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중생A", 성장이라는 희망
[리뷰] "여중생A", 성장이라는 희망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6.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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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소재 기근에 허덕이는 한국영화계에 단물과 같은 색다른 느낌의 영화가 탄생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한 <여중생A>다. <26년>, <은밀하게 위대하게>, <내부자들>, <강철비>와 같이 화려하거나 강하거나 남성성 위주의 웹툰이 영화화 된 경우는 많았지만, 정적인 학원물이 영화화 됐다. 누군가에게는 인생 웹툰이기도 한 이 작품이 영화화 된 것은 또 다른 용기다. <여중생A>만의 색감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요소다.

영화 <곡성>의 대사 "뭣이 중헌디"로 더 잘 알려진 배우 김환희를 중심으로 김준면, 수호, 정다빈 등 신예 배우들이 이야기를 채운다. 영화 <미성년>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이경섭 감독의 신작이다.

가정폭력에 노출되고 학교 내에서는 집단 따돌림을 받고 있는 여중생 미래(김환희)에게 유일한 낙은 컴퓨터 게임이다. 현실이기도 하면서 또 다른 환상의 공간으로 몰아넣는 게임의 특성을 따온 듯 작품 역시도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 서 있다. 가족도 친구도 괴롭힘을 주는 대상인 미래는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여긴다. 그러다보니 유일하게 위안을 주는 인터넷 게임 원더링 월드에 매진한다. 유일한 기쁨인 원더링 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한다. 게다가 어렵게 마음을 연 친구에게까지도 상처를 받는다. 혼자가 된 미래는 원더링 월드에서 만난 친구 재희(김준면)를 만난다.

커다란 탈을 쓰고 프리허그를 하고 있는 재희. 소외된 인생의 두 사람은 서로 이해하고 연대하게 된다. 누군가의 첫 연대의 손길이 닿는 순간 미래는 무가치한 존재에서 소중한 존재가 된다. 그리고 다른 세상을 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며 한 발 한 발 성장의 계단을 밟는다.

영화는 권선징악이나 정의구현과 같은 교훈적인 메시지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보다는 인물의 성장기를 관찰하는데 힘쓴다. 어두운 현실에서 조금씩 빛으로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 그 자체가 교훈이고 희망이다. 삶을 잔잔하게 견뎌내는 모습을 통해 아직은 세상이 희망적이라는 긍정을 전달한다.

담임선생님(이종혁)이 지나치게 속물적이라는 점, 재희의 서사가 단축됐다는 점, 원작에서 내래이션으로 전달한 감정표현을 비언어적인 요소들로 채워진 점이 다른 점이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은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에도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영화가 크게 지루하거나 늘어지지는 않는다. 김환희가 가진 재능을 적극 활용해 충분한 감정으로 설득을 한다. 월드컵이 있었던 지난 2002년 태어난 15세 소녀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완성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극중 알 수 없는 미지의 불안함부터 조금씩 탄탄해지는 자아를 갖춰가는 미래의 눈빛은 배우 김환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예견한다.

학교생활에 혹은 가정에서 아픔이 있는, 원작의 감성을 소중히 여기는 관객이라면 <여중생A>로 치유되는 위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쿵쾅쿵쾅'하는 액션 영화야 말로 영화관을 가는 이유라 여기는 관객은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개봉은 20일, 상영시간은 1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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