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사랑꾼이 되다, 배우 "이상이"
이 시대의 사랑꾼이 되다, 배우 "이상이"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11.23 2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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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159 <사진제공=강승휘 photographer >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시를 사랑했던 사람 백석 시인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 애절한 사랑이야기에 배우 이상이가 함께했다. 그는 말한다. 백석은 이 시대의 사랑꾼이라고. 뮤지컬 배우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쓰릴미', '베어>'등을 통해 자신을 알린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신예, 배우 이상이. '시인 백석'으로 돌아온 그를 스타포커스가 만났다. "안녕하세요. 이상이입니다."

시를 사랑했던 사람, 백석이 되다.

반갑습니다. 이제 막 본 공연이 시작 되서 정신없이 지내실 거 같아요. 연습하느라 바쁘시죠?

연습은 공연 시작 전에 더 많이 해요. 6~8주 가량 연습을 거치고 본 공연을 시작하죠. 그리고 공연을 시작하면 공연 당일 날 일찍 만나서 배우들끼리 합을 맞춰보는 시간을 가져요.

이번 작품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통해서 백석 시인을 연기하게 됐어요. 배우님께서 생각하시는 백석 시인을 소개해주세요.

요즘 들어 많이 주목받고 있는 시인 중 하나에요. 시인 백석은 자신의 고향 이야기를 시를 통해 많이 표현한 사람이었어요. 남한과 북한을 오고 다니면서 정말 시만을 위해 살았던 사람이죠. 남쪽에서는 고향에 대해서, 북쪽에서는 북한사상에 반하는 시를 많이 써서 쫓겨나기도 했죠.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죽기 전까지 시를 사랑했던 사람'이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시인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백석 시인의 시를 각색한 가사와 노래들이 많더라고요. 시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백석 시인에 대해서 표현하기도 하지만, 사실 예술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 풍부해진다고 생각해요. 관객들께 더욱 풍부하게 작품을 전하기 위해 정확하게 전달해 드리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번 작품에는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나요?

올해 초에 시범공연을 3일 정도 했었어요. 시범공연이 잘 돼서 크게 확장하게 됐죠. 작곡, 작사가들이 올해 초에 같이하자고 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사실 제가 가지고 있는 감성들과 유머코드가 굉장히 잘 맞는 분들이라 함께하고 싶었어요. 그 때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와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이라는 두 곡을 들려줬어요. 곡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죠.

백석 시인과 이상이 배우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저는 연기를 할 때 제 상황에 대입을 시켜보는데, 제 입장에서 볼 때 백석 시인은 굉장히 저 같았어요. 그 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요.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순간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또한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 이런 점들이 비슷한 것 같아요.

시를 각색해 만든 작품이라 더 가사가 와 닿는 것 같아요. 이상이 배우에게 가장 와 닿았던 대사는 무엇인가요?

"이제 그만 갑시다"라는 대사요. 백석은 자신이 바라고자하는 것이 있으면 항상 행했던 사람이에요. 마지막의 이 대사는 자야와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여행이자 살아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저 세상에서는 행복하게 이루고 싶은 백석의 마음이 담겨있죠. 새로운 시작이 될 거 같은 대사라 좋아해요.

매회 무대에서 공연을 이어와도 할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 거 같아요. 커튼콜 때 보니 세 배우 모두 눈가가 촉촉하시더라고요.

네 맞아요. 자야와의 사랑에 있어서 속상해서 눈물이 터질 때도 있고요. 눈물을 안 흘렸다고 해서 슬프지 않은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매회 공연 때마다 항상 감정이 벅차오르는 부분은 자야와 백석의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이에요. 백석과 주고받는 대사들이 모두 자야가 혼자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감정이 벅차오르더라고요. 자야에 대해 화도 나고 벅차오르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들이 매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관람해주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무래도 뮤지컬이다 보니 점프가 되는 장면들이 있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뮤지컬을 보고 난 후에 김영한(자야)여사가 운영하던 대원각에 방문해도 좋을 듯 해요. 지금은 길상사로 변했지만 한 번쯤 가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배우 분들과 함께 방문했는데 이 공간에서 자야가 많이 기다렸을 생각을 하니 굉장히 쓸쓸해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술집이었는데 현재는 사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요.

배우 이상이, 뮤지컬의 생생한 매력에 빠지다.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어요.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건 군대에 있을 때 서경수 배우, 한지상 배우와 함께 생활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러면서 배우들의 영상을 많이 찾아봤죠. 고은석 배우를 좋아해서 노래에 관한 자문을 많이 구하는 편이에요. 음성을 녹음해 들려주면서 조언을 얻죠.

뮤지컬은 어떤 매력이 있나요?

컷 없이 지속되는 게 매력이에요. 컷이 없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현장이기 때문에 매 공연마다 다른 느낌을 주더라고요. 함께 공연하고 있는 강필석 배우가 이런 생생한 현장이 주는 긴장된 상태를 즐기라고 이야기 해준 적이 있었어요. 그러면 본인의 연기에 큰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무대 위의 긴장감을 많이 즐기려고 노력 중이에요. 이렇게 날마다 다른 느낌들을 즐기면서 표현할 수 있는 게 바로 뮤지컬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이제는 대스타가 된 뮤지컬 배우들의 등용문인 '쓰릴미'에서는 집착남을, '베어'에서는 동성애 연기를 하셨어요. 그리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는 시인을 연기했어요. 매번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같아요.

맞아요. 굉장히 색다른 캐릭터를 많이 했어요. 심지어 본격적으로 이성과 사랑을 나눈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에요(웃음). 상대적으로 동성과 사랑하는 작품들이 많았거든요. 스펙트럼을 넓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앞으로도 스펙트럼을 더 넓혀가면서 새로운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아, 사극에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얼마 전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 때 축하공연으로 킹키부츠의 한 부분을 보게 됐어요. 정성화 선배님께서 열연 하신 롤라 역할이 정말 매력 넘치더라고요. 남자가 일부러 여장 분장을 한 역할인데 나중에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뮤지컬의 신예로 떠오르고 있는데,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여지껏 다양한 인터뷰를 하면서 책임감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책임감과 더불어 '저 친구 재밌네'라는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친구 좀 더 알아보고 싶은데'라는 이야기요. 계속 관심을 갖게 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럼 뮤지컬 이외에는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저는 집안의 가구 위치를 바꾸는 걸 정말 좋아해요. 며칠 전에는 프로젝트를 새로 달아가지고 집안의 위치를 바꿔봤죠. 그리고 자연 다큐멘터리도 좋아해요. 동물에 굉장히 관심이 많거든요.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마지막으로 스타포커스 독자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아름다움이 조금은 잊힌 요즘 시대에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공연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찾아가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공연을 보러 오셔야겠죠?(웃음) 이상이의 행보를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이입니다.

이민지 0614min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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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7-03-13 10:19:11
나타샤 다시 한번 꼭 보고싶은 극입니다
상이백석 보고싶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