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금처럼만, 류준열
늘 지금처럼만, 류준열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7.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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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부지런한 배우가 또 있을까. 류준열이 영화 <독전>으로 서둘러 다시 관객들을 만나러 왔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는 결이 180도 다른 악역 변신이 신선하다. 그의 이름 앞에 붙는 ‘바른 생활’ 수식어처럼  묵묵히, 배우로서의 정도를 걷고 있다. 쾌활하지만 차분하고, 열정적이지만 들뜨진 않는다. 흔한 칭찬에도 쉽게 동요되는 법이 없다. 늘 지금처럼, 한결같은 류준열의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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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다작배우? 충무로 ‘소준열’ 탄생!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류준열의 해로 꽉 채워질 듯하다. <독전> 프로모션 활동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차기작 <뺑반>과 <돈>이 차례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작 본인은 “내가 스크린에 나오는 모습이 두렵다”고 했지만 이 같은 겸손함과 자기검열이 류준열을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었다. <독전> 개봉을 코앞에 두고 “관계자들 반응은 좋은데, 관객들이 좋아해주실 지는 모르겠다”며 하루하루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보내고 있는 류준열을 5월 끝자락에 만났다.

영화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 극중 류준열은 버려진 조직원 락이자, 열혈 형사 원호(조진웅)의 하나뿐인 조력자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감정의 진폭이 거의 없고 대사보다 눈빛이나 표정으로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 인물이라, 연기하기 이만저만 힘든 현장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렇기에 <독전>이 유난히 잔상을 떨쳐내기 힘든 특별한 현장이었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Q. <독전> 시나리오를 받고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들었다.

A, 먼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대사도 없고 감정표현도 없어서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처음에는 이해영 감독님과 이견이 있어서 NG도 내고 대화도 많이 했다. 감독님이 요구한 건 ‘감정적으로 충실하고 가슴에 담아서 스크린에 묻어나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내가 그걸 덜컥 알아들을 수 있는 깜냥을 가진 배우가 아니지 않나. 애를 먹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되더라. 어떨 땐 감독님이 첫 테이크에서 바로 OK사인을 내려버리니까, 촬영이 촉박 해서 저러시나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조진웅 선배와의 감정 교류 신에서 조진웅 선배가 고개를 끄덕이면 바로 감독님에게서 OK사인이 나더라. 그게 참 짜릿했다.

Q.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모로 잊지 못할 순간들을 <독전> 촬영장에서 만났겠다.  

A. 맞다. 기존에 작품에 임할 때, 흔히 얘기하는 ‘역할에 헤어나지 못하고 완전히 몰입했다’는 말을 공감 못하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을 찍으면서 알게 됐다. 계속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외롭고 공허한 감정에 휩싸여서 차기작으로는 코미디 영화를 찍어야지 싶었다. 이러다가는 몸이 축나겠더라. 현장에서는 즐겁게 있는 편인데, 뒤에서는 씁쓸하고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얻어가는 것들이 많은 현장이었다.

Q. 시종일관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락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A. 주위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이라고 말씀해주시는데, 선뜻 어느 쪽을 선택하기 어렵다. 인물을 창조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사(前事)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락에겐 그게 없었다. 처음엔 막막했고 ‘내가 영화를 찍으면서 이 인물을 알아 가보자, 만나보자’ 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락의 가장 큰 숙제는 ‘내가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질문의 답이다. 이건 류준열에게 던져 봐도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더라. 그래서 더 공허함이 느껴졌던 것 같다. 나 스스로 느낀 그 감정이 락의 표정에도 묻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이건 우리 스스로에게도 던져볼 수 있는 질문인 것 같다. 배우로서? 배우는 작품 열심히 하는 게 최고다.(웃음)

Q. <독전>을 비롯해서 <뺑반> <돈>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열일하는 이유가 스스로 꼭 도전해보고 싶은 어떤 영역이 있기 때문인가. 

A. 목표라기보다는 주어진 내 몫을 해내고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그 영화 안에 있는 자기 몫을 실천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 ‘남의 것과 비교해서 내가 더 크니까 열심히 해야 돼!’ 하는 차원은 아니다. 역할이 작던, 크던 자기 것만 보고 달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막내 스태프만 봐도 느껴지는 게, 그 친구들이 잘 해야 좋은 영향이 윗 선배들에게로 가더라. 배우도 미장센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몫을 해내는 게 중요하다. 늘 한결같이 생각하는 지점이다.

타고난 바른생활 사나이? 류준열의 신념

류준열은 자타공인 바른생활 사나이다. 스케줄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오전 일찍 일어나고 독서와 축구 등 건강한 취미를 즐긴다. 또 술 담배를 즐기지 않는 걸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일까,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미담도 넘친다. <독전>에서 호흡을 맞춘 조진웅은 “후배지만 배울 점이 많다”며 류준열의 진가를 증명했고 전작인 <택시운전사>에서 함께 출연한 송강호, <침묵>에서 만난 최민식, <더킹>으로 인연을 맺은 조인성도 모두 그의 인성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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