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PMC:더 벙커’ 이선균 “하정우와 가까워지고파”
[인터뷰] ‘PMC:더 벙커’ 이선균 “하정우와 가까워지고파”
  • 스타포커스
  • 승인 2019.01.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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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반장인 학교에 전학 간 기분이었다.”

배우 이선균은 영화 <PMC:더 벙커> 현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5년 전 <더 테러 라이브>로 만났던 김병우 감독과 하정우가 다시 머리를 맞대 탄생한 작품이 <PMC:더 벙커>니 중간에 투입된 이선균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낄 법도 하다. 여러모로 부담이 적잖은 현장이었지만 이선균은 이 현장에 꼭 합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좋은 감독과 좋은 배우와의 작업이 절실했고, 하정우와 좀 더 가까워지기 싶었기 때문이란다.

각자 남부럽지 않을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하정우와 이선균은 <PMC:더 벙커>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첫 호흡이 무색할 정도로, 환상적인 시너지를 발산했다. 극중 하정우는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캡틴 에이헵 역을, 이선균은 북한 엘리트 의사 윤지의 역을 맡아 지하 벙커 탈출과 생존을 위한 의기투합을 한다. <PMC:더 벙커>는 철저히 에이헵의 시점을 통해 굴러가지만 에이헵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인물은 윤지의다. 분량을 떠나 존재감으로는 어느 한쪽으로 무게를 기울일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 이선균에게 여러모로 도전이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PMC:더 벙커> . 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아 있을까. 

Q. <PMC:더 벙커>가 개봉했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한 것 같다 

A.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설계도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 안에 반전이 많아서 한 번에 넘어가는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정확히 상상이 안 되는 지점이 분명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개봉 앞두고는 걱정도 됐다. 게다가 요즘엔 관객들은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와 아닌 영화를 구분 짓는 것 같더라. 넷플릭스 등 플랫폼이 다양하니까, 집에서 편하게 보는 영화가 있는 반면에 마블스튜디오 작품처럼 강렬한 사운드를 체험하고 싶을 땐 극장을 찾는 거다. 그런 면에서 <PMC:더 벙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Q. 기존의 필모그래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역할을 맡았는데?

A. 전작인 <미옥>도 느와르라는 장르물이고 기존에 안 해봤던 스타일이었다. 접근 방식은 멜로였지만, 안 해본 장르에 대한 도전 의식이 더 강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후반에 CG가 들어간 영화를 해본 적이 없었기에 해보고 싶었다. 그럼에도 처음에 주저했던 것은 김병우 감독님과 (하)정우 씨가 오래 준비를 해왔다는 걸 알아서 선뜻 합류하기가 미안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잘 차린 밥상에 끼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 기회가 어긋나면 언제 같이 하겠냐는 생각에 선택했다. 역할 크기에 불만이 없냐고들 하는데, 오히려 적은 분량이라 마음이 더 편했다. 

  

Q. 시나리오 선택할 때 하정우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도 있겠다

A. 맞다. 하정우라는 배우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정우 씨는 팬덤이 두터우니까 그래서 같이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웃음) 과거 SBS <힐링캠프> 언급을 많이 하시는데 (2014년 SBS <힐링캠프> 이선균 편에서, 배우자 전혜진이 "이선균이 하정우를 질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때 나는 애 보고 있었는데 정우 씨는 그림도 그리고 있었고 <허삼관>도 찍고 있었을 때라 부러운 마음이 있다. 그래서 (전혜진이) ‘하정우에게 자격지심이 있다’고 말했던 거고, 이번에 만나 보니까 정말 많은 매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더라. 가장 큰 장점은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인 것 같다. 그걸 주위 사람들에게도 전파를 시킨다. 

Q. 하와이로 여행 가서 마라톤도 같이 하셨다.

A. 나도 원래 걷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혼자 걸으면서 환기되는 부분도 있고 생각이 정리되고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러던 중에 정우 씨가 마라톤 일정이 있으니, <PMC:더 벙커> 프로모션 전에 같이 갈 생각 없느냐고 묻더라. 3년 동안 여행을 못 가본 지라, 겸사겸사 함께 하와이로 가서 마라톤 참가도 했다. (손목에 찬 만보기를 보이며) 언제까지 이 족쇄를 차고 있어야 할지 모르겠다. (웃음) 

연기적인 호흡은 어땠나극중 하정우를 각성시키는 존재 아닌가?

A. 아쉽게도 정우 씨와 붙는 신은 많이 없었다. 윤지의에 대해서는 ‘사람을 살리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라는 대사를 통해 인물 설명이 다 나왔다고 본다. 윤지의는 정치적인 이념보다는 직업적인 가치와 이타적인 신념이 강한 친구였다. 그렇기에 에이헵이 보기에도 ‘얜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 거다. 에이헵의 갈등이 반복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영화의 키가 되는데, 윤지의가 그런 역할을 해야 했다. 또 초반에 영어로 대사가 나오다가, 윤지의가 처음 한국말을 내뱉게 되는데, 시비조로 가야 할지 혼잣말을 하는 뉘앙스로 뱉어야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직업이 의사지만 강단 있고 도발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상의 후에 그렇게 캐릭터를 잡아갔던 것 같다. 

 

Q. <PMC:더 벙커>만의 장점과 특징을 어필해달라

A. 1시간 40분짜리 편집본을 봤는데, 그건 너무 빨라서 내용을 못 따라가겠더라. 그래서 다들 고민이 많았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뉴스가 길잡이가 돼 주는 것 같아서 나는 편안하게 봤다. 그 정보들을 습득하고 보면 영화가 그리 낯설지 않을 거다.  <보헤미안 랩소디>도 그렇고 요즘 관객들은 확실히 체험하는 영화에 끌리는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영화도 게임을 즐기듯,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Q. 한 때는 로맨스 장르에 국한된 느낌이었는데 <PMC:더 벙커>를 필두로 차기작 <기생충>, <킹메이커등 장르적으로 점점 다양해지는 것 같다 배우로서도 고무적인 일이겠다 

A. 반응들이 어떨지 나 역시 기대가 되고 궁금하다. 요즘은 그저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쉼 없이 일을 하고 있고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감독님과 동료들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Q. 앞으로어떤 배우로 활동하고 싶은가? 

A. 시대에 맞게, 내 나이에 맞게 늙어가고 싶다. 10년 전엔 로맨스나 멜로물로 그 때의 청춘 느낌을 대변했다고 생각한다. 또 시대가 변하고 나서는 tvN <나의 아저씨> 가은 작품을 만나서 가장의 인물을 표현하지 않나. 앞으로도 이 시대에 이 나이에 어울리는 배우. 시대를 좀 공감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Editor 박주연  |  Photo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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