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오묘한 얼굴, 이가섭
새롭고 오묘한 얼굴, 이가섭
  • 스타포커스
  • 승인 2019.01.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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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선한데 언뜻 서늘함이 스친다. 평범한 듯 보여도 순간순간 비범함이 빛난다. 데뷔 이래 첫 상업영화로 필모그래피를 장식할 <도어락>은 이가섭의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 얼굴로 관객을 사로잡은 범상찮은 신예 이가섭. 그가 궁금해졌다.

Editor 박주연 | Photo 사람엔터테인먼트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부담에서 기분좋은 긴장으로…공효진 선배 덕분” 

영화 <도어락>(감독 이권)을 보고 나면 문득 궁금해지는 인물이 있다. 바로 오피스텔의 남자 경비원. 한동운 역의 이가섭은 <도어락>에서 극을 이끄는 결정적 인물이다. 내내 의뭉스러움으로 궁금증을 자극하더니 영화 말미엔 뾰쪽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공효진, 김성오 등 걸출한 선배 배우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에너지다. 그 덕분일까. <도어락>을 통해 이가섭을 새롭게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이가섭 또한 인터뷰 당일 아침에 들른 편의점에서 자신을 알아보더라는 반가운 에피소드를 꺼내며 쑥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줄줄이 늘어놓는 칭찬엔 격하게 손사래를 쳤다. 부담감이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바뀌기까지, 모든 건 현장에 있던 이들 덕분이라고. 이가섭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뿌듯하고 첫 상업영화라 기쁘지만, 무엇보다 좋은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순간이었어요. 특히 (공)효진 선배에게 너무 감사한데, 스토리라인을 힘 있게 끌고 가주신 덕분에 상황에 녹아 연기하기 수월했어요.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현장에서 감독, 스태프, 배우 선배들이 워낙 잘 해주셔서 저까지 빛나 보이는 게 아닐까요?” 라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한동훈라는 인물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이가섭은 별도로 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평범하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로 준비하다 보니, 특별히 참고했던 인물도 없다고. 그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혹시 참고물들이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나리오만 봤어요. 감독님이 편하게 해보라고 믿어주셔서 가능한 일이었죠. 한 테이크씩 찍어가면서 감독님과 효진 선배가 더 나은 방향성을 제시해주지 않으셨나 생각해요. 그런 지점에서 오히려 더 자유로웠고요” 라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된 힘을 뺀 연기는 관객들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과정만큼 성과도 좋았기에 <도어락>을 통한 더 많은 활동 모색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터. 이가섭은 “제가 더 열심히 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차분하게 운을 뗐다. 이어 “아직 부족한 게 많아서 제 취약점들을 보완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현장을 직접 느끼다 보면 머리에 먼저 와 닿는 느낌들이 있더라고요. 다른 현장에 가게 되면 또 새로운 걸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니까 많은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가 단편이나 독립장편, 상업영화 등 가리지 않고 현장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바둑특기생이 어엿한 배우가 되기까지

배우 이가섭의 이력은 매우 독특하다.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10년 간 바둑을 뒀다. 특기생으로 고교에 진학했을 만큼 착실하게 프로 바둑기사의 길을 준비했지만 충동적으로 연기판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기회를 엿보다가 김태용 감독의 <복무태만>, 수작 독립영화 <영치기들>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려나갔다.

“바둑도 내적으로 표현하는 좋은 스포츠고, 연기도 내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교집합이 분명 있었어요. 하지만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분야가 연기라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바꾸게 됐죠. 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단편도 찍고 새로운 것들을 접하면서 분명 적응 기간도 필요했어요. 하지만 금세 행복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날고 기는 숱한 배우들 사이에서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은 일. 이가섭 또한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오랜 시간을 묵묵히 견뎌냈지만 분명 휘청거리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부모님의 응원 덕분이라고. 한 때는 배우의 길을 반대했지만, 한 번 허락한 이후엔 누구보다 든든한 아군이 돼 줬다고 말했다. 이가섭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부모님이 아닐까 싶어요. 저에게는 늘 1번이거든요. 만약 끝까지 ‘왜 그 길을 가서 힘들게 그러고 있느냐’고 하셨다면 더 힘들었을 텐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라며 웃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스타포커스> 1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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