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쁜누나’ 손예진, 동시대 ‘누나’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인터뷰] ‘예쁜누나’ 손예진, 동시대 ‘누나’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5.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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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빠져나와야 하나요? <예쁜 누나오래 간직해주세요~” 

이제는 드라마의 여운에서 시청자도 배우도 빠져나와야할 때가 아닌가, 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예진이 내놓은 답변이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의 여운이 희미해질 때까지, 최대한 오래 기억하고 싶고 또 많은 시청자들이 그래주길 바란다고 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드라마 현장이지만, 낯섦이나 힘듦보다는 애틋함이 강했던 <예쁜 누나>.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안판석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도 그러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보편적인 여성, 세상에 수많은 윤진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5월 말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예쁜 누나>를 통해 겪었던 것과 새롭게 얻은 것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말 한 마디마다 진심이 묻어났다. 그가 얼마나 이 현장을 아끼고 사랑했는지, 또 잊을 수 없는지 절절히 묻어났다.

Editor 박주연 Photo 바른손엔터테인먼트 

Q.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예쁜 누나>를 잘 털어내셨나

A. 아직 실감이 안 난다. 토요일(19일)에 다 같이 마지막 회를 봤는데 ‘끝’이라는 자막을 보고 나서야 정말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포상휴가가 남아서 다 끝나봐야 알 수 있겠다. 아직까진 실감이 안 난다.

Q. 제작발표회부터 기자간담회까지, <예쁜 누나촬영 현장을 마르고 닳도록 칭찬하셨다무엇이 그렇게 다르고 좋았던가

A. 촬영 중에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 제때 밥을 먹고 충분히 잠을 자고선 촬영했다. 한 씬을 찍을 때도 거의 리허설 없이 진행했다. 보통 똑같은 신을 몇 번이나 찍으면 지루해지거나 재미가 없어서 연기적인 기술이 나오거나, 소비되는 느낌이 있는데 여기선 그럴 일이 없었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계속 축적됐다. 드라마를 힘들게 찍어왔기 때문에 이 현장의 값짐을 너무 잘 알겠더라. 

Q.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워낙 좋으니까 더 으쌰으쌰 했겠다이런 반응은 예상했었나.

A. 한동안 영화 현장에만 있었다. 영화는 완벽히 작업을 끝낸 후에 개봉을 하는데 드라마는 훨씬 라이브한 상황에 놓여있다. 자칫 흥분하고 업 될 수 있으니 감정적인 평온을 유지해야했다. 당연히 초반에는 이런 반응을 예상 못다. 감독님이 어떻게 찍으실 지도 예상이 안 갔다. 6~7부까지 멜로가 많았다. 사랑을 느끼기 전부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 

Q. 윤진아가 동시대 여성들의 공감을 많이 샀다드라마에서 현실성이 없는 건 손예진 얼굴뿐이라는 반응이 많았다.(웃음어떻게 윤진아라는 인물에 젖어들었나?

A. 서서히 젖어 들어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진아가 왜 이러지?’ 하고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 진아가 이런 마음이었구나.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 것들을 알게 됐다. 나이를 먹었다고 무조건 성숙해지는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한 선택이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는 거다. 진아가 선을 보러 갔던 장면도 그런 맥락이다. 인간은 불완전하지 않나. 나에게도 분명 그런 지점이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진아라는 인물이 더 짠하고 안타까웠던 것 같다.

Q. 그렇다면 동시대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A. 저마다 느끼는 삶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가치를 매길 수는 없다. 나는 <예쁜 누나>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다 아프고 이해가 됐다. 그냥 술 한 잔 하면서 그날 하루를 견디는 거다. 이 드라마도 시청자들에게 그랬으면 좋겠다. 일상의 반복 속에서 약간의 특별함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가장 즐거웠던 장면 중 하나가 서로 서먹서먹한 상황에서 경선(장소연)과 둘이 맥주를 까서 마시는 장면이었다. 예쁘면서도 짠했다. 그때 내 선곡이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게 그런 거 아니겠니>인데, 그 장면이나 경선이와 잘 어울리더라. 당시 실제로도 음주를 한 상태에서 촬영을 했는데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터라 고생은 좀 했다. 

Q.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 정해인의 칭찬을 좀 해 달라

A. 연기를 잘하고 정말 유연하더라. 보면서 옛날 생각도 났다. (정)해인이가 4년 정도 경력이 됐더라. 나는 저때 저렇게 연기를 잘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웃음) 해인이가 늦게 데뷔를 한만큼 앞으로 여러 가지로 기대가 된다. 아직 보여주지 않은 게 훨씬 많은 친구다. 

Q. 정해인이 손예진이 보내 준 문자를 캡쳐해서 가지고 다닐 정도로 힘을 얻었다던데?

A. 촬영 초반에 안 감독님이 지하도를 걸으면서 갑자기 뽀뽀하라고 시켰는데 해인이가 못하더라. 근데 나도 못하겠더라.(웃음) 한 번 어색해지면 계속 어색해질 것 같아서 그날 밤에 먼저 문자를 보냈었다. ‘너는 정말 서준희 그 자체다. 잘 하고 있다’고. 그건 진심이었다. 어색한 것조차도, 능숙하지 못한 것도 준희 그 자체지 않나. 우리가 보고 싶은 준희의 모습이기도 하고. 해인이도 좀 힘들었는지, 그때 이야기를 자주 하더라. 돌이켜보면 나도 <클래식> 촬영 때 고통스러웠다. 1인2역이었고 감정이 셌다.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곽재용 감독님에게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이 역할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지금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더 좋은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땐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알겠다. 그 모습 자체로 너무 예쁘다는 걸 해인이에게도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Q. <예쁜 누나>를 통해서 드라마 현장에 대한 건강한 추억을 얻어가지 않으셨나이를 계기로 또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가

A. 일단 현장은 앞으로도 많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점점 그렇게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느 지점에서는 앞으로 내 몫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Q. ‘명불허전 멜로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A. 올해에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예쁜 누나>를 동시에 해서 더 극대화 돼 얘기해주시는 것 같다. 멜로를 한 건 오랜만이다. 영화 속에서는 다른 장르를 해왔고, 나도 멜로가 그리웠다. 앞으로는 내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멜로를 하고 싶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나 <화양연화> 같은. 그런 상황이 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Q. 꾸준히 열일하시는 배우 중 하나다차기작에 대해 언급해달라.

A. 방금 멜로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올해 추석에는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이 개봉할 예정이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것 같다.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나도 멜로에서의 느낌을 오래 가져가고 싶은데 (웃음) 그쯤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인사드리지 않을까. 차후의 작품은 계속 알아보고 선택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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