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소지섭의 영화같은 캐스팅 스토리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소지섭의 영화같은 캐스팅 스토리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2.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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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감성 퀸'이라는 수식어의 배우 손예진과 '감성마초' 배우 소지섭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만났다. 이름값이 높은 두 배우가 만난 이 영화는 3월 14일 남녀가 숨겨둔 사랑을 고백하기 좋은 날 화이트데이에 개봉한다.

영화 홍보의 첫 시작을 알리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제작보고회가 22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소지섭과 손예진, 연출을 맡은 이장환 감독이 참석했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아내를 떠나 보낸 후 어린 아들과 남겨진 우진(소지섭) 앞에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순수 멜로 영화로,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봄비가 될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날 소지섭과 손예진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웃음과 미소로 영화 촬영 자체가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거듭했다. 이장환 감독 역시 이 자리에서 선 것 자체가 꿈만 같다며 기뻐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까지는 영화처럼 순수하고 유쾌했던 캐스팅 과정이 있었다. 세 사람의 캐스팅 과정을 스토리로 풀어봤다.

#1. 멜로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의 마음 속에는 오랫동안 멜로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렇다고 좋은 멜로물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결정도 쉽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있어도 제작이 되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손예진 - "멜로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을 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시나리오를 만났어요. 단숨에 읽어내려갔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손예진 앞에서 해버린 '미친 짓'

이장환 감독은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처음 염두에 둔 배우가 손예진이었다. 손예진에게 책을 보냈고 이를 받은 손예진은 재밌게 책을 읽었다. 그 소식을 접한 이 감독은 손예진 소속사 대표라도 만나야겠다는 심정으로 소속사를 찾았다.

대표를 만나러 간 이 감독 앞에 선 여인은 손예진이었다. 아직 손예진을 만나기에 준비가 되지 않았던 그는 손예진 앞에서 큰 실수를 저지른다.

이장환 - 예진씨를 만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만나게 됐어요. 예진씨가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줬어요. 그래서 혼자 흥분을 했습니다. 제가 필 받으면 할 말 못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거든요. 2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고 나왔는데 저희 회사 분들이 하는 말씀이 미친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분위기는 좋았지만 너무 이상한 얘기를 많이 했다고요. 저는 몰랐는데요. 이후에 따로 연락은 안 왔어요. 돌아가서 다시 안 한다고 할까봐 정말 조마조마했어요.

#3. 손예진 눈에는 순수했던 이장환 감독의 첫 인상

손예진은 오랜만에 사무실을 찾았다. 미팅이 있었다. 이장환 감독이 사무실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미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긴 했는데, 감독이 공대 출신이라는 게 매칭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장환 감독을 직접 만났다.

손예진 - 처음 봤는데 정말 할 얘기 안 할 얘기 다 하셨어요. 자기 비하를 하면서 농담도 많이 했어요. 그 모습이 정말 순수해보였어요. 다른 감독님들 보면 "우린 이렇게 할 거다"라면서 계획을 밝히는데 사실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는 않아요. 이 감독님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셨고, 저런 인격을 갖고 있는 분과 이 영화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속으로는 감독님과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4. 소지섭에게 들킨 자격지심

손예진이 작품에 출연을 결심했다. 영화가 드디어 바다 위로 올랐다. 다음은 남자 주인공이다. 소지섭이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고, 감독과의 미팅을 먼저 제안했다. 이장환 감독은 손예진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그를 만났다. 그리고 어김없이 할 얘기와 안 할 얘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이장환 감독 -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갔어요. 지섭씨가 질문을 하고 제가 얘기를 하는데 절 안 쳐다봐 주시더라고요. 고개라도 한 번 끄덕여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않았어요. 제가 스텝이 꼬이면 또 할 말 못 할말을 구분하지 못하거든요. 사실 저는 네임밸류가 없는 감독이고 해서 자격지심이 있었어요. 소지섭씨가 저를 만날 때 저에 대한 불안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엉뚱한 얘기를 많이 한거죠. 쓸데없는 불안이었어요. 심지어 이런 말까지 했어요.

"지섭씨는 눈이 착하지 않아서 더 슬플 거 같아요."

#5. 소지섭을 향한 구애 '손 편지'

이장환 감독은 잠이 오지 않았다. 자신이 말아먹었다는 생각에 좀처럼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뒤 손 편지를 썼다.

이장환 감독 - 밤새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편지를 썼어요. 지섭씨가 저를 만나고자 한 이유는 이제껏 작품에서의 모습과 이 영화의 우진이 안 어울릴까봐 걱정한 것이었거든요. 우진은 몸의 병도 있고 결핍도 있어요. 아버지이기도 하고요. 남성미가 있는 지섭씨에게는 그 부분이 걱정이었고요. 그래서 지섭씨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편지에 담았어요.

소지섭 - 그 편지는 작품 결정하기 전까지 보지 않았어요. 편지에 흔들리거나 하기 싫어서요. 나중에 봤어요. 그리고 그날 그렇게 본 이유는 가끔 제가 누굴 쳐다보면 당황해서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편하게 하시라고 듣고만 있었던 거예요. 나름의 배려였어요.

이장환 감독-손예진-소지섭.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6. 한 번의 거절, 그리고 출발

감독을 만난 뒤에도 소지섭은 계속 고민했다. 이 작품의 우진과 자신이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작품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소지섭 - 제가 아이 아빠처럼 보이지 않을 것 같았고, 아이랑 있는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어요. 혹시나 거짓처럼 비춰지면 영화자체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았어요. 캐릭터에 대한 고민 때문에 거절했었죠.

하지만 제작사의 구애는 계속됐다. 손예진도 소지섭이 작품에 참여하길 오들오들 떨면서 바라봤다. 결국 소지섭은 선택을 했다.

소지섭 - 촬영 내내 정말 행복했습니다. 개봉을 기다릴 때 긴장되고 두려운데 이번 영화는 첫사랑을 만날 때의 설렘과 긴장감을 느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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