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배우 정유민은 "맑음"
오늘도 배우 정유민은 "맑음"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10.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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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70 <사진제공=이명수 photographer>

2012년 JTBC드라마 '몬스터'로 서서히 얼굴을 알린 배우 정유민은 올해 만으로 25살이다. (한 치의 거짓 없이 혼자 독단적으로 떠오른 생각인데)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탕웨이 느낌이 났다. 배우 정유민 자신도 처음 듣는 말이라고.

CF에서는 요즘 작은 얼굴을 지닌 여자 연예인의 필수 코스인 '헤어롤'을 장착했다. 헤어롤로 앞머리를 돌돌 말아 예쁜 이마를 공개했다. 헤어롤이 큰 걸까. 얼굴이 작은 걸까. 부러워서 뻔한 질문을 던져봤다.

또한 현재 핫한 KBS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한다. 박보검(이영 역)과 김유정(홍라온 역)이 투톱인 이 작품에서 배우 정유민은 비중이 큰 궁녀 월희 역을 소화하고 있다.

외모, CF, 지상파 드라마는 배우의 성공 척도를 예감하는 요소다. 배우 정유민은 이를 다 충족했지만 자랑을 앞세우지 않는다. 과시하지 않고 잘난 척 하지 않는다. '나 이만큼 해냈다'는 자부심보다 더 큰 미래를 바라본다. 자신을 어필할 것들이 이렇게 많지만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사실, 다른 외적인 것은 연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지도와 연기력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배우 정유민은 확실히 다르다. 연기 외에 다른 흥행력에 의지하지 않는다. 실제로 만난 정유민 자신도 연기의 깊이만 생각했다.

잠시 딴 길로 새자면, 여타 많은 신인배우들과 신인배우에게 필수템은 '닮은꼴'이다. 선배배우들은 신인배우의 창창한 앞길을 위해 강제소환 당한다. 다른 이에게 존재감을 빌려서라도 각인시키고 싶은 것. 신인배우는 '자신의 이름 석 자'는 어떤 식으로든 알려야 한다. 다른 어조를 빌리자면 '언론 플레이'다. 대중의 머릿속에 자신을 집어넣기엔 이것만큼 유효한 것도 없다. 그 뒤에 따르는 선입견은 복불복이지만.

그동안 참 많은 신인배우를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용을 쓸수록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이들도 참 많이 봤다. 그보다 더 높은 정상이 있는데, 작은 산봉우리에 올랐다고 '스타 행세'를 하던 그들 말이다. 언플에 의한 반짝효과와 작품 운빨은 유효기간이 있다. 그런데 너무 도취돼 자신을 나락으로 끌어내린 이가 한둘이 아니다.

줄곧 배우 정유민에게 받은 느낌은 이것 하나다. 연기와 인기. 딱 한 글자 차이지만 틈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아는 영리한 배우다. 촬영장에서 제작진이 먼저 찾는 배우는 꼭 성공한다. 지금까지의 5년 연기인생보다 앞으로의 50년이 더 창창히 빛날 배우다.

핫한 지상파 드라마에 '꼭 필요한' 배우 정유민

올해 화제가 된 MBC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 지수 역으로 출연했어요. 주변 반응 어땠나요?

현기(이필모 분)의 약혼녀로 출연했어요.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경옥(서이숙 분)에게 사이다 발언을 종종 했거든요. 서이숙 선배님께서 못된 시어머니로 출연하셨어요. 저는 예의를 갖추고 얌전한 태도로 통쾌한 대사를 했죠. 많은 분께서 '속 시원하다', '사이다 같다'며 좋아하셨어요.

지수 역이 시청자에게 인상적인 캐릭터였어요.

제가 맡았던 역할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역할이었어요. 지수의 나이는 30대 초반 정도로 볼 수 있죠. 재벌집안에서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회지도층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세상을 좀 더 잘 보고, 경옥에게 자신의 주장을 정확히 전달했을 겁니다.

서이숙 선생님과 두 번째 작품이라고 들었어요.

지난 2013년 JTBC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에 함께 출연했어요. 서이숙 선배님께서는 설죽 역을, 저는 언년 역을 맡았어요. 서이숙 선생님과 같은 작품에 또 출연하게 돼 정말 기뻤습니다. 아, 또 김현주 선배님(소용 조씨)과 같이 연기해서 많이 배웠어요.

배우 김소연과도 두 번째 호흡을 맞췄어요.

네. JTBC드라마 '순정에 반하다'에서 김소연 선배님은 순정 역으로, 저는 유미 역으로 출연했어요. 촬영장에서 저를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어요. '정말 천사같다'고 느낀 선배님 중 한 분이시죠. 처음 김소연 선배님을 만난 작품 '순정에 반하다'에서 저는 좀 철딱서니 없는 비서 역을 맡았어요. 김소연 선배님 연애에 대해 조언해주는 역할이었죠.

비록 새드 엔딩이었지만 배우 이필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실제 성격이 약간 시크하셔서 '순수한 남자'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촬영장에서는 무표정으로 장난치시고. (웃음) 연기에 대해서는 알뜰살뜰 조언해주셨어요.

지금까지 '정통 연기'를 주로 했어요. 또래 배우의 필모그래피와 확실히 달라요.

지금도 KBS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하고 있지만, 전 사극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어요. 배우라는 특권으로 그 시대에 살아보는 거잖아요. 특히 50부작인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에 출연하게 된 것은 특별한 기회죠. 저에게 인생작품입니다.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에 애정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럼요. 당시 저는 촬영현장 경험이 많지 않았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다 배웠죠. 쟁쟁한 선배 연기자님들의 연기를 직접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말로만 듣던 ‘현장의 강행군’도 체험했고요. 지금의 정유민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졌던 작품입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연기한 모습을 보고 '진짜 연기자구나'라며 감탄했습니다.

어떤 장면에서요?

3회에서 명은공주(정혜성 분)가 홍라온(김유정 분)을 벌하는 장면이었어요. 카메라에 흐릿하게 잡혀서 누군지 몇 번 돌려봤어요. 명은공주의 대사에 맞춰 손을 떨거나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움츠리는 연기를 보며 놀랐습니다. 카메라 앵글이 잡히지 않아도 계속 연기를 하셨어요.

아, 기억나요.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신이 돋보이는 장면이 아니라도, 작은 행동까지 꼼꼼하게 연기하는 이유가 뭔가요?

저에게 연기자는 꿈이었습니다. 늘 제 꿈을 깊이 있고 절실하게 생각해요. 다른 누군가를 끌고 가는 서브의 역할도 깊게 생각해야죠. 저는 명은공주를 받쳐주는 역할이고, 제 얼굴이 보이지 않고 흐릿하게 보여도 그 장면이 살 수 있다면 당연히 연기를 해야죠.

배우에게 꼭 필요한 자세네요.

어떤 식으로라도 제가 비추는 장면에서는 제 몫을 해야 하죠. 그게 제가 가진 연기자의 마인드입니다.

배우 정유미의 자기소개서 "저는 이런 배우입니다!"

연기자로서 자신의 외모를 어떻게 생각해요?

제 얼굴에 여러 면이 있다고 해요. 저는 "고양이 상이다", "강아지 상이다"라는 말을 동시에 들어요. 화려하게 예쁘지 않아도, 스타일링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얼굴이라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메이크업이나 의상에 따라 이미지가 잘 흡수되는 것 같아요. '가화만사성'의 지수같은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캐릭터를 할 때는 시크한 이미지가 풍기죠. 반면 교복을 입으면 학생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준비생처럼 꾸미면 알바생처럼 보여요. 한쪽에 치우치는 이미지가 아니라서 좋아요.

줄곧 드라마에서 만났어요.

영화에 매우 관심이 많아요. 극한 상황에 놓인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영화 '차이나타운'의 일영(김고은 분)처럼 정말 강한 캐릭터요.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어요.

최근 통신사 CF에 출연했어요.

아, 네. 코믹 연기를 해본 경험이 없는데 칭찬을 들었어요. 코믹 연기가 제 체질인가봐요. (웃음)

스케줄이 없을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해요. 등산을 좋아해서 소속사 식구들이랑 같이 다녀요. 매니저 오빠는 저 때문에 산에 끌려가요. (웃음) 음, 책도 읽어요. 요즘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어요. 책을 여러 권 돌려가며 읽는 편이에요.

배우 정유민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밝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역할이 잘 어울려요. 반면 어둡거나 무거운 연기를 할 때 금방 돌변해요.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아요. 그래서 한때는 촬영이 끝나면 캐릭터를 놓아주는 게 힘들었어요. 허무함과 공허함이 밀려오거든요. 요즘엔 작품에서 잘 빠져나오는 편입니다.

힘들 때마다 힘이 되는 사람이 있나요?

가족이죠. 제가 삼남매 중에서 장녀인데요, '모범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배우는 다른 직업보다 불안하잖아요. 늘 맏딸을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더 잘하고 싶어요. 저에게 부모님은 멘토, 선생님 같은 느낌이 있고 한없이 기댈 수 있는 존재예요.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멋있게 봐주는 동생들에게 고맙고요.

정유민은 어떤 배우인가요?

저는 연기에 대해 열정, 욕심이 있어요. 제 연기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감동과 재미를 느끼시면 좋겠어요. 그래서 늘 고민하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저는 밝고 따뜻한 사람이고요. 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촬영장과 작품을 통해서 전해 드리고 싶어요.

아쉽지만 마지막 질문입니다. 스타포커스 독자 여러분께 멋진 인사 말씀 부탁드려요.

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곧 데뷔 5주년이 되는데요, 긴 시간이지만 어떻게 보면 전 평생 연기할 거라서 긴 시간은 아닙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데 많이 응원해 주세요!

오현지 emai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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