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싱크로율 100% ‘만찢남녀’ 다 모였다 안방극장 접수 한 웹툰 드라마의 進化
원작 싱크로율 100% ‘만찢남녀’ 다 모였다 안방극장 접수 한 웹툰 드라마의 進化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9.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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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할 것 같지만 궁금하고 자꾸만 보고 싶어진다. 만화적 상상력을 기반에 둔 소재의 참신함, 웹 플랫폼에서 확보한 원작 팬들의 열렬한 지지까지 얻은 웹툰 드라마가 2018년 안방극장을 물들이고 있다. 요즘 방송가의 핫 트렌드이자, 원작과 닮은 듯 다른 재미를 갖춘 웹툰드라마들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Editor 박주연 ㅣ Photo CJ E&M · KBS · JTBC

대세는 웹툰! 2018년 장악한 웹콘텐츠 파워 

2014년 겨울은 tvN 드라마 <미생> 열풍으로 뜨거웠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미생>은 2030 직장인들의 진짜 현실을 녹여내며 시청자들과의 끈끈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를 필두로 JTBC <송곳>, tvN <치즈인더트랩>, KBS2 <고백부부> 등 다양한 웹툰 드라마들이 안방을 찾았다. 그 기세는 요즘 들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내 ID는 강남미인>(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JTBC), <당신의 하우스헬퍼>(KBS2), <계룡선녀전>(tvN), <좋아하면 울리는> (넷플릭스), <우리 사이 느은>(편성미정)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줄줄이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도가 높은 세 작품이 있다.

• 도전과 실험사이 <당신의 하우스헬퍼> 

웹툰 플랫폼 ‘케이툰’에서 연재된 동명 리메이크 작품으로, 완벽한 남자 김지운(하석진)이 머릿속도 집도 엉망인 여성 의뢰인들을 만나 그들의 살림, 복잡한 인생까지 정리해주는 내용을 담는다. 내용 특성상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원작을 어떻게 드라마로 끌어오느냐가 관건. 극의 흐름, 시청자 몰입도를 방해하기 때문에 옴니버스는 드라마에서 좀체 시도하지 않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취약점이 있었지만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각 캐릭터에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더해 원작의 약점을 보완했다. 원작에서는 여성 의뢰인이 김지운에게 일을 맡기는 역할에서 끝났다면, 드라마에서는 개인의 단편적인 에피소드로 깊이 있는 서사를 다룬다. 여기에 보나(우주소녀), 고원희,  전수진, 서은아 등 신선한 얼굴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차은우라는 원석의 발견 <내 ID는 강남미인> 

네이버에서 연재됐던 웹툰 <내 ID는 강남미인>이 동명의 JTBC 드라마로 재탄생됐다. 어릴 적 못생긴 외모에 대한 트라우마로 성형수술을 받게 된 강미래(김수향)가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성장담을 그린다. 가상캐스팅 1순위였던 배우 임수향, 차은우가 합류하면서 원작 팬들을 만족시켰지만,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우려가 있었다. 아직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차은우가 덜컥 주연으로 발탁된 탓이다. 차은우가 맡은 도경석은 강미래의 연인이자, 그녀의 성장 주춧돌로서 주요인물이기에 우려가 더 컸다. 정극 첫 도전으로 <내 ID는 강남미인>에 합류한 차은우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만찢남’ 외모로 합격점을 받은 차은우가 연기로도 자신의 가치와 잠재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내 ID는 강남미인이 뚜껑을 열 때까지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앵고

• 12살차 극복한 윤균상X김유정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김유정의 첫 성인연기 도전작, 윤균상의 첫 로맨틱코미디로 입소문을 탄 JTBC 새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청결보다 생존이 먼저인 취업준비생 김오솔(김유정)과 청결이 목숨보다 중요한 꽃미남 청소업체 CEO 장선결(윤균상)의 이야기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11월 방영 예정인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최근 캐스팅 과정에서 소소하게 잡음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초 남자 주인공으로 안효섭이 먼저 캐스팅 됐지만 촬영 스케줄상 하차하게 되면서 윤균상이 그 자리를 꿰찬 상황. 하지만 김유정과의 띠동갑 나이 차이, 장선결 캐릭터와의 미미한 싱크로율 등으로 원작 팬들이 불만을 터뜨리기도. 연기력, 캐릭터 장악력을 갖춘 실력파 배우인 만큼 윤균상이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작과의 미친 싱크로율? 만화 찢고 나온 배우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인기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싱크로율이 높다는 점이다. 비단 배우의 외형적 조건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외모는 기본이, 원작 캐릭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극 전개 방식, 인물 간 관계 등이 원작과 비슷할수록 반응이 좋다.

 최근 이 특징을 가장 잘 살린 드라마는 단연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다. 소설과 웹소설(정경윤)이 원작이었지만 인기에 힘입어 웹툰(김명미)으로도 제작, 구독자만 500만 명을 돌파했다. 부회장과 비서 간의 사랑이라는 다소 익숙하고 평범한 이야기지만 주연은 물론, 조연 캐릭터까지 살리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었다. 또 자칫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만화 속 설정들을 배우의 연기력과 통통 튀는 음향·그래픽(자막)으로 커버했다. 연출을 맡은 박준화PD는 “이영준·김미소 캐릭터는 드라마로 구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다”며 “장면마다 두 사람의 조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텍스트뿐 아니라 영상·오디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를 높이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 원작 정경윤, 웹툰 김명미

이런 추세에 힘입어 <김비서가 왜그럴까>의 근간이 된 만화, 소설이 서점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소설에서 시작해 웹소설로 연재됐고 웹툰, 드라마로 가공됐다가 다시 소설로 관심이 되돌아오고 있는 것. 7월 첫째 주에는 인터파크 베스트셀러 5위권에 진입했고 만화부문에서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1, 2권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한 콘텐츠로 소설, 만화, 드라마 등 다른 플랫폼을 한꺼번에 사로잡기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원작의 기조와 매력을 드라마로 잘 옮겼고 대중화시켰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반면 싱크로율이 받쳐주지 않으면 원작의 인기나 화제성과는 상관없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순끼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 한 tvN <치즈인더트랩>은 유정 역에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박해진을 캐스팅하며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하지만 호평 일색이었던 초반과 달리,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원작과 전개 방향이 달라지고 중요 인물의 비중도가 바뀌면서 논란에 시달려야했다. 원작 웹툰의 팬들, 일명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들의 비난도 피할 수 없었다. 2014년 문화체육부 장관상까지 수상할 만큼 명실상부 최고의 ‘국민웹툰’이었지만 원작에 대한 넘치는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한 채 씁쓸한 종영을 맞아야 했다.

<미생>의 촬영세트장. 실제 사무실을 옮겨놓은 듯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흥행 보장된 웹툰 드라마? 진짜 성공 거두려면… 

원작의 색깔을 보존하는 것이 팬들이 바라는 1순위지만, 그러면서도 완전히 원작을 빼다 박은 전개는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다. 즉, 원작을 살리면서도 드라마 플랫폼의 매력을 살려야 한다는 것. 웹툰에서 컷과 컷 사이에 발생하는 서사적 빈틈을 채우고 웹 콘텐츠의 특징적인 재미 요소를 ‘오글거리지 않게’ 영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웹툰 드라마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것은 PD의 연출력인 셈. 원작을 얼마나 이해했느냐, 또 원작의 매력을 어떻게 드라마 플랫폼으로 옮겨오느냐의 문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회사 안이 전쟁터라면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명대사로 직장인의 비애와 딜레마를 대변했던 <미생>의 김원석 PD는 리얼리티를 위해 실제 작가들을 기업의 인턴으로 취업 시켜 취재를 하고 몸소 체험하도록 했다. 방영 중엔 착한 PPL(간접광고)로 더 화제를 모았다. A4용지, 커피믹스, 건강기능식품 등을 PPL로 사용해 극의 몰입도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현실감을 높였다. 또 극중 등장하는 문서, 달력, 다이어리 등을 각 캐릭터의 상황과 성향에 맞춰 작성해 ‘디테일의 끝판왕’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 꼼꼼함은 원작을 넘어 드라마 팬들의 광적인 지지까지 끌어 모았다.  지난 해 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사자토끼)을 토대로 tvN <부암동 복수자들>을 연출한 김선태 PD는 “웹툰의 짧은 호흡을 회당 60~70분, 짧아도 전체 10부가 넘는 긴 호흡의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특히 웹툰의 단순한 플롯으로 인해 스토리 확장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면서 원작에 익숙한 팬들을 몰입하게 하는 작업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제작사와 제작진에게 웹툰 원작 드라마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일각에서는 오리지널 TV 콘텐츠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추세를 지적하기도 한다. 자체 브랜드를 확립하고 나아가 부가 수익 창출까지 성공적으로 거둔 tvN <시그널>, <도깨비>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웹 콘텐츠가 익숙하고 TV를 잘 보지 않는 세대를 유해 새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고, 원작으로 대중적인 검증을 거쳐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웹툰 드라마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웹 콘텐츠의 TV장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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