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과 함께2" 이정재, 우정출연→홍보요정 된 사연
[인터뷰] "신과 함께2" 이정재, 우정출연→홍보요정 된 사연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8.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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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출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영화 안팎으로 엄청난 존재감이다. 비단 이정재가 <신과 함께> 시리즈의 대다수 프로모션에 참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극 속에서 이정재는 누구에게나 익숙하면서도 낯선 인물인 '염라'를 설득력 있게 구현해냈다. 판타지 속 인물이 이질적이지 않게 관객에게 스밀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25년 연기 내공이 주효한 덕분이다.  

최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정재는 염라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에 대해 “영화 안에서 이야기 안에서 중요한 캐릭터기 때문에 많이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염라 캐릭터가 좀 더 친근하게 소비될 수 있었던 건 하정우의 영향이 컸다고. 이정재는 “사실 (하)정우가 고맙게도 염라언니, 염라스틴 같은 닉네임을 붙여줘서 회자가 된 것 같다. 같은 소속 배우라 좀 더 챙겨주지 않았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정재는 올해 초 개봉한 1부 <신과 함께-죄와 벌> 당시부터 우정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극 속에서 우정출연 답지 않은 큰 존재감을 보인 것은 물론, 영화와 관련된 행사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 탓이다. 이정재는 “이번엔 언론 인터뷰에까지 참여하게 됐다. 브이앱도 하게 됐고 누구보다 열심히 (홍보)하게 됐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애초에 김용화 감독이 이정재 이름을 크레딧 어디에 놓느냐 고민이 많았던 걸로 안다. 사실 7~8번째 들어가야 할 완벽한 조연인데, 김용화 감독이 배려해서 우정출연으로 더 좋게 포장해주셨다”고 말했다. 

◇ 이정재 염라 보여줄 수 있는 시간 짧았다” 

11개월 간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을 동시에 촬영하면서 배우들이 전개 흐름과 감정선의 혼란을 겪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이었던 이정재는 오히려 순서대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분량이 적기 때문에 표현하는 데에 시간적 한계가 분명했고 제한된 시간 안에 주어진 이야기를 풀어내기 어려웠다는 고충이 있었다고.

이정재는 “이야기의 전체를 속속들이 알아야하고 그다음엔 연기 톤을 체크해야했다. 염라에 대한 표현 수위를 정해야하니, 대본 전체를 다 봐야했다. 염라 역시 천 년을 기다려온 인물이고 그가 가진 깊은 감정들이 있는데 너무 많이 표현할 수도,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인 거다. 다른 영화만큼 고민도 많았다. 분량이 적다고 해서 (역할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비주얼적으로도 염라를 훌륭하게 표현해낸 것에 대해서 이정재는 물론, 스태프들의 적잖은 노고가 숨어 있었다. 이정재는 “스태프들이 미리 12가지 CG 작업을 해주셨다. 이틀에 걸쳐서 4가지를 테스트해봤다. 영화에서는 화관을 쓴 모습과 머리를 늘어뜨린 모습 두 가지를 선택했다. 원래는 둘 중 하나만 하기로 했는데 김용화 감독이 두 가지 모두를 마음에 들어 했다. 본인이 관장하는 재판에서는 격식의 의미로 화관을 쓰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머리를 늘어뜨리는 걸로 결정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 “<오 브라더스때부터… 김용화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

이정재는 당초 김용화 감독과의 친분과 의리로 <신과 함께> 시리즈에 선뜻 이름을 올렸다. 그는 김 감독에 대해 “막역한 동료 중에선 베스트”라고 지체 없이 이야기했다. 두 사람이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03년 영화 <오 브라더스>. 이정재는 김용화 감독과의 작업 경험이 연기 인생의 방향을 바꿔주는 큰 역할을 했다고 회상했다. 

“<오 브라더스> 때 느낀 바가 참 많았다. 내가 새로운 연기를 하게 된 계기라고도 생각한다. 당시 리허설 때 대본리딩에 갔는데 갑자기 내가 너무 옛날 배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김용화 감독이 원하는 템포의 호흡과 내 연기 템포의 호흡이 달랐다. 김용화 감독이 추구하는 템포가 맞다는 걸 강하게 느끼면서 내가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주일 간 연습실을 빌려서 (김)범수 형, 김용화 감독과 같이 셋이서 스탠딩 리허설을 했다. 하루에 5~6시간을 같이 있으면서 비로소 낡은 옷을 벗은 것 같더라. 김용화 감독에겐 항상 고마운 감정이 남아 있다.” 

김용화 감독과는 남다른 애정과 인연으로 묶인 관계지만 <신과 함께> 우정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땐 남로를 우려와 걱정도 있었다고. 이정재는 “몇 주 상간으로 동시 개봉하는 거면 모르겠는데 6개월 이상 개봉 텀을 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걱정이 됐다. 만에 하나 1부가 잘 안 됐을 때 2부 개봉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 양반이 이것저것 시키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이번엔 거절을 못하겠더라. 그래서 함께 하게 됐다”고 허허 웃었다.

◇ 이정재가 끊임없이 연기 변신을 하는 이유

<오 브라더스>, 그리고 김용화 감독의 만남을 통해 이정재는 자신의 그릇을 넓혀나갔다. 눈에 띄게 연습량이 늘었다는 점이 기존의 이정재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이었다. 연기의 유연성도 늘었다.  자기 주관을 갖고 묵묵히 연습할 때도 있는가하면, 자유로움을 연기할 땐 현장에서 오는 즉흥적인 느낌에 좀 더 의존했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판 삼아, 이정재는 캐릭터의 스펙트럼도 넓힐 수 있었다. 전작에서의 이미지와 최대한 멀리 달아나 새로운 역할을 맡는 것은 이제 이정재의 연기 소신으로 자리 잡혔다.

“<하녀>에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면 차기작 <도둑들>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왔고 <신세계>에서 최대한 연기적 표현을 자제하는 역할을 맡았다가 <관상>에서는 에너지를 마구 뿜어냈다. 그러다가 가볍게도 한 번 가보자는 생각에 <빅매치>에도 출연했다. 그렇게 <암살>, <대립군> 등을 거쳐서 염라라는 판타지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맡았다. 조만간 개봉할 <사바하>에서는 껄렁한 목사로 나올 예정이다.” 

벌써 연기 경력 25년째. 요즘 현장에서 이정재는 자연스럽게 선배 대접을 받는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안성기 등 훌륭한 영화인들에게 배웠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나 역시 그만큼, 그 이상으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고. 금세 잊힐 몇 마디 조언보다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정재는 “나름대로는 항상 노력하려는 편이다. 단순히 젊어보이기 위한 외적인 노력이라기보다는 연기적으로 새로운 걸 보여드리려는 노력이다. 그게 대중들 눈에도 보인다면 감사한 일”이라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Editor 박주연 Photo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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