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이크 크레이지" 참 얄궂은 "사랑의 타이밍"
[리뷰] "라이크 크레이지" 참 얄궂은 "사랑의 타이밍"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5.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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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란 참 쉽지 않다. 인생에 한 번이라도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할 때 이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이 '우주의 인연'을 두고 타이밍이라 쉽게 일컫는다. 처음 보자마자 스파크가 '파바박'하고 튀는 상대를 만난다면 이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러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핑크빛으로 물들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뜨겁게 시작한 사랑, 핑크빛 연애라 하더라도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하는 타이밍이 여럿 존재한다.

2011년에 개봉했지만 국내에서는 오는 30일 첫 선을 보이는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는 만남과 동시에 스파크가 '파바박'하고 튄 두 남녀의 사랑을 말한다. 마치 영원할 것만 같은 뜨거운 사랑의 감정이 예상 못한 환경의 변수를 만나면서 변화한다. 뜨겁게 사랑하다 미지근하게 식어지고 다시 뜨거워졌다가 또 다시 멀어지는 감정의 흐름을 묘사하는 작품이다.

원치 않게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몸이 멀어지고 같이 마음도 멀어지는 이 과정에서 쌓이는 상처와 억지로 봉합했을 때 느껴지는 식어버리는 감정을 느끼기까지 영화는 시종일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남녀의 감정에 집중한다. 두 남녀가 워낙 매력이 넘치는 안톤 옐친과 펠리시티 존스다 보니 영화의 매력은 훨씬 더 풍성하다.

사진=파라마운트 밴티지

줄거리_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여기 보자마자 '파바박'하고 강렬하게 사랑에 빠진 남녀가 있다. 미국 대학교 수업에서 우연히 만난다. 미국 출생이자 건축학도인 제이콥(안톤 옐친)과 기자를 꿈꾸는 영국 여자 애나(펠리시티 존스)는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코드가 맞는 깊고 솔직한 대화, 서로의 취향을 저격하는 취미,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기본적 소양, 느낌있는 미학적 매력까지 두 사람은 많이 비슷하기도 하고 다른 느낌으로 서로에게 빠져 들어간다. 애나의 비자 만료로 2달 동안 아쉬운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두 사람은 아쉬움을 끝내 이기지 못한다. 애나가 비자가 만료된 채 수 개월을 미국에서 지낸 것. 애나는 친척의 결혼 때문에 다시 영국으로 간다.

며칠이 지나 다시 미국을 찾은 애나는 청천벽력을 맞는다. 비자가 만료됐음에도 수개월을 보낸 애나를 미국 공항에서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입국시키지 않은 것. 제이콥과 만나 사랑을 이어가려 했던 애나는 고개를 떨어뜨린다. 다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 누구를 원망할 수 없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의도치 않게 생이별을 한다.

몸이 떨어지자 마음도 멀어진 두 사람은 각자 서로의 일에 바쁘다. 조금씩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대화도 짧아진다. 다른 이성을 만나기도 한다. 사랑의 브레이크가 밟혀 속도가 줄어드던 어느 날, 애나가 울먹이며 말한다. "영국으로 와줄래?"

제이콥은 단숨에 달려간다. 영국에서 사랑이 깊어질 때, 제이콥은 애나에게 묻는다. "다른 사람이랑 잔 적 있어?" 남자의 마음을 모르는 것일까, 무시한 것일까, 지나치게 솔직한 탓일까, 애나는 "YES"라 답한다. 제이콥은 서운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감춘다. 다시 두 사람은 몸이 멀어진다. 다시 마음도 멀어지려 한다. 제이콥도 다른 여자 샘(제니퍼 로렌스)을 만난다. 그렇게다시 멀어지던 때 애나는 내 사랑은 제이콥 뿐이라는 확신을 갖고 결혼을 제안한다. 결혼을 하면 애나를 미국에서 받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샘을 만나던 제이콥은 애나와 헤어지고 다시 영국을 찾고 결혼에 성공한다. 기쁨도 잠시, 미국은 애나를 받아주지 않는다. 두 사람은 다투기 시작한다. 서로의 과거를 끄집어내 공격적인 표현을 한다. 다시 미국과 영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제이콥은 샘과 다시 교제를 하고, 애나도 사이먼(찰리 뷰리)을 만난다. 두 사람의 사랑은 어떻게 매듭지어질까?

주제의식_사랑의 감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숙제

영화는 뜨겁게 사랑을 시작한 두 남녀가 환경으로 인한 변수로 인해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결국에는 마음도 멀어지는 과정을 담는다. 끝내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정착할 수 있게 됐을 때는 꺼져버린 마음의 불씨를 확인한다. 이 영화는 특별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는 않다. 다만 두 사람의 이야기로 안정된 사랑을 유지하기란 이렇게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를 본 수 많은 관객들이 공감을 한 건 비슷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지 않을까. 워낙 디테일하게 구성된 덕에 과거의 추억이 강렬하게 떠오른다.

연기_부드러운 안톤 옐친, 러블리 그 자체 펠리시티 존스

영화는 지극히 두 남녀의 이야기에만 포커스를 맞춘다. 사랑의 시작부터의 설렘과 몸이 멀어지면서 극심해지는 그리움, 불안과 의심으로 예민해진 심리, 슬픔 등 사랑을 하면서 겪는 각가지의 심리가 두 남녀의 얼굴을 통해 매우 정확하게 묘사된다. 과잉으로 인한 어색함도 지나친 절제로 인한 심심함도 없다. 실제 두 연인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움이 카메라 안에 녹아있다.

이 영화는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이야기가 영상화 되다보니 다큐멘터리보다도 더 자세하고 세밀하다. 특별히 한 인물의 감정에 중심이 되기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 이성적으로 관찰한다. 그러다보니 관객은 자연스럽게 남녀의 마음 모두에 이입하게 된다. 과거 사랑했던 사람이 떠오르는 영화다.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립하기에도 좋은 영화다. 부드러운 멜로 영화 팬이라면 좋아할 수 있다. 더 깊은 교감을 나누고 싶은 상대와 함께 보고,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서 이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엔 안성맞춤이다.

한줄평:원없이 사랑만 하고 싶지만..

별점:★★★★★★(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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