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우"가 당신의 연기인생을 응원합니다
"대배우"가 당신의 연기인생을 응원합니다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7.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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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이보람 photographer.이보람

대학로를 지키고 있는 배우들은 ‘언젠가는 나도 영화에 나오는 선배들처럼 대배우가 되리라!’마음먹고 고단한 연기생활을 이겨간다. 우연히 감독의 눈에 띠어 캐스팅이 됐다고 해도 특출하지 않은 이상 힘든 생활이 이어지는 건 마찬가지. 잘 나가는 사극에 대사 한마디 없고 뙤약볕에 몇 시간을 누워있어야 하는 ‘사망한 50번 병사’로 캐스팅 된다거나, 기껏해야 대사 한 마디로 두 시간의 영화를 마치는 신인 배우들에게는 연기인생이 고달프기만 하다.

영화 '대배우'는 위와 같은 환경을 소재로 탄생했다. 석민우 감독은 2008년 영화 '박쥐'의 조감독을 하며 아직 빛을 못 본 원석 같은 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대학로의 30~40대 배우들 오디션을 볼 당시, 간절한 전화 한통을 보낸 한 배우에게서 진실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감독을 준비하며 시나리오를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았을 때 불현 듯 그 배우가 생각났고, ‘그 배우가 정말 '박쥐'에 캐스팅 됐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시나리오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시나리오는 이윽고 조연계의 천만요정 오달수와 영화배우 윤제문에게 이르게 되는데, 연극으로 시작해 스크린으로 진출하기까지 똑같이 힘든 시절을 보냈던 그들의 캐스팅 확정으로 영화 '대배우'는 더욱 진정성을 더하게 된다.

특히 극 중 가난한 무명 연극배우가 꿈을 이루기 위해 영화배우에 도전하게 된다는 ‘성필’역할은 2002년 '해적, 디스코 왕 되다'로 스크린으로 진출해 최근까지 약 58편(주 조연, 단역, 우정출연 포함)의 작품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오달수의 첫 연기입문 이야기와 매우 흡사하다. 오달수는 실제로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소극장에 인쇄물 배달을 갔다가 연기에 입문, 1990년 극단 ‘연희단거리패’를 통해 연극 무대에 데뷔했고, 12년 후인 2002년에야 '해적, 디스코 왕 되다'로 스크린으로 진출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

이렇듯 진정성을 가득 담고 있는 영화 '대배우'는 극중 인물들의 설정을 통해 코믹하게 연출하면서 그 안 구석구석에 현실적이고도 절실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20년째 연극 무대에서 파트라슈 역으로 인형 옷을 입고 대사 한마디 없는 역할을 연기하며 도약을 꿈꾸는 무명 연극배우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성필’이 세계적인 영화감독 ‘깐느 박’의 작품 오디션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무모한 행동을 감행하는 열정적인 그의 모습과 꿈 뒤에 가려진 아내와 아들의 남모를 노력이 중첩되어 보는 이들의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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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배우'에서 한 가지 더 눈여겨볼 것은 ‘작품 속의 작품’이다. '대배우'에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하 ‘놈놈놈’)과 박찬욱 감독의 '박쥐'(2009)가 각색되어 나온다. 먼저 '놈놈놈'의 경우에는 '대배우' 속의 짧은 분량 안에 국민배우 ‘설강식’캐릭터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스케일이 큰 한국영화를 찾아서 넣은 것이다. 또 영화 '박쥐'는 '대배우'의 메인배우 ‘장성필’을 표현하기 위해서 넣은 장면인데, 석민우 감독이 '박쥐'의 조감독을 맡고 있으면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쓸 당시, '박쥐' 영화에서 박인환 노신부 역할이 맡은 “너는 남의 피 먹으면서 나한테 피한방울 주는 게 그렇게 아깝냐?” 등의 대사가 ‘장성필’이 처한 위치와 굉장히 비슷한 대사였기에 이 대사를 '대배우'에서 다른 식으로 해석해서 상황을 대변해야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영화 '대배우'는 연기경력 총합 70년에 달하는 배우 오달수, 윤제문, 이경영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을 통해 시종일관 웃음을 주면서도 가슴 한켠 따뜻하고 묵직한 감성과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청춘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진한 페이소스를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성공을 향해 앞만 보며 달려온 이들이라면 ‘성필’의 도전기와 ‘강식’의 성공을 보며 잊고 있었던 꿈을 다시 한 번 꺼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보람 boram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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