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성민, 여름을 이끄는 두 영화의 주인공
[인터뷰]이성민, 여름을 이끄는 두 영화의 주인공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8.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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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월 겨울, 배우 이성민은 처음으로 영화 단독 주인공으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다. 소시민의 얼굴을 선보인 tvN <미생>을 선보인 직후였던 그 때, 이성민의 얼굴은 소시민보다 더 소탈한 인간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제가 무슨 영화 주연이에요"라며 손사래를 치며 붉어진 얼굴은 스타 배우들과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이 있었다. 

2년이 지난 여름, 배우 이성민은 4대 배급사에서 내놓은 텐트폴 영화의 두 편에 주인공으로 나선다. CJ엔터테인먼트의 <공작>, NEW의 <목격자>가 그 제목이다. 두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서는 이성민을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이제는 어엿한 영화배우 주인공으로 단단한 뚝심이 엿보이면서도 여전히 소탈한 시민의 얼굴을 띠고 있었다. 2018년 여름을 이끄는 두 영화의 주인공 이성민의 진심을 엿보았다. 

처절했던 <공작스토리

배우 이성민을 비롯해 황정민, 조진웅, 주지훈이 주역으로 나오는 <공작>은 사실 배우들에게 그렇게 미션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조금은 밋밋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인데다가 연기 선수들이 모인 터라 쉽게 끌고 갈 줄 알았다는 게 배우들의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막상 부딪힌 <공작>의 촬영 현장은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초반부터 영화 연기가 힘들었어요. 고려관 신부터였죠.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촬영부터 부딪혔어요. 구강액션을 해달라고 했고, 거기에 맞춰서 감정을 끌어올리고 연기를 하는데, 생각했던 에너지가 나오지 않았어요. 긴장 속에서 밀당을 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리듬이 생겨야 하는데, 이게 마음처럼 안 되더라고요. 움직임 하나 하나 조심했는데, 촬영을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졌죠."

베테랑 배우들이 모두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고, 서로 리허설을 하면서 빈 공간을 채워나갔다. 수 십년 연기를 한 배우들이 마치 대학생 졸업작품을 찍듯 리허설을 해나가는 부분은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한다. 

"저 뿐만 아니라 정민이, 지훈이 다 연기를 힘들어했어요. 모든 걸 다 던지고 연기를 한 거죠. 다행인 건 감독님이 밸런스를 잘 잡아주셨어요. 디렉션이 정확했어요. 감독님을 많이 믿었어요. <군도:민란의 시대> 때는 얘기를 많이 하지도 않았어요. 그 때는 저를 왜 썼는지도 모르겠고, 저도 낯가림이 있고, 그러다가 <검사외전>, <보안관>을 하면서 서로 조금씩 알게 됐죠. 감독님 덕에 이런 좋은 영화에 출연하게 됐고, 영광이에요."

영화는 품위가 있다. 단 한 컷에도 의미가 부여될 뿐더러 영화 내내 긴장감이 넘친다. 이야기에 흡입력이 있고, 배우들이 공기를 강한 에너지로 메운다. 조금씩 쌓인 감정의 크기가 마지막 장면에 탁 하고 터진다. 오랜 만에 스크린을 채운 좋은 영화라는 게 <공작>을 향한 평이다. 흠이라고는 보이지가 않는다. 

"영화가 품위가 있잖아요. 사실 이 영화는 시대반영도 적절하게 하고 있다고봐요. 비록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쟁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평화의 시대가 오고 있잖아요. 흑금성(황정민)과 리명운(이성민)을 문재인과 김정은으로 봤을 수 있어요. 사실 1990년 정세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저희 딸 이야기를 들어보니 충분히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품위 있는 영화에 속한 이성민의 진심

<공작>의 미덕은 대적으로만 표현된 북한의 이미지를,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 그리고 파트너라는 이미지로 바꾸는데 있다. 그 새로움의 중심에 이성민이 있다. 남한 사람보다 더 의리있고, 북한 주민들의 삶의 발전을 위하는 리명운의 인간적인 마음을 이성민이 제대로 표현한다. <공작>은 이성민의 영화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리명운은 일반적인 북한 캐릭터와 분명히 다른 지점이 있죠. 감동적인 인물이에요. 북한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많이 느꼈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북한이라는 나라는 김정일 한 명을 위해 산다고 여기는데, 리명운을 연기하면서 시선이 많이 달라졌죠. 남북이 만나고 북쪽에 관계자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리명운을 대입해보기도 했어요. 저들이 과연 누구를 위했을까. 지금까지 북한이 이렇게 유지를 하는 것도 어쩌면 김씨 일가가 아니라 북한을 진정 위하는 리명운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물론 남이나 북이나 벌레같은 인간들이 있었겠죠. 그래도 북한에도 리명운 같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을 두고 이효리를 꼽았다. 실제 2000년 대 초반 북한에서 휴대전화 광고를 찍은 실존 인물이 <공작>에 참여함으로서 영화에 사실적인 부분에 힘이 더 실렸다는게 그의 말이다. 

"이효리씨가 나오면서 분위기도 좋았고, 우리 영화에 절박하게 필요한 인물이었는데 선뜻 나와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역사의 실존인물이잖아요. 이 영화를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고맙다고 하고 싶어요."

이성민은 영화 <목격자> 개봉도 앞두고 있다. 소시민의 얼굴로서 목격자의 괴로움을 통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이기심에 대한 문제의식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 영화 역시 벌써부터 평가가 뜨겁다. 좋은 영화 두 편에서 주인공으로 나서는 이성민. 그의 진실된 속마음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연기를, 좋은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느낀 1시간이었다.

PHOTO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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