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바람바람’의 발칙한 불륜, 불편과 유쾌 사이
‘바람바람바람’의 발칙한 불륜, 불편과 유쾌 사이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3.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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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재기발랄한 연출력, 쫀쫀한 말 맛을 증명받은 이병헌 감독이 돌아왔다. 어른들의 일탈을 담은 ‘바람바람바람’을 통해서다. 그의 대표작 ‘스물’보다 스무살은 많지만 대책없는 철부지 어른들이 등장한다. 신하균 이성민 송지효 이엘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캐릭터에 색을 입혀 이병헌 감독 특유의 코미디를 완성했다.

‘바람바람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한 매제 봉수(신하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의 앞에 치명적인 여인 제니(이엘)이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물 사이를 핑퐁하는 힘 있는 대사와 엉뚱한 연출력으로 웃음을 잡았지만 한국 정서상 바람(불륜)을 소재로 한 탓에 동시에 우려를 모았다. 22일 진행된 ‘바람바람바람’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도 불륜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코미디로 녹일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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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바람바람바람’은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리메이크한 작품. 원작이 바람에 얽힌 인물들이 상황에 따라 흘러가는 느낌이라면 이병헌 감독은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와 관련해 그들의 감정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인물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원작 영화에서는 없었다. 그런 지점에서 궁금증이 생겼다”면서도 “우리가 정해놓은 전사를 가지고 표현을 해야만 했는데 이 부정적인 소재를 관객들이 어떻게 이해할까 고민이 많았다. 게다가 장르는 코미디고 자칫 잘못하면 의도했던 것과 다른 해석의 여지가 생길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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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병헌 감독은 “막장 코미디에서 그쳤다면 애초에 이 영화를 안 했을 것 같다. 불륜이라는 건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은 선에서 가장 큰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불륜에 대해 ‘외로움’이라는 핑계들을 많이 대지 않나. 그런 죄악은 외로움 안에서도 당위를 찾을 수 없다는 허무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의도를 덧붙였다.

배우들도 자칫 의도가 달라질까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이성민은 바람과 사랑의 구분에 대해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명료하게 정리했다. 송지효 또한 “그것도 감정이라 한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바람은 죄”라고 동조했다. 신하균은 “바람은 욕심인 것 같다”면서 “사랑은 아직 모르겠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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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바람바람’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들과 상황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돋보인다. 하지만 한국 정서상 미디어를 통한 불륜 소재가 반갑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에서 넘어야 할 거대한 벽이 있다. ‘스물’에서 검증받은 이병헌 감독의 센스와 배우들의 이견 없는 연기력이 과연 ‘바람바람바람’의 당위성을 설명해줄 것인가. 나머지는 관객의 몫이다. 오는 4월5일 개봉.

Editor 박주연 Photo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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