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초", 무한 긍정 청년의 좌충우돌 서울 생존기
"폴 초", 무한 긍정 청년의 좌충우돌 서울 생존기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1.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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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강승휘>

폴 초를 연기한 임투철은 ‘만찢남’처럼 방금 만화에서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바쁘게 촬영장 여기저기를 다니면서도 반려견과 공연도 하고 술자리도 좋아한다는 흥에 겨운 이 청년. 처음 '이너뷰#폴 초 시즌2'의 시나리오를 카페에서 읽었을 때 ‘폴 초는 내꺼!’라며 너무 행복했다는 배우 임투철. 순식간에 주변을 해피 바이러스로 가득 채우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폴 초 인터뷰

'이너뷰#폴 초 시즌2'가 지난 11월 말에 종영되었다. 반응이 좋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제작이 잘 됐다. 시즌 1, 2 역시 감독님들께서 시나리오를 잘 써주신 덕분이다. 콘텐츠가 좋았다. 아무리 유명한 배우가 나와도 공감할 수 없다면 유명무실하지 않나.

극중 폴 초는 순수하고 해맑은 캐릭터다. 한국 사람이라면 화가 날 법한 상황에서도 폴 초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긴다. 시청자들은 폴 초가 교포라서 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

기획의도 자체가 외국인을 주인공으로 해서 한국인이라면 겪고도 그냥 넘어가는 부분들을 짚어주는 것이었다. 폴 초를 보면서 사람들이 ‘어?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다. 폴 초는 화를 잘 못 낸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불쌍하게 생각하고 공감도 역시 높은 것 같다. 이 점은 기획의도대로 잘 반영된 것 같다.

댓글을 보면 연기가 리얼하다는 칭찬들이 많다. 평소에 교포라는 오해를 자주 받지 않나.

방송 이후에도 임투철이 폴 초라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몰랐다. 시즌1까지는 거의 그랬다. ‘폴 초와 닮았다’는 정도였다. 어떤 미국인들은 자기들보다 더 외국인 같다고 했다. 나는 원래 여권이 없는데 여권 없다고 하면 배신감까지 느끼더라.

시청자들이 20대 교포 청년의 연기가 신선하다고 한다. 그런 설정은 제작단계부터 정해져 있었나.

감독님 두 분이 캐나다에 오래 계셨다. '이너뷰#폴 초 시즌 1'을 제작할 당시 ‘실존인물 폴 초’가 친구 분들 중에 따로 있었다. 극중 폴 초는 그 분을 토대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그 감독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떤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았나.

아무래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모든 에피소드가 다 그렇지만(웃음). 특히 스타크래프트하면서 기욤 씨와 현피(인터넷 게임에서 만난 사람과 실제로 다투는 행동) 떴던 에피소드! 그날 촬영 마지막 날이었다. 오래 촬영하느라 몸도 마음도 정말 지친 상태였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뒤풀이하는데 정말 아쉽더라.

폴 초의 전매특허는 위트 넘치는 표정이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 듯하다.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랄까. 얼굴에 많은 표정이 있다. 웃다가 어느 순간 짠해질 때가 있는데 그런 뉘앙스는 어떻게 나오는 건가.

어렸을 때부터 외국 영화를 빨리 접했다(웃음). 개인적으로 TV만화 '심슨네 가족들'과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을 정말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에서 본 캐릭터들의 생생한 표정연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영화 '알라딘'은 표정만으로 그 장면을 말해주지 않나. 그렇게 계속 하다 보니 나만의 스킬이 생기더라.

'이너뷰#폴 초 시즌2' 이전에 단편영화 '새벽 손님'과 MBC베스트극장 '봉재, 돌아오다' 등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새벽 손님'에서는 몽유병 환자로 나왔다. 이번에 '이너뷰#폴 초'에 출연한 것과 연관성이 있나.

예전에 단편영화를 많이 찍었다. 원래 '이너뷰#폴 초' 오디션은 영어 잘하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는 거였다. 그래서 술을 약간 마시고 발음 좀 굴려서 실제로 폴 초 연기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오디션을 잘 봤다. 촬영 시작하면서부턴 내가 아는 영어와 달라서 발음 교정을 했지만. 독립영화를 계속 촬영했을 당시에 본 오디션이 '이너뷰#폴 초'였다.

배우로서 반드시 지키고 싶은 게 있나.

명성을 따라가고 싶지 않다. 정말 열심히 하다보면 더 좋은 일들도 많겠지.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앞으로 더 명성을 추구하느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다. 모든 면에서 나는 나다워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다.

자신의 롤모델은 누군가.

아버지! 항상 공부하시는 분이다. 화장실에서조차 영어 공부를 하신다. 아버지께서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자주 해주셨다. 리액션이 좋으셨다. 요즘 아버지는 행복 전도사로 대학에서 강연을 하신다. 어렸을 때 연기를 하고 싶어서 어렵게 말씀 드렸는데 주말마다 연기학원에 보내주셨다. 어머니께서도 많이 지원해주셨는데 지금 뇌졸중 때문에 몸이 조금 불편하시다. 힘내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부모님은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분들이다.

'이너뷰#폴 초 시즌2' 이후의 계획은.

영화를 하고 싶다. 특히 상업영화 오디션을 꼭 보고 싶다. '이너뷰#폴 초 시즌3'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영광스럽게 하겠다!

끝으로 같은 20대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자책하지 말고 자신을 격려하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이 바라는 것은 모두 이루어지더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나도 그랬다. 몇 개월 전까지는 카페 아르바이트와 연기를 병행했다. 연기만 해서 생활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한다. ‘폴 초’ 덕분에 그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고경태 기자 kkt13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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