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전 오늘, 비틀스는 무엇을 했을까?
57년 전 오늘, 비틀스는 무엇을 했을까?
  • 서암 기자
  • 승인 2022.10.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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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7년 전인 1965년 10월 26일은, 비틀스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MBE 훈장(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받은 날 입니다. 대중가수로는 최초의 수훈이었고, 이 결정에 반발해서 자신의 훈장을 반납하는 전쟁영웅도 많았다고 해요. 멤버 링고 스타와 존 레논은 이 훈장을 두고 "우리가 미국에서 벌어온 외화를 보라", "우리가 낸 정부에 세금을 생각해 보라"고 농담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 농담, 가볍게 넘기기에는 하나도 틀린 말이 없었거든요. 1964년 비틀스는 'I Want to Hold Your Hand'를 시작으로 총 일곱곡을 빌보드 1위로 올리는 등 미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켜요. 사상 최초로 한주에 빌보드 싱글차트 1~5위를 독식하기도 하고요. ('Can’t Buy Me Love', 'Twist and Shout', 'She Loves You', 'I Want to Hold Your Hand'와 'Please Please Me' 등…). 64년 한 해에만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8주간 1위를 했으니, 그야말로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시작이었죠. 이후로 롤링스톤스와 크림, 더 후 등의 밴드들이 연이어 나타나며 미국은 영국의 로큰롤에 잠식됩니다. 그리고 비틀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초고세율 정책을 적용하던 정부의 뜻에 따라 수입의 95% 가량을 세금으로 바쳤어요.

 

64년에 비틀스가 벌어들인 돈이 2천 5백만달러(현재 기준 약 2억 4천만 달러)였다고 하니까, 영국의 재정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을지 짐작이 가시죠? '한낱' 대중음악이 본격적으로 국가적 수출품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비틀스는 단순히 외화벌이 뿐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유행을 만들었고요. 그래서 비틀스의 훈장은 한 나라가 무력이 아닌 문화적으로도 전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어요. 이 당시 비틀스의 훈장은 그만큼 많은 의미가 있던 '사건'이었던 셈이죠.

 

그렇다면 당사자인 비틀스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락스타답게 국가가 주는 훈장에도 심드렁한 반응이었다고 하고요. 이후엔 초고세율 정책에 울분을 토하면서 'Taxman'이라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해요. 존 레논은 수훈 4년 뒤인 1969년에 영국의 전쟁 참여를 반대하며 훈장을 반납했고,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는 각각 1997년과 2018년에 기사 작위까지 수여받으며 공식적으로 이름 뒤에 '경'이 붙게 됐습니다.

 

오늘 하루는 57년전의 10월 26일 기억하며, 비틀스 노래를 정주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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