비스티보이즈>(2008) 이후 10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그때보다는 두 사람의 배역 비중도 커졌고 캐릭터간의 유대도 더 끈끈해 졌다. 그만큼 권율에게 마동석은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비스티보이즈>에서는 둘 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동석 형님의 존재감은 비슷해요. 물론 더 깊고 넓어진 느낌이 있죠. 가끔씩 안부를 묻고, 오다가다 시사회 현장에서 뵙기도 하고 저희 회사 분들이랑 작품도 많이 하셔서 촬영 현장에 놀러가서 인사를 하기도 했고요. <챔피언>에서 처음 만났다면 일련의 로딩 기간이 필요했을 텐데, 그 전부터 워낙 가까웠기 때문에 그 시간이 단축 됐던 것 같아요. 선배라고 해서 제가 눈치를 보거나 위축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던질 수도 있었고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형님이 잘 아시니까요. 아낌없는 조언을 구하기도 했고요.”

배우 윤계상과는 연예계에서도 유명한 오랜 절친이다. 그는 차기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로 주저 없이 윤계상을 꼽을 만큼 그를 신뢰했다. 윤계상과 멜로물만 아니면 뭐든 다 같이 하고 싶다는 농담 섞인 말은 진심이다. 권율은 윤계상에 대해 “꾸준히 자기 몫을 다하시는 선배”라고 정리했다. “그 꾸준함 속에 <범죄도시> 같은 타이밍을 만난 거라고 생각해요.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인 것 같아요. 저도 형도 똑같은 호흡으로 그때그때 최선을 다 해가는 게 답인 것 같아요. 뭔가를 기대하는 순간 스텝이 꼬이고 흔들리게 되지 않을까요?”

데뷔 후 11년, 그는 힘들었던 고비마다 자신을 믿어줬던 사람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이소영 대표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냥 저를 잘 믿어주세요. ‘네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어’, ‘네가 잘 해낼 거라고 믿어’라고 하시는데 그런 큰 믿음이 위로이자 따끔한 충고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걸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저 스스로 답을 찾아가려는 부분이 크죠.”

권율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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