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플랫폼 장벽을 깨다’ 나영석PD의 新도전, 그리고 확장
예능계 ‘미다스 손’ 나영석 사단이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TV시대 몰락과 맞물려 온라인 콘텐츠에 길들여진 시청층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기존 예능문법을 탈피한 이들의 실험적 도전이 향후 TV예능의 새 가능성이 열 수 있을까.
Editor 이수민 | Photo CJ ENM
◆ <1박2일>부터 <신서유기>까지, 나영석PD의 유니버스
2001년 KBS2 <자유선언 토요대작전>(2001)으로 데뷔한 나영석 PD는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을 통해 스타 PD로 주목받았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1박2일>을 간판 예능으로 이끌면서 시청률 40%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써내려갔다. <1박2일>은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복불복 시스템을 도입하는가 하면 매 장소마다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 출연진들의 리얼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담당PD와 출연진 사이 허물없는 모습이나 낯선 환경에서 출연진간의 시너지, 스토리텔링식 예능은 후에 나영석 사단 예능프로그램의 큰 토대가 되었다.
2012년 CJENM에 새롭게 둥지를 튼 나영석 PD는 본격적으로 영역을 넓혔다. <꽃보다 할배 유럽&대만편>은 ‘황혼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청년스타들의 국내 여행 스토리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데 성공, 케이블 채널에서의 나영석 PD 입지를 견고히 세웠다. 한적한 시골에서 소박한 음식을 직접 지어먹는 힐링예능 <삼시세끼>, <1박2일> 원년 멤버들이 모여 고전 ‘서유기’를 바탕으로 펼치는 리얼 버라이어티 <신서유기>, 타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윤식당>, 한인 게스트 하우스 운영기 <스페인하숙> 등 국내외를 넘나드는 다양한 야외·로드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시리즈를 줄 세우며 연타 흥행에 성공했다.
◆ TV시대의 몰락? 최초 ‘N분 방송’의 등장
나영석 PD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한 때 40% 시청률로 주말 예능을 호령했지만 <신서유기>시리즈는 온라인 클립영상 뷰에 비해 매번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튜브 및 OTT 플랫폼의 성장으로 매체의 지각변동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 온 것. 나영석 PD 또한 “TV만 보는 시대는 애초에 지나갔다”며 TV예능의 변주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보인 것이 방송 최초 ‘5분 편성’ 예능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이하 <아간세>). 이후에도 6분 편성의 예능 <라면 끼리는 남자>(이하 <라끼남>)등을 내세우며 시대 흐름에 맞춘 파격적인 도전을 거듭했다.
◆ 환기와 도전 <금금밤>, TV예능의 지표 될까
<아간세>와 <라끼남>이 일말의 성과를 보이며 나영석 PD는 본격적인 새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갔다. 기존의 예능문법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니즈(Needs)를 맞추겠다는 각오였다. 그리하여 탄생한 예능이 <금요일 금요일 밤에>(이하 <금금밤>). 나영석은 “시청률 기대와 제작비용까지 내려놓았다”라며 어느 때보다 도전의식이 중요한 예능임을 강조했다.
<금금밤>은 노동, 요리, 과학, 미술, 여행, 스포츠 등 각기 다른 소재인 6개의 숏폼(short-form)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10분 내외의 짧은, 서로 다른 주제의 코너들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현재 평균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유지 중이다. 위험부담을 떠안고 시작한 만큼 실질적인 반응은 미미하지만 실험과 전환이라는 점에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프로그램 자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TV분량과 거의 비슷한 클립 영상에서도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기 때문. 특히 <체험 삶의 공장-꼬막편> 1회 이승기의 클립영상은 26만뷰를 넘어서며 화제성을 실감케 했다.
나영석 PD는 “<금금밤>은 사람보다 소재와 정서가 우선시된다. 기존의 프로그램들보다 폭발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라며 “하지만 향후 예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라는 고민 끝에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다. 이 고민이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다주길 바랄뿐이다.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방송 이후 피드백을 받아서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볼 생각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