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로맨스 스릴러의 탄생,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새로운 로맨스 스릴러의 탄생,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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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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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홍지영 감독의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영화로 제작된 작품이다. 프랑스에서는 ‘기욤 뮈소 신드롬’의 시작을 알린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기욤 뮈소의 소설이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 ‘영상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책의 한 문단 한 문단이 영화의 한 컷들 같다는 감상은 소설 속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생생하다’는 인상으로 집약된다.

홍지영 감독은 기욤 뮈소의 소설들 중에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가장 영화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베스트셀러의 장점들을 대다수 재현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중년이 된 수현(김윤석 분)이 알약을 삼키면 30년 전의 자신과 만났다가 다시 현실로 되돌아오는 소설의 입체적 구성을 그대로 따른다. 그러면서 30년 전, 수현(변요한 분)과 연아(채서진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씩 보여주는 미스터리한 전개로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현재의 수현이 ‘알약’을 복용하면 3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환상적인 설정. 누구나 선망할 만큼 멋지고 아름다웠던 수현과 연아의 로맨틱한 화양연화. 사랑하는 연인과 딸을 위해 초자연적인 힘을 빌려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는 남자 주인공의 순정. 해피엔딩과 그에 걸맞은 감동까지.

홍지영 감독은 오프닝 신부터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공존하는 기욤 뮈소 소설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전경과 독특한 수상가옥은 ‘타임 슬립’으로 전개될 영화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암시한다. 특히 배우들은 2인 1역을 맡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였다. 김윤석은 변요한의 이마에 난 상처를 똑같이 분장한 것은 물론, 담배를 피울 때 손동작까지 관찰하고 서로 맞춰갔을 정도였다. 한국 최초로 여성 조련사가 된 연아로 등장한 채서진은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돌고래들과 어우러지거나 변요한의 품에 안길 때 청순한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원작에서는 섹시하고 도회적인 매력이 넘치는 일리나였으나 홍지영 감독은 한국적 정서에 맞게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변형했다. 연출부터 캐스팅까지는 매끄럽게 진행됐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굳이 여러 책들 가운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영화로 만든 이유가 궁금해진다. 홍지영 감독은 “시간과 사랑 그리고 우리의 불완전함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으나 사실 그런 메시지를 담은 소설들은 많이 출간됐다. 독자들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읽으며 감동을 받는 것은 결핍과 상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사랑을 지키려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다.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각색했고, '가족시네마-별 모양의 얼룩'에서 예리한 시선으로 작품을 연출했던 홍지영 감독이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고경태 기자 kkt13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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