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8 20주년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가 남긴 것
SINCE 1998 20주년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가 남긴 것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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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계절, 매년 이 시기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공포영화가 있다. 한국 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 <여고괴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여고괴담>은 그동안 시리즈 공포영화의 좋은 선례를 제시했고, 스타 등용문으로 끼와 잠재력 넘치는 배우들도 다수 발굴했다. 무려 9년 만에 6편 제작을 확정하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영화 <여고괴담>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Editor 윤희수 ㅣ Photo 씨네2000

‘클래스는 영원히’…<여고괴담> 9년 만에 부활 예고

1998년부터 2009년까지 영화 <여고괴담>은 11년 동안 총 5편의 작품을 배출하며 명맥을 이어온 최장수 공포 시리즈물이다. 1998년 5월 30일 첫 개봉한 <여고괴담1>은 무려 250만 관객을 돌파하며 공전의 히트를 쳤다. 5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했으며 <장화, 홍련>(2003) <폰>(2002)에 이어 국내 공포영화 흥행 역대 3위에 랭크됐다. 당시 김규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인 배우들이 기용됐다는 점, 개봉 당시 극장가에서 공포영화가 크게 성행하지 않았다는 점, 개봉 시기가 여름이나 특수시즌이 아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가히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여고괴담>은 그동안 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를 영화 안에 녹여냈다. 고교생들의 예민한 감수성,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함께 동성애, 왕따, 체벌, 동반자살 등 당시 이슈가 됐던 사회적 현안들을 다뤘다. 사운드에 의존한 원색적인 공포만을 앞세웠다거나, 이야기의 기승전결과 완성도가 아쉬웠던 작품도 있었지만 한 번쯤 생각해볼 법한 이야기를 다루며 존재 가치를 증명해왔다.

하지만 2009년 6월18일 개봉한 5편을 끝으로 <여고괴담> 시리즈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관객들의 기대와 파급력이 예전 같지 않았고 급변하는 영화 시장 속에서 재정비의 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9년 만에 <여고괴담6> 제작을 확정했다. 이한나 감독이 사령탑을 맡아 올 늦가을 촬영에 돌입할 예정. 제작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는 “<여고괴담>을 통해 데뷔하고 싶은 감독들이 노크하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러퀸은 바로 나! <여고괴담>이 발굴한 여배우들

수많은 재능 있는 감독과 배우들을 배출하며 ‘사관학교’라는 별명까지 얻은 <여고괴담> 시리즈. 매력과 연기력을 갖춘 신예 얼굴을 발굴하는 것은 <여고괴담>의 통과의례였고,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지금까지도 영화·방송계에 단단히 입지를 세운 여배우들이 많다.

<여고괴담1> 최강희·박진희  <여고괴담1>의 상징적인 배우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장면에는 최강희가 있었다. 최강희는 극중 모두의 무관심 속에 입학과 졸업을 반복하며 학교를 떠도는 재이 역을 맡았다. 특수 분장, 피칠갑 없이 평범한 여고생 모습만으로도 극강의 공포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특히 어두운 밤 ‘쿵쿵쿵쿵’ 하고 거리를 좁혀오는 장면은 지금의 <여고괴담>과 최강희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량은 적지만 얄미우면서도 연민이 가는 소영 역의 박진희도 <여고괴담>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이를 계기로 드라마와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여고괴담2:메멘토모리> 박예진·공효진  박예진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조숙한 여고생 효신을 맡아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주도했다. 당시 ‘파격’이라고 평가받았던 이영진(시은)과의 키스신이 화제였으며, 동성 친구를 향해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내밀하게 연기해 대중들 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공블리’ 공효진도 눈길을 끈다. 학교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평범한 여고생 지원으로 분한 공효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랑스러운 매력이 눈길을 끈다.

<여고괴담3:여우계단> 송지효·박한별  당시 ‘얼짱’으로 유명했던 박한별과 <여고괴담3>로 처음 영화계에 발탁된 송지효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두 친구의 시기와 질투 등 가장 일반적이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잡지 모델로 데뷔했던 송지효는 이 계기를 발판으로 MBC 드라마 <궁>, 영화 <색즉시공2>, <쌍화점> 등 다양한 활동의 물꼬를 텄다. 지금은 ‘에이스’ ‘걸크러시’ 수식어와 함께 SBS <런닝맨>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하며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고괴담4:목소리> 서지혜·김옥빈·차예련  세 여배우 또한  <여고괴담4>가 발굴한 신인이다. 당시 한효주, 정유미, 박신혜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자리를 꿰찼다. 단역으로 얼굴을 종종 비췄던 서지혜, 김옥빈은 첫 주연을 맡았고 차예련은 특유의 서늘한 인상으로 주목 받아 2007년 공포영화 <므이>에도 주연으로 발탁됐다. 김옥빈은 이후 <박쥐>, JTBC드라마 <유나의 거리> 등 색깔이 뚜렷한 작품으로 개성을 살렸고, 서지혜는 드라마, 스크린 상관없이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현빈, 장동건과 함께 <창궐> (2018, 김성훈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여고괴담5> 오연서·손은서 앞선 4편을 통해 ‘<여고괴담>=스타 등용문’이라는 공식이 증명된 가운데 제작사에서는 공개 오디션을 열어 대대적으로 신인 배우를 발탁했다. 최종 합격한 두 배우는 <여고괴담4> 최종 심사까지 올랐던 오연서, 각종 CF경력을 가진 손은서였다. 현재 오연서는 tvN 드라마 <화유기> 영화 <치즈인더트랩> 등에 출연해 다방면으로 활약해왔고 손은서는 드라마로 종종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영화 흥행은 저조했지만, <여고괴담> 시리즈 역사상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제2의 여고괴담을 꿈꾼다! 학원물 공포영화 계보

<고사> 시리즈 /2008 

2008년 <고사: 피의 중간고사>와 2010년 <고사: 교생실습>까지 개봉하며 <여고괴담> 이후 공포영화 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작품. 하지만 164만 관객을 동원한 <고사: 피의 중간고사>와 달리, 후속편이 저조한 흥행과 혹평을 받아 명맥이 끊긴 상태다. 공포와 추리를 섞은 참신한 시도가 주목 받았고 배우로 전향한 남규리, 손호준, 손여은 등 신예들을 대거 발굴했다. 

<4교시 추리영역> /2009 

학교를 배경으로 문제를 풀고 범인을 색출한다는 스토리가 앞서 흥행에 성공한 <고사: 피의 중간 고사>와 유사해 화제를 모았다. 시각적인 공포대신 심리전을 활용, 스릴 넘치는 전개가 돋보였지만 다소 아쉬운 결말로 흥행에는 실패했다. 유승호와 당시 신인이었던 강소라가 호흡을 맞췄다. 미성년자였던 유승호가 강소라와의 키스신에 도전해 작품 외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귀> /2010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이전에 먼저 시도된 옴니버스 형식의 공포영화다. <부르는 손>, <내 곁에 있어줘>, <鬼(귀)소년> 등 총 3개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젊은 감독과 젊은 배우들이 대거 투입됐다.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고, 기존의 학원 공포물 공식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혹평도 있었지만 3개 작품 중 <鬼소년>이 참신함을 인정받아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2014 

1938년 경성의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 이를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들을 그린 미스터리물이다. 정석 공포영화와는 결이 다르지만, 시종일관 뿜어내는 음산한 분위기와 의문스러운 인물들이 연방 긴장감을 조성한다. <장화, 홍련>, <기담> 등과 함께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로 회자되고 있으며 박보영, 박소담, 엄지원 등 여배우들이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속닥속닥> /2018 

괴담이 떠도는 귀신의 집에서 6명의 고등학생이 겪는 극한의 공포를 그린 <속닥속닥>은 공포영화 문법에 충실한 작품이다. 해묵은 소재지만 가장 친숙하면서도 안전한 테마기도 하다. 한국형 공포영화가 다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요즘, 2018년 개봉한 유일무이한 공포영화기에 더 귀한 작품이다. 소주연, 김민규, 김영 등 가능성 많은 젊은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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