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약 3개월 앞둔 시점, 우연의 일치로 '정치판'을 다룬 영화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13일 오후 영화 '킹메이커'의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진행됐다. 이날 감담회에는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취재진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했다. 변 감독이 그를 이 영화의 모티브로 한 계기는 故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던 중 썰 위주로 구전되어오는 이야기가 많았고, 이런 인물이면 장르적 영화로 상상력을 더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변 감독은 '킹메이커'에 그 당시 시대적인 정치 배경을 반영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자신이 빠져있던 도덕적 딜레마가 있었다. '올바름'에 대한 기준고 명확한 선이 궁금했고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영화를 위한 자료조사와 자문 등은 변 감독 혼자 해결했다. 영화가 들어간 후에는 연출부 동료들이 변 감독이 미처 찾지 못했던 부분과 놓쳤던 부분들을 찾아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극 초반, 영화는 사실을 배경으로 하되 모두 허구라는 것을 밝힌다. 또 우연치 않게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약 90일 정도 앞둔 상황이라 영화는 "의식한 것이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변 감독은 "개봉 시기가 의도한 것은 아니기에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안 가지려고 하고 있다"며 "그저 장르적 영화 또는 상업 영화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故김 전 대통령이 장르적으로 매력이 있을 것 같아서 영화를 제작하게 됐고, 실제적 자료가 부족했기에 거짓말은 하지 말되 시대적 사실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대선을 앞두고 '킹메이커'가 어떤 역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출연했냐는 질문에 "저희가 영화를 만드는 목적은 메세지 주려는 것이 아니었다. 코로나19로 밀리다가 개봉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시는 분마다 하나씩 의미들이 있고 관점들이 다를 것 같지만,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불한당'을 변 감독님과 함께 했었고, 그 때의 좋은 추억이 이번 영화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선균도 "정치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영화를 택한 것은 아니고, 개봉 시기는 우연치 않게 겹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변으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는데, 저희는 코로나19 시국에 얼마나 많은 관객분들이 와주실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고 첨언했다.
설경구는 극중 곧은 의지와 뜨거운 열정을 지닌 정치인 ‘김운범’ 역을, 이선균은 김운범과 함께 했던 치밀한 천재 선거 전략가 ‘서창대’로 분했다.
변 감독은 두 배우를 각각 캐스팅한 계기에 대해 "영화 '불한당' 개봉 전 설경구 선배님께 시나리오를 드렸었었고, '불한당' 이후 하신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이후 전화가 와서 '선균이 어떠니?'라고 물어보시길래 좋다고 답했다. 며칠 뒤 100번 갔었던 단골 미용실에서 이선균씨를 처음 뵀다.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캐스팅하게 됐다"고 전했다.
설경구가 변신한 김운범은 故김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했다. 설경구는 "실제 묘사가 불가한 부분이라 김운범 역으로 접근해야 했고 실제 존재하셨던 인물이 계셨기에 김운범으로서 중점을 잡아야 되는 게 어려웠다"며 "연설 같은 부분은 연설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감독님과 상의해서 잡아갔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실제 故김 전 대통령의 성함이 제 배역의 이름이어서 이름을 바꿔달라 감독님께 요청해서 김운범이 됐다"며 "그 하나로 마음의 짐을 덜게 되더라. 실존 인물의 모습이 될 수도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고, 극중 김운범이 사용하는 목포 사투리도 오히려 걷어내자는 의견을 냈었다. 연설 장면 역시 몇개 참고하기는 했지만, 당시의 연설 영상이 많이 없어서 연습하면서 제것으로 만드려고 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제가 잘 연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운범이라는 인물은 리더로서 끈임없이 도전하면서 세상을 바꾸려는 신념과 의지, 차가울 땐 차갑고 내 사람들에게는 따듯한 성격이다. 그것을 최대한 입체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선균이 분한 서창대 역은 정보가 없는 역할이라 변 감독과 의견을 많이 나눴다. 이선균은 창대가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있어야 되는지에 대한 것에 큰 중점을 뒀다.
두 사람이 촬영하면서 발휘된 좋은 시너지는 영화에도 안정적인 티키타카처럼 그대로 그려졌다. 설경구는 "저랑 이선균 배우 뿐만 아니라김성오, 서은수 배우 등 여러 보좌진 분들과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그것이 좋은 에너지들을 주고 받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선균도 "설경구 선배님은 저에게 워낙 오래 전부터 롤모델이시기 때문에 실제로도 창대가 김운범을 보는 느낌으로 촬영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두 배우는 관전 포인트에 대해 "어느 포인트를 짚기가 참 어렵다. 그저 재미있게 잘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개봉 결단을 내리기에 앞서 큰 용기가 필요했다. 위드 코로나에 접어든다고 해서 극장이 활성화 되는 것을 기대했는데, 다시 심각해질 줄 몰라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래서 그 어느 영화 개봉 때보다 간절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는 29일 개봉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