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배우는 배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박정민
"뭐든 배우는 배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박정민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6.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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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피아니스트가 되겠어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준비하던 중 만난 배우 박정민은 자기도 모르게 툭 이 말을 뱉었다. 6개월동안 쉼 없이 피아노 연습을 하던 그는 손가락이 부르틀 정도였다. 극중 자폐아이면서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의 재능을 가진 오진태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지 않았다. 오롯이 피아노 연습에 매진했다. 그 결과는 영화 속에 완벽히 빛났다. 

평단은 자폐아와 천재 피아니스트 연기를 완벽히 선보인 박정민을 향해 끝없는 찬사를 보냈다. 자신은 부족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대중과 평단은 그의 연기력을 높여세웠다. 이는 박정민이 어떤 역할이든 작은 기술마저도 완벽히 무장하고자 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그가 충무로에서 무엇이든 배우는 배우로 통하는 출발선은 영화 <동주>다. 송몽규로 캐스팅 되자 박정민은 학구열을 높였다. 송몽규가 왜 목숨을 걸고 싸웠는지, 상식선에서 크게 이해가 되지 않자 당시 생활상에 대한 기록물들을 엄청나게 읽었다. 공산주의에 대한 이해는 물론 당시 러시아 역사의 배경까지 침투한다. 공부를 해도 도무지 잡히지 않는 송몽규 캐릭터 때문에 사비를 들여 중국 북간도에 있는 송몽규의 묘소까지 찾게 된다. 그 치열한 고민과 노력은 그에게 엄청난 깨달음을 안겨준다. 

"부끄러웠어요. 저는 연기를 잘 하려고만 했어요. 묘소가 초라하다고 할 수도 있어요. 거기서 많이 울었어요. 내 욕심을 위해 공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때 그 곳에서 열사를 온전히 보여주는데 전념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박정민)

그 처절한 부끄러움을 통해 탄생한 송몽규는 지금의 박정민을 있게 한 작품이다. 그 때부터 박정민은 완벽한 연기를 위해 타협점 없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작품에 대한 태도가 <변산> 학수라는 래퍼에서도 드러난다. 평소 랩을 좋아했던 그는 이번에 랩을 제대로 배웠다. 약 1년 간 피아노를 배운 것처럼, 송몽규 시대의 역사를 학습한 것처럼 랩을 배웠다. 

프로듀싱을 도와준 래퍼 얀키에게 자주 찾아가 도움을 받았다는 그는 "진짜 가수처럼 지냈다. 마치 앨범 하나를 내는 사람처럼 살았다. 그런 과정이 있다 보니까 노래 하나하나에 애착이 가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인정할 만큼 노력했고, 작품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랩을 넘어서 극중 인물 학수의 심정을 담은 가사까지 직접 작성했다. 배우의 영역을 확장하다 못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배우로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고민의 흔적은 자신에 대한 가혹함에서 출발한다. 박정민은 "나는 나에게 관대함이 부족하다. 밖에서는 박정민이 자리잡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내 영화를 보면 화가 난다. 여전히 나의 부족함이 보인다. 영화를 보고도 잠을 잘 못잤다"고 말했다. 연기에서만큼 만족감을 모른채 달려나가다보니 본인에게는 부족하게 보이겠으나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은 훌륭하다 말할 수밖에 없는 연기가 나오는 것 아닐까. <변산> 시사회 이후 박정민을 향한 찬사는 <동주>, <그것만이 내세상> 때와 마찬가지로 극찬일색이다. 

그의 다음 행보는 <타짜3>다. 영화 <그물> 이후 2년 만에 나오는 류승범과 짝을 이룬다. 워낙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허영만 화백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벌써 기대감이 높다. 조승우가 뛰어난 화투 기술을 발휘한 것처럼 박정민 역시 뛰어난 감각의 카드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력하고 연구하는 배우의 표본이 되고 있는 박정민, 적당한 타협이 없는 그이기에 어떤 작품에서든 관객들의 기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 갓 서른을 넘긴 그가 연기를 향한 애티튜드만큼은 많은 배우들이 배워야 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PHOTO 메가박스 플러스엠,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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