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시, 규현의 시간

2019-05-20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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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는 날’을 남기고 떠났던 규현이 1년 8개월 만에 ‘너를 만나러 간다’로 찾아왔다. 길다면 길었을 공백기를 두 앨범의 연결된 이야기로 무색하지 않게, ‘기다림’이라는 애틋함으로 채워 넣었다. 규현이 팬들을 대하는 방식이 얼마나 신중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랜 기다림 끝, 설레는 마음으로 복귀에 나선 규현을 만나 그간 있었던 시간들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생각들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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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현의 1년 8개월성장과 환기 
  
Q. 군 제대 소감이 어떤가요
- 2년 만에 본업으로 오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내일 다시 출근하고 그래야 될까봐 걱정이 돼요.(웃음)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었으니까 직장인의 삶을 잠시나마 경험했던 것 같아요. 공휴일과 주말의 소중함을 알겠더라고요. 여러 가지로 많이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본업으로 돌아오게 되어서 무척 행복합니다. 
  
Q. 소집 해제 날 많은 취재진이 몰렸는데정작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어요
- 정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지 몰랐어요.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그런데 아시는 분들을 아시겠지만, 제가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공익으로 사회복무를 마치고 오는 상황이었어요. 현역으로 다녀온 게 아니라서 시끄럽게 제대를 알리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잘 모르시는 분들은 멀쩡해 보이는데 왜 공익으로 갔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잖아요. 그냥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죄송스럽기도 하고.당시 말을 많이 못 한건 그런 감정들 때문이었어요. 
  
Q. 소집 해제 전날 밤 기분은 어땠나요잠은 좀 잤나요
- 제가 복지관으로 출퇴근을 해서 부모님 집에서 살았었어요. 이제 일을 시작해야 되니까 숙소로 가야해서 짐을 싸는데 부모님이 많이 슬퍼하셨어요. 그래도 일하는 모습을 좋아 하실테니까. 꿈을 향해 가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잠은 사실 잘 못 잤어요. 무척 설레더라고요. 2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고 느껴져요. 
  
Q. 제대 당일 무척 뜨거운 관심이 쏟아 졌어요
- 그게 참 신기해요. 저는 별 관심이 없으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 제 기사가 계속 걸려있더라고요. 러브콜이 오는 것도 신기하고요. 그런 것 같아요. 과거가 미화되는 느낌이랄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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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입대 전 활약했던 <신서유기>에서 피오가 맹활약하며 빈자리를 매꿨어요어떤 기분이었나요? 
- 피오가 아마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들어간걸로 알고 있어요. 제가 방송으로 봐도 무척 잘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왜 이렇게 잘하지? 생각했는데 막상 같이 방송을 해보니까 딱 알겠더라고요. 사람을 굉장히 잘 챙겨요. 저도 의지를 많이 하게 됐어요.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겠고, 피오의 진 명목을 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Q, <라디오스타>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나요
- 일단 <라디오스타>는 저를 연예인으로서 성장하게 해준 발판이 되어줬던 감사한 프로그램이에요. 그런 만큼 프로그램의 특성상 감당하기 힘든 자리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죠. 초반에는 별 다른 생각 없이 열심히 했는데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보니까 제가 안티가 좀 늘었더라고요.(웃음) 사실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었어요. 몰래 숙소에서 울었던 적도 있었고요. 보기보다 마음이 약해요.(웃음) 그런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니 막판에는 이 프로그램을 계속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안에 나의 롤이 있는데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거죠. 부담이 어느 순간 커지는 것 같았어요.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고 선배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아요. 
  
Q. 군대에 있는 동안 심정의 변화가 생겼나요
- 사실 군복무이긴 하지만 퇴근이 있다 보니 저에게는 다신 없을 2년이라고 생각하고 보냈어요. 퇴근 후에는 피아노레슨, 일본어 공부도 하고 피부과도 열심히 다녔죠. 자격증 시험도 봤어요. 모니터링도 정말 많이 했고요. 일을 할 때는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또 없으니까요. 2년간 정말 좋았던 시간을 보냈어요. 당연히 가야하는 군복무라 갈 때도 그렇게 슬펐던 것 같진 않아요. 활동하는 지인들을 보면서 나도 빨리 나가고 싶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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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컬리스트 규현그리고 슈퍼주니어 
  
복귀와 함께 찾아온 규현의 세 번째 솔로 싱글앨범의 타이틀곡 ‘애월리(Aewol-ri)’는 짝사랑 하는 이와 멀어질까 두려운 마음을 애써 숨겨보려는 스토리가 담긴 발라드 곡으로 규현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섬세한 터치가 돋보이는 빈티지한 느낌의 피아노 선율에 고요함을 더하는 스트링을 얹어 한층 더 애절하게 표현이 돋보였다. 
  
Q. 타이틀곡 이름을 애월리로 정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 친한 형이 제주도 애월리에 별장을 가지고 있어요. 휴가차 내려가서 작업을 몇 번 하게 됐었죠. 같이 곡을 쓰는 형인데 가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다보니까 상징적으로 애월리라는 장소가 제목으로까지 자리잡은 것 같아요. 
  
Q. 구체적으로 애월리를 소개해주세요
- 제 경험담이라기 보다는 사랑의 타이밍에 대해 상상으로 만들어졌어요.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상대방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좋아하는 표현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점점 거리를 두게 되고 멀어지게 되는 상황이 찾아오잖아요. 그런 것들이 참 슬픈 것 같아요. 두 사람 다 힘든 위치에 있는 거니까요. 처음 작사를 해봤는데 그런 감정들을 담아내고자 했죠. 처음에 구상했던 이야기를 토대로 마지막에 픽스가 되어 작사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어요. 감사하고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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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으로 작사작곡을 모두 했는데타이틀곡 까지 가게 됐네요?
- 절대로 저의 입김은 아니고요.(웃음) 회사 내에서 블라인드 테스트에 통과해서 타이틀이 됐어요. 저도 타이틀곡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확정이 된 날 너무 기뻐서 방방 뛰었던 기억이 나요. 
  
Q. 수록곡 그게 좋은 거야’, ‘너를 만나러 간다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 ‘그게 좋은 거야’는 처음부터 바로 귀에 들어왔던 곡이에요. 가사도 너무 예쁘고 데모를 들었을 때 여자 분이 가이드를 해주셨는데 솔직히 저는 그 느낌이 더 좋은 것 같아요.(웃음) 노래가 너무 좋다보니까 욕심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선공개 곡으로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너를 만나러 간다’는 군복무 하러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냈던 ‘다리 만나러 가는 날’을 써주신 분들이 제 상황에 딱 맞게 써주신 곡이에요. 얄미울 정도로 고려가 된 곡 인게, 가사 내용도 완전히 팬들을 위해 맞춰져 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의 타이틀을 동명으로 정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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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규현씨의 제대로 슈퍼주니어 완성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어요요즘 그룹 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 워낙 가족적인 회사고 그룹이죠. 멤버들이 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더라고요. 서로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이고 응원도 많이 해줘서 힘이 됐어요. 이특 형이 먼저 입대를 시작해서 저까지 나오는데 9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Q. 장수그룹의 원동력이 무엇인 것 같나요
- 저희가 진짜 많이 싸워요. 근데 그게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불만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고 푸는 편이거든요. 그러니까 서로 꿍해지는 게 없어요. 꿍한 게 생겨도 10년을 봐왔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부분도 있죠.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 굉장히 커졌어요. 그래서 빈자리가 있어도 10년이란 시간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 같고요.
  
Q. 한결같이 곁이 있어준 팬의 공도 클 것 같아요슈퍼주니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멤버수가 많은 게 최대 장점일까요
- 사실 저희가 다사다난한 그룹이기도 하죠. 워낙 멤버들도 많고 각자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다보니까 이런저런 일들도 있었어요. 악동 같은 이미지가 속상할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친근감있게 보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멤버가 많기 때문에 슈퍼주니어라는 그룹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마음도 커지죠. 그리고 저희 팬분들도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고 요즘말로 ‘존버(끝까지 버티기)’ 해주셨잖아요. 너무 감사하고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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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돼요
- 운이 좋게 바로 예능프로그램 몇 개는 고정이 되었어요. 방송활동도 하면서 당연히 가수활동도 열심히 하고 투어도 다니고 싶어요. 공백기가 있다보니 지금 의욕이 앞서는 상태에요. 들어오는 것들은 힘닿는 한 최대한 하려고요. 다만 뮤지컬은 내년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모차르트를 마지막으로 너무 오래쉬어서 바로 들어가기엔 부담이 되더라고요.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슈퍼주니어의 규현의 모습으로 활동 할 예정입니다. 올 하반기쯤에는 슈퍼주니어 완성체의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