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선&성훈" 맨몸액션부터 눈빛연기까지!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조한선&성훈" 맨몸액션부터 눈빛연기까지!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 스타포커스
  • 승인 2018.01.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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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주)블랙홀엔터테인먼트>

부산 사나이들의 피 튀기는 냉혹함과 두 쌍둥이 형제의 끈끈함을 오가는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가 색다른 남남케미를 선보였다. 이란성 쌍둥이로 나오는 태주(조한선 분)와 태성(성훈 분)이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뜻하지 않은 사건을 겪고 헤어진다는 내용이다. 이후 태주는 형사로, 태성은 마립칸 그룹의 이인자가 되어 부산에서 발생한 일본 유물밀반출 사건을 계기로 다시 만난다. 고향에 다시 돌아온 형제가 서로를 경계한 채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보육원 시절부터 두 형제가 서로 좋아했던 찬미(윤소이)와 마립칸 그룹 내에서 태성을 제거하고 보스가 되려는 상두(공정환 분)가 엮이며 복잡한 구도를 형성한다.

이 영화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비극'이다. 일찍 부모를 잃은 형제. 쌍둥이지만 너무 다르기에 언제나 모범적인 형에게 콤플렉스를 느끼는 동생. 어렸을 때부터 두 형제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여자. 성인이 되어 경찰과 조직폭력배로 만날 수밖에 없는 여러 상황들이 태주와 태성의 삶에 비극적인 굴레를 씌운다. 심리적으로 진폭이 큰 캐릭터를 맡은 조한선, 성훈은 투 샷으로 잡히는 대다수의 장면에서 대립각을 세운다.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것이 돈이라고 믿을 정도로 철저히 자본과 폭력의 논리에 자신을 소비하는 태성에 비해 태주는 한결 중층적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본받아 경찰을 꿈꿨던 그는 수사 때문에 다시 부산에 돌아오지만 여전히 찬미에 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찬미가 태성과 같이 지내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태주는 보육원에서 잠깐 찬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는다. 순정적인 형사를 맡은 조한선은 안정적인 감정연기와 대조되는 과격한 액션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소화하며 자신만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정교하게 정립한다. 특히 조한선의 첫 추격씬인 범일동 안창마을 장면은 건물 옥상을 넘나드는 동선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했다. 송해성 감독의 영화 '무적자'에서 안하무인 캐릭터 태민을 맡아 걸쭉한 사투리와 악역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한데 이어 조한선의 이색적인 변신을 알리는데 손색없는 작품이다.

<사진제공. (주)블랙홀엔터테인먼트>

성훈은 실제로 부상까지 입으며 촬영에 임했는데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심리적 간극을 액션으로 채울 정도로 액션에 공을 들였다. 액션이 주가 되지는 않지만 최소한 성훈이 등장하는 씬에서 맨몸액션은 에너지가 넘친다. 태성에게 에너지란 곧 분노이자 열등감이고 이런 감정을 감추기 위한 방어막이다. 주먹 못지않게 자주 사용하는 유리병으로 상대를 가격하고, UFC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정 기술들을 사용하는 부분에서는 성훈의 숨은 노력이 제대로 드러난다. 굳이 액션 스쿨을 언급하지 않아도 이 영화 한 편을 위해 그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무술팀과 동선을 짜고 합을 맞췄는지는 눈빛에서부터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 눈빛은 모든 캐릭터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요소다. 범죄조직 마립칸의 수장인 쉐인(손병호 분), 음지의 숨은 실력자 가운데 한 명인 관철(김동현 분)을 비롯해 태성의 라이벌 상두부터 뒷돈을 챙기는 형사 강구(박철민 분)까지 시종일관 눈빛을 번득거린다. 이들이 눈을 빛내며 주위를 살피는 주된 이유는 돈이다. 영화를 보면 대사나 액션을 남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배우들은 눈빛으로 인물의 욕망을 가감 없이 관객에게 전달한다. 초반에는 당혹스러울 수도 있지만 극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이들의 눈빛은 스크린에서 점점 달아오른다. 태주는 돌아가신 아버지처럼 정의를 실현하면서 자신은 동생 태성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 태성은 돈으로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관철과 상두는 말초적인 만족감 때문에 돈의 향방을 쫓으며 눈을 반짝인다. 이들은 같이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없어도 연속된 시퀀스만으로 앙상블을 보여준다. 관록 있는 배우들의 연기란 이런 것 아닐까.

영화를 보면 성서에서 차용한 야곱의 모티브부터 감성적인 플래시 백, 느와르의 정서, 결정적 반전까지 관객이 즐길 코드가 다양하게 혼재해 있다. 이 요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한선과 성훈의 맞대결만으로 탄탄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돌아와요 부산항애'를 보고 나면 피비린내 대신 노스텔지어의 아련함이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오프닝씬에 흐르던 조용필의 노래 가사와 수미상관하는 감성이 범죄액션의 틀을 넘어 어찌할 수 없는 형제애를 환기시킨다. 그 과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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