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션스8, "걸크러쉬" 딱 그 느낌만…
[리뷰] "오션스8, "걸크러쉬" 딱 그 느낌만…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6.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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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 브라더스

케이퍼무비 대중화의 시초가 되는 <오션스 일레븐>(2001)이 개봉한지 벌써 17년이 지났다. '고품격 도둑질'이라는 키워드로 묘한 스릴감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케이퍼무비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다. 국내에서는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 <도둑들>이 케이퍼무비의 맥을 자랑한다.

주요 출연진이 여성으로만 구성된 <오션스 일레븐>의 스핀오프 영화 <오션스8>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산드라 블록을 중심으로 케이트 블란쳇, 사라 폴슨,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리한나, 민디 캘링 등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조지클루니, 멧 데이먼 중심에 캐서린 제타존스, 줄리아 로버츠 등이 출연한 전작과는 다른 궤를 보인다.

영화는 여성 중심의 걸 크러쉬와 함께 아기자기한 기술로 1500억에 해당하는 목걸이를 훔치려 하는 내용을 그린다. 매력 있는 배우들의 도둑질을 통한 화려한 볼 거리도 있고, 여성 배우들만의 강렬한 인상이 엿보이나 케이퍼 무비가 갖고 있는 쫄깃함, 스릴감은 제공하지 못한다. '걸크러쉬' 딱 그 느낌뿐이다.

줄거리_S급 배우 목에 걸린 최상급 목걸이를 훔쳐라

데비 오션(산드라 블록)은 전작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의 동생인 설정이다. 대니 오션은 생을 마감했다. 5년간의 수감생활을 가석방으로 마친 데비 오션은 45달러로 호화로운 호텔 생활을 하는 천부적인 거짓말의 재능을 뽐내면서 시작한다. 곧 오랜 친구인 루(케이트 블란쳇)를 만나 1500억원 가치의 목걸이 투생를 훔치겠다는 큰 그림을 설명한다. "단 8명만 있으면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데비는 루와 목걸이를 훔치기 위한 동료들을 한 명씩 모으기 시작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패션 행사인 메트 갈라쇼의 호스트이자 톱스타인 다프네(앤 해서웨이)의 목에 투생을 걸고 이를 현장에서 훔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지하 깊은 곳에 숨겨 놓은 투생을 꺼내 다프네의 목에 거는 역할을 맡은 패션 디자이너 로즈 바일(헬레나 본햄 카터)은 엄청난 부자였으나 사업이 망하면서 빚더미에 앉은 인물이다. 절실히 돈이 필요한 덕에 범죄단에 합류한다. 보석 전문가로서 투생을 완벽히 해부하는 역할은 아미타(민디 캘링)가 맡으며, 다이아몬드를 현금으로 바꾸는 전문가 태미(사라 폴슨), 미술관의 정교한 보안 체계를 뚫어줄 해커는 나인볼(리한나), 눈보다 손이 빠른 소매치기 콘스탄스(스타 아콰피나) 역시 ‘돈’이라는 한 목적으로 데비와 루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범죄단은 많은 눈이 널려있는 미술관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의 목에 걸린 1500억원의 목걸이를 훔쳐낼 수 있을까. 그런데 데비는 왜 꼭 이 목걸이를 훔치려 하는 걸까.

연출_다소 밍밍한 고품격 도둑질의 맛

투생을 훔치기 위해 모인 이들은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완벽히 처리해야만 한다. 대부분 케이퍼 무비는 예상한대로 잘 진행이 되다가, 갑작스러운 배신 또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 등으로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새로운 결말로 마무리되곤 한다. 이것 또한 케이퍼무비만의 묘미다.

그 반면에 <오션스8>은 기대한대로 혹은 예상한대로 모든 것이 물 흘러가 듯 완벽히 진행된다. 특별한 반전도 없으며, 모든 것이 휙휙 이뤄진다. 갈등이 깊지 않고, 위기감이 적다보니 가슴을 움켜지게 하는 스릴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한 편의 즐겁고 재밌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매력 있는 여성 배우들의 맹활약과 화려한 도둑질의 맛은 살아있으나, 장르적 특성의 매력은 느끼기 힘들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돈보다는 복수를 하기 위해 이러한 큰 그림을 짠 데비가 주는 메시지도 딱히 전달되지 않는다. 영화의 상품적인 면만 부각되는 작품이다.

연기_산드라블록의 카리스마, 앤 해서웨이의 능청

산드라 블록을 중심으로 한 모든 배우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제 몫을 다하는 기분이다. 리더인 데비 역의 산드라 블록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위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이끌어간다. 거짓말을 할 때에도 분위기로서 상대를 압도하는 장면들은 산드라 블록이기에 가능했던 모습이다.

특히 눈에 띄는 배우는 앤 해세웨이다. 앤 해서웨이는 다소 헤프기도 하고, 백치미의 매력을 보이기도 하는 다프네를 굉장히 자연스럽게 묘사한다. 1500억원의 투생을 목에 걸 때 숨을 가쁘게 쉬는 모습이나, 예쁘다는 말에 헤벌쭉 웃는 모습, 후반부에서 강렬한 인상까지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히 해낸다.

루 역할의 케이트 블란쳇은 적절한 수위의 카리스마를 유지하며, 연기파 배우로 불리는 사라 폴슨은 재기발랄한 매력을 드러내고, 세계적인 슈퍼스타 리한나는 레게머리 해커의 시크함을, 스타 이콰티나는 4차원 느낌의 소매치기범의 독특함으로 각각 캐릭터의 색깔이 충분히 드러난다.

무더워지는 여름 두 시간의 킬링타임용으로는 크게 무리가 없는 영화다. 엄청 재밌고, 신나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까지는 아니나 그렇다고 부족함이 넘치는 영화도 아니다.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연인과 친구와 보기에 적절하다. 빠른 리듬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50대 이상의 관객에게도 추천할만 하다. 다만 케이퍼 무비의 맛을 기대하거나, 전작의 매력에 푹 빠진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개봉은 6월 13일, 상영시간은 110분.

한줄평:맛이 없지는 않는데 좀 심심해

별점:★★★★★☆(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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