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민영 “연애·결혼? 아직은 연기가 좋아요”
[인터뷰] 박민영 “연애·결혼? 아직은 연기가 좋아요”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8.03 1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층 깊고 풍부해졌다외적인 성숙함뿐만이 아니었다배우 박민영은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그럴까>(이하 <김비서>)와 함께 큰 연기적인 성장을 이뤘다그의 데뷔작이기도 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후로 물리적인 시간만 약 12년이 흘렀다그동안 박민영을 이토록 단단하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최근 한 논현동 카페에서 스타포커스와 만난 박민영은 인기리에 종영된 <김비서>를 마친 소감과 배우로서의 자세연애스타일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소탈하게 풀었다.

Editor 박주연 Photo 나무엑터스 

  

 

박민영드디어 한계를 넘다

<김비서>는 박민영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일 것이다데뷔 후 처음으로 로맨틱코미디에 장르하기도 했고방영 내내 신드롬에 가까운 큰 사랑도 받았다요 몇 년 간 언론 인터뷰에서 줄기차게 드러냈던 코미디 장르에 대한 욕심도 이 작품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됐다상대 배우 박서준과는 수차례 열애설이 불거질 만큼 완벽한 케미도 보였다작품 외적인 요소로 주목 받는 것이 배우 입장에선 달갑지 않지만그만큼 완벽한 연기적 호흡을 보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박민영에게 많은 것을 안겨다 준그리고 또 하나의 허들을 넘게 해 준 <김비서>. 그에게 이 작품은 어떻게 남았을까.

Q. 로맨틱코미디 첫 도전입니다어떤 경험으로 남았나요?

A.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코미디 장르를 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어요. 진중한 역할을 하는 것도 좋지만 모두가 웃으면서 임하는 촬영장만의 매력이 있잖아요. 다만 도전이라는 표현은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맡은 김미소라는 역할은 너무 완벽해서 부담스럽기까지 한 캐릭터인데, 웹툰의 완벽함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거든요. 어느 정도 비슷하게 느끼셨는지 모르지만 외적인 것에서부터 비슷해지려고 했고 연기하면서는 저 또한 그 친구의 매력에 끌리게 되더라고요. 멋진 캐릭터를 연기했기에 의미가 있죠. 

Q. 맞아요드라마를 보면 비주얼적 표현에 대해 고민하신 흔적이 보입니다일명 김미소룩이 굉장히 화제였잖아요박민영 씨가 스스로 아이디어를 낸 부분도 있나요?

A. 콘셉트 회의를 하면서 중점을 뒀던 게 헤어, 메이크업이었어요. 김미소와의 싱크로율을 높이자, 먼저 김미소처럼 보이지 않으면 팬들에게 반감이 생길 거다,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실 이영준(박서준)은 추후에 서사로 풀어나가면서 설명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김미소가 먼저 화제 역할로 나서야했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비슷해 보이려고 노력을 했어요. 다이어트도 했죠. 단순히 마른 게 아니라 꾸준히 자기 관리를 통해 만들어진 듯한 체형과 자세, 걸음걸이가 있어야 생명력이 생기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스커트도 주문 제작한 거고, 10종이 넘는 컬러로 드라마 내내 입었어요. 

Q. 드라마 쪽에서는 어쩌면 흔치 않은주도적인 여성 캐릭터예요. KBS2 <7일의 왕비이후 연기적인 호평을 받고 가장 물이 올랐을 때 딱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게 되셨네요.

A. 제 연기를 제가 평가하는 건 어려운 일이고요. (웃음) 분명한 건 <김비서> 현장이 너무 행복했어요. 창의력 스쿨에 가는 느낌이랄까요. 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배웠고 고민하고 또 풀어나가는 순간마저도 즐거운 거예요. 이런 역할, 이런 촬영장을 또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죠. 일단 제가 촬영장에서 스트레스를 한 번도 안 받았거든요.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고 오히려 꿈같았어요. 현장 스크립터가 저랑 동갑인데 종방연 때 저에게 ‘네가 너무 재미있게 연기하는 같아 좋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근데 정말 신이 났어요. 그래서 저에게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고. 연기적으로 커진 이 시점에서 김미소를 만나서 다행인 것 같아요. 

 

Q. 웹툰 원작 드라마의 좋은 선례로 남았지만사실 그간 실패 사례도 많았잖아요원작 팬은 물론원작이 낯선 드라마 팬층을 잡기 위한 전략이 있었나요?

A. 웹툰 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잖아요. 그렇기에 제작진과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의견을 냈던 게 ‘원작을 훼손하지 말고 그대로 가보자’는 거였어요. 이미지캐스팅 덕분도 있었지만 배우들 모두가 원작과 비슷하도록 노력을 했어요. 원작 팬들은 알겠지만 대사도 그대로 가져온 것들이 많고요. 사실 사건, 서사가 부족해서 원작에 이것저것 첨가하고 결국엔 원작까지 훼손시키는 경우도 있잖아요. 저희는 그걸 최대한 배제시킨 거죠. <김비서>에서는 10부까지 휘몰아치듯 모든 사건이 전개돼요. 그렇기에 11부~16부까지는 사실상 스토리가 비어보일 수 있거든요. 저희도 그걸 염두 했어요. 하지만 그동안 만들어놓은 전사가 있기 때문에 이영준, 김미소 두 사람이 대화를 하거나 밥만 먹어도 웃길 거라는 생각이 있었죠. 15부 같은 경우엔 두 사람이 한 번씩 취하고 끝나는데 그래도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 감독님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은 들어요. 

Q. 모든 배우가 이토록 열정을 쏟아부은 드라마인데정작 종영시점부터 두 주연 배우의 열애설로만 도배가 돼서배우로서는 조금 아쉬울 것도 같아요.

A. 신빙성 없는 자료들을 짜깁기 했는데 그걸 믿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만들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증거들이잖아요. 처음에는 웃어넘기려고 했는데 심각해지더라고요. 이 드라마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심적으로 미안한 하루를 보냈고,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최대한 구차해지려고 해요. 저를 꽂아줬다는 소문 역시 기분은 상하겠지만 그게 드라마에 큰 영향을 주진 않잖아요. 업계 관행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는 거고 그건 감독님이 기분 상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수많은 고민 끝에 조연 한 분 까지고 공들여 캐스팅 하셨겠어요. 정확하게 다시 말씀 드리면 안 사귀고요. 결혼도 안 해요. 집중되는 시선을 돌릴 수 있다면 드라마를 위해 저는 몇 번이나 구차해지며 변명하려고 해요. 

 

Q. 그렇다면 실제 연애&결혼 스타일은 어때요?

A. 저도 30대기 때문에 원하는 이상향과 일이 분리가 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상향을 찾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연기가 너무 좋았거든요. 연기가 제 일이잖아요. 미소처럼 연애를 하든 어떤 상황에 닥치든 연기를 떠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또 일과 결혼하겠다는 주의는 아닌데요. 결혼을 하긴 할 거고요. (웃음) 다만 모든 건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일이 너무 재미있으니까, 몇 년은 일에 푹 빠져서 살고 싶어요. <김비서>를 하면서 만족도, 성취감이 컸거든요. 이런 작품을 또 해보고 싶어요.

Q. <김비서>를 통해 느낀 만족감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A.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코미디가 처음이거든요. 다른 절 보고 웃는 게 너무 좋아요. 행복을 주는 웃음, 즐거움을 주는 웃음이 좋았어요. 또 김미소 역할을 하면서 제가 한 번도 답답했던 적이 없어요. 똑똑한 친구라 저 스스로 물음표가 뜬 적이 없고요. 그렇게 속 시원한 캐릭터를 맡아서 하다 보니 스트레스 없이 촬영할 수 있었어요. 좋은 캐릭터에 대한 중요성도 느꼈고요. 

Q. 긴 여운을 남긴 작품이라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A. 여운을 좀 더 즐기고 빠져나와야죠. 얽매이면 발전이 없으니까요. 길지 않은 활동 속에서 배운 게 있다면 넘어지고 다치고 구르고 해야 배우는 게 확실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야 박수를 받을 수도 있는 거고요. 단숨에 공짜로 얻어지는 건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또 넘어지고 해봐야죠.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한 번 표현해보고 싶긴 해요. 

 

Q. 드라마에서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아나가는 것에 비해 필모그래피가 상대적으로 비어있잖아요스크린 진출 계획은 없으신지요?

A. 드라마 끝내고 나서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사실 해보고 싶었는데 드라마 쪽에서 수요가 많았던 것도 있고 더 원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좋은 제안도 드라마 쪽에서 더 많았고 기회가 있을 땐 시간이 어긋나서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제가 특별히 영화를 싫어해서 안 한 건 아니고요. (웃음) 영화 쪽에서 흔히들 여성 캐릭터 기근이라고 하잖아요. 좀 더 좋은 캐릭터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은근히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하시는 편이죠공백기가 그리 길지 않더라고요.

A. 국내 작품은 1년에 하나씩 해야 한다는 주의예요. 연기를 안 하면 퇴보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1년에 한 작품은 꾸준히 하고 싶어요. 연기할 때 신나고 제가 연기를 또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요. 물론 쉬고 싶을 때도 있죠. 일주일 동안 뛰어다니고 술 먹고 너무 행복한데, 2주차부터는 뭔가가 빠진 느낌이 들어요. 그럴 땐 여행으로 허전함을 채웠는데 이젠 그것도 아깝고요. 연기적으로 쉬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Q. 올해도 4개월가량 남았네요. <김비서>를 통해 이룬 것이 많지만 한 해가 가기 전에 꼭 붙들고 있는 목표가 있나요?

A. 좋은 캐릭터를 만났으니 절반의 성공을 거뒀고, 다른 반은 다른 걸로 채워야하기 때문에 차기작을 만나서 일단 준비라도 하는 게 목표예요. 준비하는 과정도 신이 나거든요. 저는 대본도 시트지에 싸고 스티커도 붙여요. 그림도 그리고요. 여태 매 작품마다 그렇게 해왔어요. 이 작품을 사랑하고 싶고 보호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저만의 과정이에요. 그런 걸 보면서 행복함을 느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