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이젠 주류가 되다 1인 미디어에 뛰어드는 연예인들
비주류, 이젠 주류가 되다 1인 미디어에 뛰어드는 연예인들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7.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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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가 이제는 문화의 중심이 됐다. TV 편성표 밖에서 보다 높은 화제성을 독점하는 콘텐츠들이 생겨나고 억대 수익을 올리는 스타 BJ(Broadcasting Jockey), 유튜버가 등장했다. 최근에는 연예인들도 자신의 채널을 개설하고 직접 기획, 제작, 출연, 홍보하며 동참하고 있다. 방송국에서 마냥 불러주기만을 기다리던 그들에게 새 돌파구가 된 1인 미디어의 현주소와 명과 암을 짚어봤다. 

Photo 아프리카TV · 유튜브 방송캡쳐 YG엔터테인먼트 · 컨텐츠랩 비보 ㅣ

Illust Prosymbols · Freepik

 

 

인생 제2막? TV에서 독립한 연예인들

대도서관, 보겸, 허팝, 양띵, 포니, 밴쯔…. 기성세대들에게 생소한 이 이름들은 요즘 내로라하는 국내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이다. 이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수만, 수백만 명에 육박한다. 2017년 3월, 닐슨코리안클릭 집계에 따르면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Z세대(13세~24세)의 유튜브 이용 비율은 무려 85%다. 초등학생들이 장래희망으로 연예인이나 아이돌 대신 크리에이터를 꼽는 세상이 됐다.

재미있고 돈이 되고 사람들까지 모이니, 연예인들도 자연스럽게 이 시장에 발을 들이는 추세다. 네임밸류 이점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연예인이라고 해서 모두 성공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눈 높은 시청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흥미롭고 독창적인 제작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난해 9월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연예인 크리에이터’행사에서 개그맨 김기수는 “1년 정도는 이 방송 체계에 익숙해져야 한다. 직업적으로 유튜버가 될 각오를 하지 않고, 그저 연예인이니 쉽게 구독자 수를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실패한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국내에 보기 드문 남자 뷰티 유튜버라는 시장을 개척해 구독자 10만 명을 끌어 모으는 등 대표적인 연예인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을 했다.

또 다른 좋은 선례로는 송은이와 유병재가 있다. 송은이는 팟캐스트의 한 코너였던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 지상파 정규편성 쾌거를 이뤘다. <더블V>, <판벌려> 등 꾸준히 웹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으며 제작자로서의 경쟁력이나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유병재는 1인 미디어, SNS를 가장 영리하게 활용하는 이다. ‘농담집 블랙 하우스 출간 기념 낭독의 발견’, ‘문학의 밤 유병재 굿즈 쇼케이스’, ‘대실망 물물교환전’ 등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 누리꾼들의 즉각적인 참여와 반응을 이끌어냈다. 최근 SNS에서 유병재가 주최한 ‘유병재 그리기 대회’에는 4,300점에 육박하는 누리꾼 응모가 이어졌다. 유병재는 13점의 수상작을 직접 선정해, 그의 스탠딩코미디 ‘B의 농담’ 관객에게 전시회 형태로 공개했다.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 다양한 시도를 이뤄내고 콘텐츠 상생의 시너지를 얻는 좋은 사례다.

 

 

Z세대(Generation Z): 1995년 이후 출생하여 2000년 초반 정보기술(IT) 붐과 함께 유년 시절 부터 디지털미디어에 노출된 세대 즉 13~24살. 통계청 2016 추계인구의 15%를 차지한다.

배우 강은비와 그룹 엠블랙 출신 지오는 아프리카TV BJ로 전향해 얼마간 화제성을 싹쓸이 했다. 지난해 10월 BJ로 등장해 반향을 일으켰던 강은비는 먹방, 스포츠, 게임 등 어디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들을 다루며 시청자들과 밀접하게 소통 중이다. 지오는 올해 2월 BJ로 전향했다. “연예인을 하면서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느낀 적이 많았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던 지오는 연예 활동 당시 겪은 생생한 비하인드를 방송으로 다뤘다. 연인 최예슬과 동반 방송을 꾸미는가 하면, 가창력을 내세운 노래 콘텐츠들도 꾸준히 유튜브에 게재하고 있다. 그는 “시청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노래하면서 즐겁게 방송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오는 단기간 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아프리카TV BJ로도 화제가 됐다.

이밖에도 에프엑스 루나(루나의 알파벳), 개그맨 김준호(얼간 김준호), 강유미(좋아서 하는 채널), 악동뮤지션 수현(모찌피치) 등 연예인들이 1인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강은비, 셀럽파이브, 김준호, 지오. 강은비와 지오는 아프리카TV BJ로 새롭게 명성을 얻고 있으며 송은이가 기획한 개그우먼그룹  셀럽파이브는 음악방송에 출연하고 단독화보를 진행하는 등 적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준호는 재기발랄한 콘텐츠 제작으로 ‘뼈그맨’ 찬사를 받고 있다. 

 

대박이냐, 쪽박이냐… 1인 미디어의 수익  

“월 매출 5,000만원 넘게 번다” 최근 예능과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준 연예인급으로 화제를 모은 뷰티 유튜버 이사배의 발언이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150만 명을 기록한 그녀는 “100만 명 돌파 당시 부모님에게 집을 선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독자 34만 명을 넘어선 개그우먼 강유미 또한

“많이 벌 땐 두 달 동안 5,000만 원을 번 것 같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미디어 업계 추산으로 국내 시장에서 매달 2500만 명의 사용자가 257억 분(모바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2018년 2월 기준) 가량 유튜브에 머물며 콘텐츠를 즐긴다. 유튜브 측이 광고 수익을 어떤 비율로 배분하는지 공개한 적은 없지만 통상 유튜브 45, 유튜버 5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에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녹여 부가적인 광고 수익을 창출한다. 광고 수익은 구독자수, 시청시간, 이탈률 등을 종합해 책정된다. 이사배는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유튜브) 수익 창출 구조가 굉장히 복잡하다. 나오는 조회수 대비 수익이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인터넷방송갤러리’ 등은 일주일 간 BJ가 아프리카TV에서 받은 별풍선을 집계해 수익 순위를 매겼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오는 3월 1일부터 일주일 간 별풍선으로 약 2,759만원을 환전하며 1위에 올랐다. 아프리카TV는 시청자들이 BJ에게 보낸 별풍선에서 일정 부분 수수료를 제하고 BJ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디시인사이드 인터넷방송갤러리]

반면 강은비는 29위에 머무르며 700만 원을 환전했다. 해당 집계에서는 화제성에 비해 다소 주춤하는 듯 보이나 강은비는 지난해 10월 BJ 데뷔 이후 4개월 연속 수입 10위권 내에 포함되기도 했다. 1, 2월 연속 월간 수입이 4위까지 치솟았던 적이 있으며 일일 1000만 원대 수익이 발생한 날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성실하고 꾸준하게 방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고정 시청층 확보 및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반응이다.

 

고삐 풀린 1인 미디어,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요? 

자신 있고 관심 있는 분야를 규제 없이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대중들에게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연예인들에게 1인 미디어는 더 없이 매력적일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 연예인 할 것 없이 뛰어든 탓에 1인 미디어 시장은 금세 포화상태가 됐다. 고수익 크리에이터가 될 때까지 입지를 다지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청자 모시기’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들이 나오는 이유다. 지오 또한 소녀시대 태연과의 평범한 일화를 다루면서 ‘데뷔 전 SM모 그룹의 그녀와’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써 일부 팬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는 모호하다.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큰 유행을 모았던 ‘급식체’를 비롯해 현재까지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일부 유행어들의 시초는 개인방송이 출발점이었다. 1인 미디어나 크리에이터들이 Z세대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무시 못 할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모바일이나 영상 콘텐츠 자체가 생소한 기성세대들은 이를 제지할 방법을 모른다. 고작 “핸드폰 좀 적당히 하라”는 두루뭉술한 잔소리를 할 뿐이다. 모바일 내 어떤 콘텐츠가 어떤 형식으로 아이들에게 노출되고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부랴부랴 가이드라인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또한 기성세대다 보니, 발의된 대부분의 법안들이 1인 미디어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례로 개인 방송은 2015년부터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해, 불법·유해 정보나 선정적인 콘텐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백 개의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모든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규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금지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1인 미디어의 가장 큰 장점인 ‘제약없음’을 규제해버리면 특유의 특징, 매력이 반감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크리에이터들의 자율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자극적인 것들이 ‘먹힌다’는 단발적이고 1차원적인 사고를 벗어나 콘텐츠의 장기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유재석은 몰라도 도티는 안다”는 한 초등학생 말처럼,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대통령 급으로 군림하는 유튜버 도티가 좋은 예다. 도티는 교육과 게임을 혼합해 유익한 방송을 진행,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크리에이터가 됐다. 1인 미디어의 순기능이다.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할수록 1인 미디어 시장은 건강하고 더 견고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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