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배우고 단련하는 대기만성형, 조한선
매일 배우고 단련하는 대기만성형, 조한선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2.23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년 OB라거 광고모델로 데뷔했다. 박중훈, 정우성, 이정재 등 맥주 광고의 모델은 그 당시 가장 핫한 스타의 몫이었다. 축구선수로 단련된 긴 다리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선 굵은 이미지는 조한선을 단숨에 스타로 만들었다. 그래서 일까?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연기를 원하고 맡은 배역을 어떻게 준비하는지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의 최신작 <돌아와요 부산항애>도 마찬가지다. 그가 왜 태주라는 인물을 맡았는지, 태주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들으면 배우 조한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Photographer 이명수

송해성 감독의 영화 <파이란>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운 이 사람.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나기 위해 연기를 위해 배우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관객은 항상 뒤늦게 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는 너무도 많은 스타가 초 단위로 눈을 사로잡는다. 그런 면에서 조한선 역시 처음에는 여심을 사로잡는 스타로 시작했다. 남성적이고 깔끔한 매력으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나문희, 안성기, 설경구, 최지우, 강동원과 함께 작업하며 해마다 꾸준히 영화를 촬영했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잘 생긴 스타에 속했다.

그런 조한선이 영화<무적자>에서부터. 센 부산 사투리와 욕설을 내뱉으며 배신을 일삼던 태민을 맡아 제대로 악독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변화를 꾀한다. 대본 리딩만으로 베테랑 배우들조차 초긴장 상태로 만드는 김수현 작가의 SBS 드라마<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는 철부지 외동아들 광모로 나와 엄지원과 최상의 호흡을 과시했다.

“연기를 하면서 사소한 것들에 마음이 간다. 예전이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점들에 대해 더 생각하고 파고들었다. 디테일한 사람이 되고 있더라”라고 말하는 그는 점점 연기 맛을 아는 대기만성형 배우로 직진하는 중이다. 본인은 거절 못하는 성격이라 우정출연을 자주 했다고 하지만, 촬영장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그의 진심이 지금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전작 <마차 타고 고래고래>에서 밝고 심하게 망가지는 호빈을 연기했다. 그래서 다음 역할은 좀 더 깊이가 있고 가볍지 않은 면이 많은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돌아와요 부산항애> 시나리오를 읽고 내가 준비만 잘 한다면 보여줄 수 있는 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범일동 안창마을 추격씬을 촬영했을 때 많이 고생했을 것 같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좀 더 완벽을 기했을 것이다. 정말 아쉽지만 주어진 시간은 한 달 정도였다.

그 상황에서 부상이라도 입으면 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개인적인 욕심은 배제하고 촬영에 임했다.

액션씬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액션은 자주 해왔다. 그나마 몸에 익은 편이라서 다행이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달리는 장면이 많았는데, 예전에 비해 많이 힘들더라. (웃음) 진짜 힘들어서 나중에는 걸어 올라갔다. 나이는 속일 수 없더라. (웃음)

영화 <무적자>에 비해 부산 사투리가 많이 늘었다

영화 <열혈남아>촬영 했을 때에는 전라도 출신 배우의 말을 CD에 녹음해서 시나리오를 볼 필요 없이 다 외웠다. 영화 <무적자>도 같은 방식으로 사투리를 공부했는데 주어진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 그때에는 악역을 맡아서 센 사투리 위주였다. 원래 이번 영화에서는 사투리를 쓰지 않는 설정이었다. 그런데 태주가 중학생 때 고향을 떠났기 때문에 그 억양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께 말씀 드렸더니 흔쾌히 의견을 받아 주셔서 사투리를 쓰는 것으로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아무래도 경험이 있다 보니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형사가 사용하는 센 사투리와 생활 사투리는 많이 달랐다.

영화에는 종교적인 코드부터 느와르적 특성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다. 촬영하는데 중심 이미지가 있었다면

캐스팅을 완료되고 사흘 만에 촬영에 임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최대한 현장에서 의견을 나누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갔다. 틈틈이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으면서 작업했다. 감독님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알고 싶어서 현장에서는 무조건 여러 스태프들과 대화했다. 의사소통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여배우 윤소이는 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를 촬영하며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 그래서 편안했고 상대방의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잘 맞았다. 성훈은 함께 연기한 적은 없었지만 기대감이 컸다. 까칠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적대감 없이 잘 소통했다. 감수성도 예민하고 굉장히 솔직한 성격이라서. 촬영을 마치고도 자주 연락하면서 지냈다. 새로 동생이 생긴 기분이고 덕분에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서 고마움이 크다.

가장 기억에 나는 장면은

엔딩씬. 하루 만에 촬영을 해야 해서 해가 지기 전에 마쳐야했다. 나중에 보니 영화에 쓸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그게 맘에 걸려 감독님과 스태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4시간만 달라고 했다. 숙소 옥상에 올라가서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서 클로즈업 샷을 재촬영했다.

 

이번 영화 촬영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궁금하다.

새벽 2시가 넘었는데 계단씬을 촬영하는 도중에 야식이 왔다. 예산이 많지 않다 보니 스텝들과 그 자리에 앉아서 햄버거를 먹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면서 촬영을 계속 이어나갔다. (핸드폰에 저장한 사진을 보여 주며) 몇 명은 계단에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바닥에 앉아 있다. 그런데 이때 먹었던 야식이 잊혀 지지 않더라.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에서는 거침없이 망가지는 연기를, <멜리스>에서는 비열한 역할 등 언제나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은

일단 그 캐릭터처럼 살려고 한다. <멜리스>는 우정 출연한 작품이었지만 배역의 비중을 따지지 않고 일단 맡으면 최선을 다하려 한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내 성격을 다 내려놓고 다른 배우들과 합을 맞출 때 아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처럼 생활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번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면서 예전에 비해 많은 것을 안고 간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항상 배역에 대한 의문을 놓지 않았다.

부산은 사람들에게 아련함을 환기시키는 곳인데 어떤 의미가 있는 공간일까

·

·

·

<스타포커스 2,3월호에서 더 자세한 기사와 사진을 확인하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