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애를 "예쁜누나"로 배웠어요~”… 정해인의 겸손
[인터뷰] “연애를 "예쁜누나"로 배웠어요~”… 정해인의 겸손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5.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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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끔한 블랙 슈트 차림으로 등장해 취재진 한 명, 한 명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스스로의 다짐이자 대대적인 공표였다. 정해인이 내뱉는 말 한 마디에는 고심과 조심스러움이 흘러넘쳤다. 데뷔 5년차지만 갓 데뷔한 신인의 풋풋함과 패기가 정해인에게 느껴졌다. 겸손이라는 단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첫 멜로, 첫 주연작.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에 겸손하게 접근했던 정해인은 그 어떤 작품보다 이곳에서 얻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극중 친구의 누나인 윤진아(손예진)를 좋아하는 서준희 역을 맡았다. 부드럽고 소년 같은 해사한 이미지 뒤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남자다움이 금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인 동시에 여자라면 누구나 원하고 바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모두 갖춘 남자. 서준희를 연기하는 덕에 연애의 정의도 새롭게 습득했다는 정해인은 “글로 연애를 배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의 인생에서 <예쁜 누나>가 1번이 될 작품이라고 확언하는 정해인에게, 지난 몇 개월간의 경험은 어떻게 각인돼 있을까. 

Editor 박주연 Photo FNC엔터테인먼트 · 콘텐츠케이 · JTBC 

연애도성격도서준희와 꼭 닮은 정해인의 매력 

Q. 서준희 신드롬이 대단했다준희가 이토록 사랑을 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A. 딱 봐도 서준희는 멋지지 않나. 남자 나이 서른하나에 사랑에만 전념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판타지 속의 남자다. 대본을 보는 내내 준희가 정말 대단한 인물처럼 느껴지거나 놀랐던 부분이 많았다. 순전히 각본과 연출의 힘이었다. 나 또한 글(대본)로 연애를 배웠다. (웃음)

Q. 글로 배웠다니. <예쁜 누나>를 통해서 연애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거나 변한 게 있나.

A. 나는 아직 이런 사랑을 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사랑을 한다면 준희처럼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먼저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남자와 여자는 생각 자체가 다른 부분이 많지 않나. 그래서 오해하게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생각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화와 소통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다. 연애는 노력해야한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배웠다. 

Q. 실제로 친구의 누나를 좋아해본 경험이 있나.

A. 아쉽지만 나는 그런 경험이 없었다. 남중, 남고를 졸업했는데 주변에 누나가 있는 친구가 없었다. 그때는 연기에 대한 생각도 전혀 없었던 평범한 학생이라, 그냥 매점 가는 걸 좋아했다. 먹을 거 좋아하고, 게임 좋아하고 방과 후에는 축구나 농구를 즐겼다. 

Q. 그렇다면 드라마에서처럼 연상과의 연애도 가능한가? 

A. 가능하다. 단,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사랑이라는 전제조건이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맞는다면 나이는 상관없다. 구분을 짓지 않는다. 나이에 대해서는 다 열어놓는 스타일인 것 같다.

Q. <예쁜누나제작진들이 정해인은 서준희 그 자체라고 평하지 않나스스로 보기에 비슷한 점과 다른 점에 대해 언급해 달라.

A. 일단 서준희는 매사에 진지하고 어른스럽다. 그런 면은 나와 비슷하다. 단, 나는 재미없는 인간이다.(웃음) 어느 정도냐면 친구의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그 친구가 나에게는 장난도 안 걸더라. 표정이 안 보이는 문자 내용으로는 이게 장난인지 아닌지 판단이 잘 안 된다. 반면에 서준희는 미국에 살다 와서 그런지, 나보다 위트 있고 유머러스하다. 자기 감정표현에도 솔직하다.

Q. 절한 사랑의 상대가 손예진이라고 했을 때첫 느낌이 궁금하다자타공인 멜로퀸 아닌가

A. 사실 엄청 부담스러웠다. (손예진) 누나가 쌓아왔던 커리어가 있는데 내 부족함 때문에 누가 될까봐. 그런 생각이 나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그러던 중에 촬영 초반쯤이었나, 누나가 촬영이 끝나고서 ‘(정)해인아, 너는 서준희 그 자체니까 어색한대로 좋은 대로 표현해줬으면 좋겠다. 잘 하고 있다’고 문자를 주셨다.그게 너무 힘이 돼서 캡쳐해서 갖고 다녔다.(웃음) 누나가 나를 존중해줬고 그래서 편하게 연기를 했던 것 같다.

Q. 호흡이 너무 좋아서 실제 사이를 의심 받지도 않았나어떻게 그런 케미를 만들 수 있었나.

A. 촬영장에서 리허설을 많이 안 했던 게 컸다. 한 번 정도 맞춰보고 끝이다. 연기할 때 감각을 상대방에게 온전히 열어놔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지 않나. 내가 하는 대로만 해버리면 호흡이 안 맞는다. 그래서 더 생생하고 라이브한 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 리허설을 하면 할수록 정제되고 갇혀버리니까 안판석 감독님도 그걸 원치 않으셨고, 중요한 감정 씬일수록 리허설을 안 했다. 

데뷔 5년차 정해인그에게 찾아온 기다림의 미학’ 

Q. 데뷔 5년차에 드디어 인생 작품이라고 할 만한 드라마를 만나지 않았나지금 이 시간을 맞이하기까지지난 시간이 어땠을지 궁금하다기다림이 조급하진 않았나.

A. 그렇지 않다. 그저 묵묵히 차분하게 주어진 길을 걸어왔던 것 같다. 한 작품이 전부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시기에 대한 조급함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불안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 나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연기를 정말 좋아했기에 행복하게 하자는 마음이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Q. 동안 외모에 가려져서 나이에 대해 크게 생각 안 하게 되는데꽤 늦은 시기에 데뷔를 하셨다처음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때가 궁금하다.

A. 너무나 평범했고 확실한 꿈이 없던 학생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점수에 맞춰서 진학 생각을 하던 수험생이었다. 그러던 중 19살, 수능이 끝나고서 코엑로 영화 <드림걸즈>를 보러 갔다. 친구 포함해 셋이서 영화를 보고서 아이스크림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등 뒤에서 어떤 분이 명함을 주시더라. 작은 에이전시의 직원이었다. 집에다가 자랑을 하고 나서 실제로 부모님과 회사에 찾아가기도 했다. 입시 학원서부터 미친 듯이 연기를 공부한 애들과 맞붙어야했는데, 그래서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고 갈등을 겪었다. 연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은 군대를 마치고서 했던 것 같다. 내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못하는 성격이라, 먼저 남은 학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Q. 하필 군대에서 직업을 결정을 한 이유가 뭔가

A.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이해할 텐데, 군대에서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웃음) 일, 이등병 때는 할 일이 많아서 뻗기 바쁜데 슬슬 몸이 편해지는 상, 병장쯤엔 고민이 생긴다. 이왕 시작했으니 끝을 보자는 생각이었다.

Q. 지금은 배우가 정말 업이라고 생각하는가?

A. 감사하게도 매순간, 매 신마다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다.

Q. 반대를 했던 부모님도 이제는 좋아하시겠다.

A. 가족들이랑 같이 사는데 요즘엔 다 비평가다. 모니터링이 끝나면 장문의 모바일 메신저가 오곤 했다. 다 같이 드라마를 보게 되는 날엔 심판을 받는 기분이라, 방에서 혼자 보고 싶을 때도 있었다. 동생의 경우엔,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해주는데 요새는 SNS도 비공개로 바꿔버렸다. 동생의 SNS를 찾아오는 분들도 많으니까, 좀 더 자기 행동에 책임감을 갖는 것 같더라. 

Q. 좋은 차기작을 만나서 서준희를 지우고 새 인물을 덧입히는 것도 배우 정해인이 앞으로 해내야할 몫인 것 같다차기작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 영화 쪽으로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밝은 영화를 좋아한다. 로맨틱코미디나 액션, 오락영화 등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 말이다. 극장을 찾아가서 보는 두 시간이 편안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현재로서는 차기작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좋은 작품을 선택해서 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정해인의 또 다른 이야기는 스타포커스 6월호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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