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죽기 전까지 연기 할래요”…주민하의 포부
[인터뷰] “죽기 전까지 연기 할래요”…주민하의 포부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11.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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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OCN <보이스2>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낯선 얼굴. ‘어디 있다가 나타난 배우야?’ 할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진 신인은 아니다. 2006년 데뷔해 연기 경력만 12년 차. 누군가는 ‘중고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겠지만 연기를 향한 그의 마음만은 늘 처음처럼 뜨겁다. 비온 뒤에 땅이 굳듯, 세월이 갈수록 더 단단해지는 배우 주민하의 이야기다.

Editor 박주연 | Photographer 박용진

‘애 엄마 연기 괜찮을까요?’ <보이스2> 출연 비하인드

주민하는 OCN 인기 드라마 <보이스2>에서 짧지만 굵은 존재감을 뽐냈다. 4~5회 에피소드를 이끄는 주역으로 등장해, 긴장감을 불어넣는 눈빛부터 보는 이들마저 찡하게 만드는 눈물 연기까지 다채롭게 선보였다. 물론 그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아이를 낳은 기혼 여성 역할이 처음인데다가, 오디션을 동영상으로 진행한 터라 낯선 현장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결과적으로 주민하는 이를 극복하고 연기 호평까지 이끌어냈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Q. 드라마 <보이스2> 합류 과정은 어땠어요?

A. 30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애 엄마 역할이었어요. 촬영 전까지는 걱정도 많이 했고 악몽도 꿨어요. 감독님도 처음 뵙고 현장 분위기도 잘 모르는데 30대 애 엄마 역할이라니, 제가 그 나이대로 보이긴 할까 싶었어요. 게다가 연기 영상으로 오디션을 대체했거든요. <보이스2> 촬영이 한창 바쁠 시기기도 했고, 저 또한 영화 촬영 중이라 감독님이 양해해주셔서 영상으로 먼저 보내드리게 됐어요. 전해 듣기로는 ‘괜찮대~’ 수준의 반응이라, 걱정을 좀 했죠. 나중엔 감독님이 좋다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Q. 그런 불안함을 딛고 합류가 결정됐을 때 짜릿했을 것 같아요 

A. ‘진짜 유부녀 느낌은 안 나겠지? 그러니까 잘 안 되겠지?’ 하는 마음이 유독 컸어요. 그래서 부담을 내려놓은 채로 ‘연기나 한번 제대로 해서 보내보자’ 하고는 영상을 찍은 거죠. 제가 범죄 장르를 너무 좋아하고 <보이스1>을 재미있게 봤던 시청자였기 때문에 캐스팅 됐을 땐 너무 좋았어요.

Q. 그래서인지 정말 열심히 임하신 것 같아요 트렁크 신이 유독 기억에 남는데, 부상은 없었나요? 

A. 달리는 차 트렁크 안에 테이프로 입과 몸이 묶인 채 여기저기 부딪혀야 하는 신이었어요. 부상이 아예 없진 않았고 조금 멍이 든 정도였어요. 그런 신을 찍어본 적이 없어서 대본만으로는 감이 잘 안 왔어요. 대역이 있었지만 이왕이면 제가 통으로 나오는 게 좋으니까 안전장치 믿고 더 부딪혀보자고 생각했죠. 본방송 땐 다행히 제 신이 많이 나왔더라고요.

Q. <보이스2>를 통해 주민하를 처음 안 대중들도 있어요. 연기 경력이 꽤 됐는데 이런 반응이 서운하진 않나요?

A. 나름대로는 계속 연기하고 있었고, 그렇다보니 그중에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시청률이 낮다던가, 흥행이 잘 안된 작품들도 있어서 아직 저를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보이스2>의 연기를 칭찬해 주시면 감사하기만 하죠. 저를 잘 모르신다고 해서 서운한 마음은 전혀 없어요.

긍정은 나의 힘! 주민하를 일으켜 세운 원동력 

주민하는 어릴 적부터 배우가 되기 위해 정석 코스를 밟아온 것은 아니었다. 늘 가슴 한 켠에 연기에 대한 꿈은 가졌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좇아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그럼에도 배우를 향한 길은 주민하를 향해 열려 있었다. 20살 무렵엔 천안에서 길거리 캐스팅이 돼 모델로서 경력을 쌓았고 대학에서는 선배의 소개로 덜컥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다. ‘난 안 되겠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시절, 2006년 드라마 <반올림>이 주민하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이 된 셈이다.

Q. 선배의 소개로 <반올림>에 출연하게 됐다죠? 당시 경험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A. 카메라 앞에 처음 서 봤어요. 그 전까지는 학교에서 연극 동아리 활동 정도가 다였거든요. 그래서인지 연극 발성이 남아서 처음엔 야단도 맞았어요.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고 나서 연기 했더니 그땐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짧은 출연인데, 주인공 따귀를 때리고 물감통을 들이부어야 하는 역할이라 부담됐어요. 옷도 딱 2벌 뿐이라 두 테이크 안에 찍어야 했거든요. ‘정신 안 차리면 끝이구나’하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Q. 실전에 강한 스타일인가 봐요. 2011년 SBS <기적의 오디션> 때도 연기 호평이 상당했잖아요.

A. ‘신인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에 네가 왜 나가느냐’는 반응도 있었어요. 누구나 아는 배우도 아니었고 성격도 단순한지라 큰 고민 없이 가볍게 출연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촬영하면서 더 절박해진 케이스에요. 연기가 처음인 도전자들의 열정이 자극이 됐어요. 당시 우리 팀 방송 시청률이 높아서 인생 처음 실시간검색어 1위도 찍었죠. 좋은 기사도 많이 봤고요. 그런데도 수업 땐 많이 혼나서 자신감이 바닥을 쳤어요. 그땐 계속되는 호평이 부담스럽더라고요.

Q. 대중들이 평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자기 객관화도 명확했을 것 같아요.

A. 맞아요. 제 자신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것들이 많았죠. 다행히도 전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어차피 하기로 한 거, 혼나고 지적당하고 그러면서 고쳐지는 게 저에게는 더 중요했어요. 부끄러움은 그리 큰 타격을 주진 않았어요. 배우고 부딪히면서 많이 울었고 저에겐 없을 줄 알았던 감성도 발견했죠. 힐링도 됐어요. 연기로 소통한다는 게 무엇인지도 깨달았고요. 많은 걸 배운 프로그램이라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늘 감사해요.

“롤모델은 김해숙 선생님”…주민하의 포부 

주민하는 꾸준히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보다, 한 계단씩 밟아나가는 게 더 단단해지는 길이라는 곧은 신념이 있다. 배우로서도 마찬가지다. <보이스2>에서처럼 한 에피소드를 담당하는 주인공이 되거나, 긴 호흡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럼 언젠가 다들 저를 알아주시지 않을까요?” 라며 웃는 그의 얼굴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이 들어차 있었다.

Q. 꾸준히 잡고 나아가는 연기 목표가 있는지 궁금해요

A. 8~90대 나이가 될 때까지 길게 연기하는 거요. 저는 죽기 전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광고를 많이 찍고 톱스타 자리에 오르신 분들보다, 꾸준히 연기하고 계신 선생님들이 부러워요. 연기로는 그 분들을 따라잡을 수 없잖아요. 김해숙 선생님은 제가 그 나이대가 됐을 때 롤모델로 삼고 싶은 배우예요. 너무 존경하기에 꼭 함께 연기해 보고 싶어요. 모녀지간도 좋고 기회가 된다면 대결 구도로 맞서보고 싶습니다.(웃음)

Q.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배역이 있다면요?

A. 제가 피 전문 배역이거든요. 미스터리·공포 장르에 출연을 많이 해서 피 분장을 1년에 1~2번씩은 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은 생존을 위해 뛰거나 고군분투 했다면 이제는 피 분장 안 하고 예쁜 모습으로 남자 배우와 호흡을 맞춰 보고 싶어요. 평소 로맨스코미디 장르를 좋아하거든요. 요즘은 트렌디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많아서 모니터하면서 참고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가 궁금합니다

A. 데뷔 초에는 조바심이 컸어요. ‘3년 안에는 뭔가 이뤄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있었죠. <기적의 오디션> 끝나고도 슬럼프가 왔고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지금은 ‘어차피 8~90대까지 연기할 건데 지금 조바심 내서 뭐해?’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노력도 해야겠지만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기다리다보니 작년에는 SBS 드라마 <마녀의 법정>을 통해 호평을 받았고 그 계기로 광고도 찍었어요. 앞으로도 목표를 향해 천천히 나가려고 해요. 9월엔 단막극 촬영을 하게 돼서 거기에 집중할 예정이고요. 연말에도 열심히 일 하면서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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