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3편을 위한 수수께끼
[리뷰]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3편을 위한 수수께끼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6.27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카리오> 시리즈의 첫 편인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2015)는 국내에서는 비록 15만여 관객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동훈, 류승완, 김지운 감독 등 국내 최고의 감독들이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눈을 자극하는 액션 없이 엄청난 긴장감을 통한 몰입도로 깊이 있는 작품을 즐기는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3년이 지나 <시카리오:데이브 오브 솔다도>, 2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결이 다른 긴장감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전작과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가진 이 영화는 전편과 비슷한 농도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전작에서는 케이트 메이서(에밀리 브런트)의 시선으로 맷(죠시 브롤린)과 알레한드로(베니시치 델 토로)를 지켜봤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맷(죠슈 브롤린)과 알레한드로가 전면에 나선다.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영화가 흘러가나 전편보다 불친절하다 못해 비밀을 숨기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3편을 위해 수수께끼를 심어두는 느낌이다.

감독은 드니 빌뇌브에서 스테파노 솔리마로 교체됐으나, 극본을 집필한 테일러 쉐리던은 변함이 없다. 해외 유수의 평단은 그의 비판의식과 사실주의적 각본에 여전히 환호하고 있다. 전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케이트 메이서가 사라지고, 아역 이사벨라 모너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수장 카를로스 레예스의 딸로 이사벨로 레예스로 분해 작품의 새로운 중심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어린 소녀가 한 숨의 떨림마저도 훌륭했던 에밀리 브런트의 공백을 메웠다는 평가다.

줄거리_새로운 복수의 서막 

미국의 텍사스 국경도시의 한 마트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자신의 목숨을 건 테러리스트들이 자폭을 자행하면서 수 많은 무고한 생명이 죽임을 당했다. 테러리스트들의 입국 경로를 추적한 결과 이들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운영하는 밀입국 조직을 통해 미국에 숨어든 사실을 파악한다.

미국 정부는 마약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 카르텔 전문가 맷을 영입하고, 맷은 곧바로 임무에 착수한다. 맷은 멕시코 내의 양분된 카르텔 조직간의 전쟁을 유도하고 미국이 개입할 명분을 쌓는다는 작전을 세운다. 그 과정에서 전편에서 호흡을 맞춘 알레한드로를 합류시킨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멕시코 카르텔의 보스 이사벨라 레예스를 납치하는 동시에 납치한 조직을 다른 카르텔인 척 속인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계획대로 이사벨라 레예스를 납치하지만, 카르텔 조직으로부터 매수된 멕시코 경찰의 배신으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한 팀이었던 맷과 알레한드로는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된다.

주제의식_3편을 봐야만 평가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롭게 찾아오는 건 전편에서 복수를 위해서는 한 마리의 늑대가 돼 법의 테두리마저도 무시했던 알레한드로에게 감정이 생겼다는 점이다. 알레한드로는 이사벨라 레예스를 죽이라는 맷의 명령에 단호히 "NO"를 말하며 미국 정부와 대척점에 서게 된다.

전편에서 법과 제도를 강조했던 케이트 메이서의 윤리의식은 범죄가 혼재하고 법이 무시되는 공간에서는 어린 양이 되어버려 늑대들의 밥이 되는 무가치함이라고 일갈해버린데 반해 이번 작품에서는 3편을 위해 많은 것을 감춰두는 듯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다.

전작에서 자신의 아내와 딸을 살해한 조직의 보스 뿐만 아니라 그 아들 둘과 아내까지 망설임없이 사살하며 늑대들의 도시에서는 늑대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온 몸으로 설명한 알레한드로가 원수의 딸에게 측은지심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캐릭터의 색을 달리하는 지점이다. 알레한드로는 끝내 이사벨라 레예스를 구하려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피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늑대가 어떻게 '긍휼'이라는 감정을 갖게 됐는지, 그 변화에서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는 3편이 나와야지만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출_짧고 간결한 액션, 숨막히는 긴장감은 여전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가 가장 호평받았던 지점은 극 사실주의적 액션이다. 요란하게 펑펑 터지는 액션과 달리 빠르고 짧고 간결하게 승부가 결판나는 부분과 그 순간까지 이어질 때의 긴장감을 높이는 카메라 워킹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다.

이번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역시 전작의 깊이있는 긴장감과 몰입도는 이어간다. 계획을 짜놓고 숨죽이며 기다리다 단숨에 적의 목줄을 물어버리는 듯한 액션신은 여전히 높은 완성도를 지닌다.

다만 이번 영화에서는 알레한드로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중간중간 감정의 깊이를 더하는 느린 템포의 신들도 보여진다. 전작의 팽팽함을 원했던 팬들에게는 이 지점의 느슨함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겠으나, 3편을 위한 교두보라는 지점에서 아직 어떤 평가를 내리기엔 일러보인다.

연기_늑대가 된 배우들의 연기 

맷은 여전히 미국의 장사꾼 같은 교활한 이미지를 고수한다.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 계획대로 작전이 이뤄지든, 반대로 작전이 틀어지든 그의 판단은 언제나 빠르고 냉철하다. 알레한드로와 대척점에 서게 될 때의 미묘한 표정 변화는 죠슈 브롤린이 얼마나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인지 알 수 있다.

베니치로 델 토로가 연기한 알레한드로는 짐승의 포스를 유지한다. 감정이 생겼다고는 하나 마지막 장면에서 터져버리는 짐승스러움은 엄청난 명장면으로 뇌리에 각인된다. 대사가 기본적으로 원체 적은 그는 그저 표정만으로 관객을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다.

놀라운 연기는 이사벨라 모너다. 마피아계에서는 공주로 통할 수밖에 없어 되바라진 이사벨라 레예스를 연기한 이사벨라 모너는 알레한드로와의 교감이 쌓이는 과정의 감정을 정확하게 묘사한다. 특히 알레한드로와 위기에 빠졌을 때 나오는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은 마치 관객을 그 공간으로 밀어넣는 느낌을 자아낸다. 엄청난 재능파 연기자라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세 배우들은 마치 하나의 늑대가 된 듯 인간 본성의 그 깊은 절정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서로가 서로를 물고 물리는 짐승들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처음과 끝이 명확한 전작과 비교했을 때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2편이 3편을 위한 장치라는 점을 미뤄봤을 때 3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카리오 팬들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이며, 범죄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첫 편부터 시작해야 하는 명작으로 보인다. 잔인하거나 충격적인 장면은 많지 않아, 이런 류의 작품을 두려워하는 관객에게도 볼만한 영화다.

한줄평:짐승 그 자체, 베니치로 델 토로 

별점:★★★★★★★(7/1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