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벌이는 예능, 이대로 괜찮나?
술판 벌이는 예능, 이대로 괜찮나?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4.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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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인생술집>의 한 장면

예능에서 먼서 술을 권하는 시대가 왔다. 어떤 여과장치나 포장 없이, 직접적으로 술병이 등장하거나 술을 즐기는 스타의 모습이 노출된다. 시청자들도 이를 더 이상 신기해하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고착화되는 모양이다. 적극적으로 술을 권하는 예능들,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 히스토리 새 예능 <말술특집>

최근 주(酒) 장면을 다루고 대놓고 음주를 소재로 쓰는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대놓고 술을 즐기는 tvN <인생술집>이나 인문학 예능을 표방하는 히스토리 <말술클럽> 등 고민 없이 술을 다루는 예능도 있다. 

리얼리티 트렌드를 명분으로 심심찮게 음주 장면을 내보내는 예능도 적지 않다.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한국 술집이 관광 코스처럼 설정돼 외국인들의 음주 장면이 매회 등장한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스타의 생생한 일상을 명분으로 음주 장면을 노출하고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근사한 요리와 함께 거리낌 없이 반주를 즐긴다.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에서는 출연진들이 직접 친 회에 술로 통칭되는 ‘사이다’를 곁들인다.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한 장면

음주 예능이 늘었다고 체감하는 건 시청자뿐만이 아니다. 최근 방통심의위는 SBS <미운 우리 새끼>의 잦은 음주 장면에 대해 경고 제재를 결정한데 이어, tvN <인생술집>이 술에 대해 자세히 언급해 음주를 조장했다는 점, 이를 청소년 시청 보호 시간대에 방영했다는 점을 들어 제제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음주 예능의 빈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6년과 2017년 청소년 시청률 상위권 프로그램에서 편당 거의 한 번씩 음주장면이 등장했다. 2016년도에 비해 2017년도에는 드라마에서는 평균 1.1~1.3회, 예능에서는 0.2~0.3회로 음주 장면이 증가한 추세다. 지상파 드라마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적게는 1.2배에서 많게는 3.8배까지 음주장면이 증가했다.

▲ 주량을 고백하는 스타들

이 같은 트렌드가 급속도로 자리를 잡는 건 리얼리티 예능의 성황과 무관하지 않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과 함께 이뤄지는 스타들의 진솔한 얘기에 시청자들은 생생함과 친숙함을 느끼기에 음주 장면의 빈도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혼술이나, 반주 등 가벼운 음주가 일상이 된 사회적인 분위기도 일조한다. 

문제는 대부분 청소년 관람가인 예능 방송에서 술이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자주 사용된다는 것이다. 출연자에게 “주량이 얼마나 되냐”고 묻는가하면,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자신의 센 주량을 과시하는 스타들도 있다. 이를 추켜세우거나 환호하는 등 리액션 탓에 시청자들에게 주량이 곧 능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쉽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술자리에서 이뤄진다는 편견이 이뤄질 수도 있다.

Editor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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