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커진 "신과 함께2", 1부는 거들 뿐
[리뷰] 더 커진 "신과 함께2", 1부는 거들 뿐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7.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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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죄와 벌에 이어 2부 인과 연이라는 부제를 달았다용서와 구원이라는 큰 키워드 안에서 천 년에 걸친 저승 삼차사의 인연이 그려졌다. 1부에서 맛보기로 등장했던 숨은 이야기들이 잔가지를 드러내면서 하나의 유기적인 스토리로 엮였다서사도 드라마도유머도 더욱 쫀쫀해졌다. “1부는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김용화 감독의 남다른 자신감을 증명할 수 있는 140분이었다완성도를 높이고 더욱 몸집을 부풀린 <신과 함께-인과 연>. 과연 1부가 기록한 1440만 관객 동원이라는 대기록을 뛰어넘고 극장가에 흥행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줄거리드디어 밝혀진 천 년 전의 비밀 

전편에서 자홍(차태현)을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는 환생을 앞두고 1부에서 원귀로 등장했던 수홍(김동욱)의 귀인 재판을 요구한다. 염라대왕(이정재)은 저승의 질서를 어기지 말라고 이를 반대하지만 강림(하정우)은 자신의 차사직까지 내려놓으며 간청한다. 결국 수홍의 귀인 재판을 승낙하는 대신 성주신(마동석)이 지키고 있는 허춘삼(남일우) 할아버지를 데려오라는 조건을 건 염라대왕. 강림은 수홍과 함께 저승에서 지옥재판을 이어나가고 해원맥(주지훈)과 이덕춘(김향기)은 이승으로 내려가 성주신을 만난다. 

140분 러닝타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저승 삼차사의 천 년 전 인연이다. ‘인과 연’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저승 삼차사는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질긴 인연으로 엮여있다. 일찍이 저승 삼차사를 알고 있던 성주신이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영화는 반복되는 플래시백으로 이들의 과거를 조명한다.

1부가 모성애로 원초적인 눈물샘을 자극했다면 2부는 사부곡에 가깝다. 저승 삼차사 중에서 유일하게 강림만이 과거의 기억을 안고 있었던 이유, 천 년 전 해원맥·이덕춘과의 인연, 그리고 염라대왕이 품고 있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응축된 감정선을 후반부에 폭발시킨다. 물론 1부 때처럼 대놓고 관객들의 눈물을 노리진 않지만 2부에서도 여전히 뒷심에 주력한다. 용서와 구원으로 켜켜이 쌓아 올라간 서사는 영화 말미에 괜히 코끝을 시큰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주제의식_ “나쁜 사람은 없다다만 나쁜 사정만이 있을 뿐” 

<신과 함께-인과 연>은 1천 년 고려와 현재를 오가면서 희망이 사라진 시대의 모습을 조망한다. 갈 곳 없이 떠도는 고려시대 여진족 난민, 철거촌에서 악착같이 버티는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타인의 목을 베는 장수, 신도시 개발을 위해 노인을 길에 내모는 철거반. 살아생전 이덕춘의 말처럼 이들에게도 각자의 입장이나 사연이 있고, 마동석의 혼잣말처럼 ‘나쁜 사람은 없고 나쁜 사정만이 있을 뿐’인 것이다. 각 시대상을 꼼꼼하게 풀어 나가다보면 저마다의 미움과 그로 인한 배신, 그 뒤에 밀려오는 후회와 참회, 용서까지 단단하게 결속된 이들의 인연과 숨겨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연출담백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1부에서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반면 한국영화의 고질적 한계로 언급됐던 신파요소는 2부에서 거의 배제됐다. 인물 간 관계는 보다 간결하고 담백하다. 천 년 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오가는 다소 산만한 구성에도 적절하게 유머코드와 비장함을 배치했고 1부에서 한 차례 검증됐던 지옥의 스펙터클함을 볼거리로 내세워 보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국내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담대한 시도도 이뤘다. 수홍과의 지옥 재판에서는 수십마리의 랩터부터 티라노사우루스 모사사우르스 등 공룡 CG가 등장한다. 김용화 감독은 수홍의 상상이기에 가능했던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고 때 반신반의했다. 한국 지옥에 공룡은 좀 그렇지 않느냐는 말도 했다. 영화에서는 엔터테이닝이 필요하고 그게 잘 표현된다면 수홍이 생각해낸 파편적인 이미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인면 물고기, 호랑이, 늑대 등 수준급 동물 CG가 눈을 사로잡았다. 

1부에서는 지옥 재판이라는 세계관을 구축하고 CG로 이뤄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한국형 판타지 장르를 개척,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지만 서사적인 공백까진 채울 수 없었다. 2부의 촘촘한 서사와 진행 구성은 1부에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부에서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들이 2부에서 모두 해소된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신과함께 시리즈의 후속보다는 심화 개념에 가깝다. 이는 1,2부 동시촬영이라는 신 도전으로 이뤄낸 값진 결과다. 도박에 가까웠던 도전은 결국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무비 브랜드를 형성했고, 영화 말미의 쿠키 영상에서 가시화된 <신과 함께> 다음 시리즈를 더욱 더 기대케 만든다. 

연기주지훈과 마동석의 기막힌 앙상블 

1부가 김동욱의 재발견이라면, 2부는 주지훈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부에서 다소 가벼운 캐릭터로 시종일관 분위기를 띄우던 해원맥은 2부에서 이야기의 제법 큰 줄기를 담당한다. 까불까불한 지금의 해원맥 모습 뒤로, 누구나 두려워하는 고려 장수의 해원맥이 적잖은 갭을 형성하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1부의 쿠키 영상에 등장한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불러 모았던 마동석 또한 기대만큼의 제 몫을 해낸다. 특히 주지훈과 마동석이 주고받는 유머 코드는 여러 번 관객들의 웃음을 터뜨린다. 염라대왕의 이정재는 우정출연 그 이상의 존재감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김동욱, 하정우, 김향기 등 모두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신과 함께>라는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한다.

포인트! 쿠키 영상은 총 2개니 절대 먼저 일어서지 말 것!

평   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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