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장으로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
[인터뷰] 심장으로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11.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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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전히 무대 배우입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까지 이토록 다채롭게 소화해내는 배우가 또 있을까. 조승우는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객과 시청자에게 골고루 사랑받는 배우로 끝 모를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흥행이나 인기보다는 연기하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조승우. 이런 배우가 출연한 작품을 어떻게 믿고 보지 않을 수 있을까.

Editor 박주연 | Photo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승우는 올해 유난히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해 JTBC 드라마 <비밀의 숲>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수연 작가와 <라이프>를 통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고 영화 <명당>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오는 11월엔 뮤지컬배우로서 오랜만에 <지킬 앤 하이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 영역에 치중하지 않고 드넓게 활동을 꾸려온 만큼, 조승우에게 묻고 싶은 점도 많았다. 피곤한 듯 보였지만 시종일관 미소 띤 기색으로 취재진을 만난 조승우는 진솔하게,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집돌이에 집사… 실제 땅엔 관심 없어요~”

조승우는 <명당>을 통해 오랜만에 사극에 출연했다. 인간의 운명을 바꿀 명당 묏자리를 두고 치열한 궁중암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조승우가 맡은 천재지관 박재상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강직하고 청렴한 캐릭터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재상이 <명당>의 문을 열고 닫는 인물이지만 흥선(지성)과 김좌근(백윤식)에 밀려 후반부에는 무게감과 존재감이 작아진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조승우는 “정적임 속에 태풍의 눈처럼 강한 게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자극은 없어도 여운이 입고 곱씹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후반부에서 다들 날뛰는데 거기에 나까지 끼는 건 무리였다. 심리적으로는 강하지만 겉으로는 정적인 박재상이 균형을 잡아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사실 박재상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인물이다. 세도가에 휘둘리는 왕을 위해 나섰다가 한순간에 모든 걸 잃었고 복수의 칼날을 갈지만 결국 흥선을 만남으로써 사심보다는 대의명분을 품게 된 거다. 일련의 사건들로 박재상의 감정 유동은 엄청났을 테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땅’을 위한 제2의 인생을 펼치지 않나.”

<명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풍수지리에 대한 지식도 함께 쌓지는 않았을까. 조승우는 “박희곤 감독님이 주신 전문서적을 펼치지 마자 ‘이거 뭐 어떡하라고?’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한 번 파고들면 영화고 뭐고 이것만 공부해야할 것 같더라. 시대적 배경이 되는 정보들은 박희곤 감독에게 도움을 받았다. 흥선이라는 실존인물이 등장하지만 허구가 강한 작품이기 때문에 실제 역사와의 차이점을 줄이기 위한 자료들을 접했다”고 말했다.

평소 땅에 대한 관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단번에 대답했다. 집돌이에 집사로도 유명한 조승우는 “나중에 가정이 생기면 집을 짓고 살고 싶다. 과일 나무를 심고 채소도 길러먹고 집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싶다”며 “염소도 키워보고 동물도 뛰어노는 집에 살고 싶은데 아마 교외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박희곤 감독과의 의리, 조승우를 <명당>으로 부르다

조승우는 영화 <퍼펙트게임>(2011) 이후 7년 만에 박희곤 감독과 재회했다. 과거 박희곤 감독의 영화 <인사동스캔들>(2009)을 인상 깊게 봤다던 조승우는 “<타짜>, <도둑들>, <꾼>과 비슷한 맥락에 포함되는 장르인데 전개가 속도감 있고 스타일리시했다. 감독님 자체가 재치 있고 감각이 있으신 것 같더라. <퍼펙트게임> 작업을 함께 하면서부터는 감독님만의 분명한 개성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승우는 <퍼펙트게임> 이후 박희곤 감독과 사회인 야구모임에 참석하는 등 오래 친목을 도모해왔다. 그 사이에 다른 대본을 2개 정도 받기도 했다고. 조승우는 “근데 재미없어서 안 하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친해도 이 작품은 나랑 아닌 것 같아, 다른 사람이랑 해~’ 하고 거절했다.(웃음) 그러다가 세 번째 받은 대본이 <명당>이었다”고 털어놨다. ‘박희곤 감독이 사극을?’ 하는 호기심이 조승우의 촉각을 세웠다. 조승우는 “감독님이 사극을 만들면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 없이 결정하게 됐다. 묵묵하게 축을 잡아주는 박재상 역할은 너 밖에 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꼬시더라. 결국엔 넘어갔다”고 유쾌하게 대답했다.

사극 작품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자주 보였던 조승우는 “일단 나는 사극이 너무 재미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요즘 영화계 흐름이나 추세를 보면 소재가 너무 제한돼 있고 형식도 제약을 받는 느낌이다. 오히려 과거로 갈수록 이야깃거리가 있고 새로운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이런 일이 있었어?’ 할 때가 많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조승우는 “<명당> 또한 땅을 소재로 한 흔치 않은 영화였고 드물게 흥선의 젊은 시절을 다뤘다. 그렇다고 과장되게 멋을 부린다기보다는 정통적이고 클래식한 느낌이라 좋았다. 이 작품은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무대? 돌아갈 때가 됐다”… 조승우의 소신 

조승우는 자신이 연기에 처음 발을 들인 건 연극 <맨 오브 라만차>를 접했을 때였다고 밝혔다. 그 때의 강렬한 경험으로 연기를 시작한 조승우는 10년도 안 돼서 그토록 꿈꿔왔던 <맨 오브 라만차> 무대에 직접 올랐다. 자신이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처럼 조승우 또한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독 목소리를 내거나 소신을 앞세운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는 것도 뜻이 있는 작품에 참여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중략)

“20년 연기해도 불안해, 아마 평생 가지 않을까요?”

조승우는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본을 최우선순위로 꼽는다고 말했다. 간혹 드라마 1, 2부 대본만 무책임하게 던져주는 일부 제작팀에 대한 불신과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조승우는 “이수연 작가와의 작업이 좋았던 이유다. 대본과 뒷내용까지 알려주니 배우 입장에서는 작업하기 편하다. 내게는 대본이 중요하다. 그 안에 모든 게 담겨있으니 계속 파고들고, 궁금한 게 있을 땐 작가와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조승우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스타포커스>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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