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도 빌보드 차트의 변화, 비주류에서 주류로 나아간 음악
91년도 빌보드 차트의 변화, 비주류에서 주류로 나아간 음악
  • 지산 기자
  • 승인 2023.03.29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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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차트의 변화, 비주류에서 주류로 된 음악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예나 지금이나 상업적 승리의 포탄과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먼(?) 옛날에는 이 1위 결과를 어떻게 산출한 줄 아세요? 바로 음반 판매점에 전화로 물어본 겁니다. 조사 대상자의 오류가 들어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사장이 잘 아는 유명인의 음반만 집계될 수 있다는 거죠. 당시 차트는 비주류 장르의 평가 절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1991년부터 집계 방식이 바뀝니다. ‘닐슨 사운드 스캔’을 적용하여 전산망으로 판매 기록을 추적했습니다. 함께 차트 풍경이 바뀌었습니다. 연평균 10장 안팎에 불과했던 넘버원 앨범이 이후 20장 이상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90년 넘버원 앨범은 8개였는데, 94년부터 23개로 올라요. 아울러, 비주류 장르 앨범이 서서히 빌보드 넘버원 앨범으로 들어옵니다. 비주류가 주류로 올라선 거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스래쉬 메탈의 승리를 부르다 – 메탈리카

 

수많은 비평가들은 헤비메탈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헤비메탈은 오랫동안 비주류 장르로 취급되었죠. 하지만 80년대 들어 헤비메탈은 주류에 진입합니다. 탁월한 쇼맨십과 MTV에 어울리는 퇴폐미를 자랑하며 헤비메탈의 하위 장르인 팝 메탈(본 조비, 데프 레파드)과 헤어 메탈(건즈 앤 로지스)은 빌보드 넘버원 앨범에 인정받습니다. 상업성을 위시한 상업적 성공이였죠.

 

하지만 고독한 비주류의 하위 장르가 있었습니다. 바로 스래시 메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마초적 스피드와 파워를 자랑했죠. 주류 메탈 장르와 달리 사회의식과 개인 내면의 극단성을 파고들었고요. 헤비메탈의 사운드와 펑크의 사회성을 강렬히 접합한 음악이었습니다. 비주류와 비주류의 지독한 결합이랄까요.

 

이 스래시 메탈을 주류에 안착시킨 밴드가 바로 메탈리카입니다. 메탈리카는 스래시 메탈의 강점을 가져가되, 서정적이면서 수려한 구성도 가져갔죠. 비평가 톰 문은 이런 메탈리카를 두고 “메탈리카가 헤비메탈을 생각하는 자의 음악으로 재구성했다”고 평했습니다. 메탈리카는 MTV와 라디오의 지원없이 주류 앞으로 성큼 나가섭니다. 세 번째 앨범이자 메이저 레이블(Elektra) 첫 데뷔작 [Master of Puppets](1986)가 스래시 메탈 최초로 플래티넘 앨범 판매를 기록한 게 그 증표였죠.

Metallica - Master Of Puppets (Live)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4' 에피소드에 해당 곡이 들어가면서 큰 화제를 불렀습니다)

Metallica - Orion (Remastered)

(메탈리카의 대서사곡! 故 클리프 버튼의 베이스 소리를 느껴보세요)

그로부터 5년 뒤, 메탈리카는 메탈 장르의 동의어와 같은 존재로 올라섭니다. 바로 다섯 번째 앨범 [Metallica]가 그 단초였습니다. 일명 ‘블랙 앨범’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장식합니다. 앨범은 세계 시장에서 지금까지 3천만 장 이상이 팔리면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남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메탈리카가 주류에 올라서기 위한 방법을 취했다는 것입니다. 스래시 메탈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되(연주와 가사) 밴드만의 강점(서정성과 수려한 구성)을 살려 MTV와 라디오에 친화적인 음악을 탄생시켰죠. 수록곡 ‘Enter Sandman’은 변화를 여실없이 보여주는 예시이자 최고의 히트작(빌보드 싱글 차트 16위)이였습니다.  

Metallica - Enter Sandman (Official Music Video)

YB - Sad But True (Full version Making Film from.The Metallica Blacklist)

('블랙 앨범' 30주년 기념 프로젝트 앨범 [The Metallica Blacklist]에 YB가 한국 대표로 참여했습니다! 캬...)

펑크로 팝의 황제를 끌어내리다 - 너바나

 

잠깐 여기서 너바나 이야기를 살짝 해볼까요? 92년, 메이저 레이블(DGC) 데뷔작 [Nevermind]로 ‘팝의 황제(마이클 잭슨)’을 끌어내리면서 “아웃사이더의 승리(비평가 마이클 애저래드)”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이끌었죠. 이때도 주류로 가기 위한 스텝이 있었습니다. 바로 차트를 위한 ‘부드러운’ 사운드였죠(1집 [Bleach]와 비교해보세요) 메탈리카와 차이점이 있다면, 밴드 선택이 아니라 레이블의 강행이였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빌보드 넘버원 앨범을 차지했고요.

(록스타를 꿈꾼 커트 코베인은 아이러니하게도 태성적인 원인으로 큰 괴리감을 겪습니다)

  

 Nirvana - Smells Like Teen Spirit (Live at Reading 1992)

Who will be the next?

 

빌보드 차트 개편과 함께 나타난 비주류의 주류화. 메탈리카를 중심으로 살펴봤는데요, 짧게 언급한 너바나를 보면서 뭔가 확실해지지 않나요? 바로 메이저 레이블 발매와 주류로 다가서기 위한 음악적 변화가 있었다는 거죠. 과연 앞으로는 어떤 비주류 장르 아티스트가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을 맺을까요. 나아가 주류로 다가서기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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