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우리들의 "캡틴" 로빈 윌리엄스를 기억하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진정한 우리들의 "캡틴" 로빈 윌리엄스를 기억하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11.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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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image3yldbjvy우리가 로빈 윌리엄스를 기억하는 확실한 방법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썸니아'를 통해서다. 소설가 월터 핀치 역할을 맡아 윌 도머 형사(알 파치노 분)와 대치했던 로빈 윌리엄스는 알 파치노와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인썸니아' 전후에도 알 파치노는 여전히 강인한 모습들을 보여주었지만, 로빈 윌리엄스에게 이 작품은 여러 전환점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로빈 윌리엄스는 선량한 웃음과 눈가의 주름이 매력적인 배우다. 피터 카소비츠 감독의 영화 '제이콥의 거짓말'과 톰 새디악 감독의 영화 '패치 아담스'는 온기가 흐르는 이야기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고통 받던 폴란드인들을 위해 가상의 라디오 방송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주었던 제이콥.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환자들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었던 헌터 패치 아담스. 그의 따뜻한 마스크와 온화한 목소리는 수많은 영화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존 머스커, 론 클레먼츠 감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알라딘'에서 했던 '램프의 요정' 지니 목소리 연기는 그의 독보적인 개인기다.

로빈 윌리엄스의 위트 넘치는 성대모사는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도 잠깐 나온다. 수업 시간에 셰익스피어 대사를 말론 브란도와 존 웨인식 발성으로 각각 읽는 부분은 이 작품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시퀀스다. 지금 '로빈 윌리엄스 추모 2주년'을 맞아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 '굿 윌 헌팅'과 함께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재개봉했다. 더 이상 그의 신작을 볼 수 없는 관객들은 예전에 봤던 영화지만 다시 상영관을 찾고 있다. 요즘 재개봉하는 영화들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죽은 시인의 사회'는 여러모로 각별하다.

이 영화의 배경은 명문 고등학교로 꼽히는 미국 월튼 아카데미다. 새 영어교사로 부임한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 분)은 첫 수업부터 학생들한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이런 건 다 필요 없다'며 교재의 서문을 찢어 버리라고 한다. 기존 교육관으로 보면 황당할 수 있으나 키팅 역시 월튼 아카데미 졸업생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아야 되는지 누구보다 알고 있다.

movie_imagetdafnbem <사진제공=(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세습화된 가문의 문장 같은 과목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것들. 그러나 세상에는 다른 사고와 다른 삶도 있다. 극중 키팅의 대사처럼, '언어는 세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다른 것도 볼 수 있는 눈을 키우길 바란 것이다. 그래서 키팅이 기존의 수업방식을 뒤집는 것이 가능하며 설득력도 있다. 영화에서는 그 점을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지만 다들 어느 정도는 공감하지 않을까.

"카르페 디엠"을 외치며 현실을 즐기라고 말하는 키팅은 학생들에게 "오 캡틴! 나의 캡틴!"으로 불리길 자처하며 기꺼이 괴짜가 된다. 그의 영문학 수업을 들으며 닐(로버트 숀 레오나드 분)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연극을 하고, 토드(에단 호크 분)는 마음 속 목소리를 글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몇몇 학생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을 결성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다.

movie_image <사진제공=(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대부분 알고 있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 애써 태연한 척 문을 열고 교실을 나서는 키팅의 쓸쓸한 뒷모습. 어둠과도 같은 침묵 속에서 누군가 "오 캡틴! 나의 캡틴!"이라고 외치며 책상 위로 올라간다. 그러자 하나 둘씩 책상을 밟고 올라서서 그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그것은 소통이라는 최상의 찬사다. 언젠가 키팅이 교탁 위에 서서 "여기에서 교실을 보면 똑같이 보이던 것들도 다르게 보인다"고 했던 그 말과 행동이 시공간을 초월해 그들을 하나로 결속시켜 주었던 시간. 배움이란 이렇게 형성된다.

다만 그 시절을 상기시키는 향수는 퇴색했지만 구조적인 문제점은 여전하다. 어느 순간부터 '불편한 진실'은 일반화되었다. 그래도 위안을 주는 이런 영화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이제는 그 안타까움이 로빈 윌리엄스의 모습 위로 오버랩 되어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다.

고경태 kkt13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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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e arrestation usa 2016-12-20 08:13:34
Depuis l'arrivée début février d'un centre d'accueil pour demandeurs d'asile, les
1 600 habitants de ce petit village bourguignon oscillent entre craintes et bonnes surprises. https://www.youtube.com/watch?v=bL5tfP_0a9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