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배우 "최강희"의 변화무쌍함
시간을 달리는 배우 "최강희"의 변화무쌍함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4.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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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싸이더스>

최강희처럼 성실한 배우도 드물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1997년만 제외하고 단 한해도 활동을 쉰 적이 없다. 1995년에 KBS2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했으니 20년 넘게 꾸준히 활동했다. 이 정도면 최강희에게 연기를 한다는 것은 숨을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최강희는 1990년대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학원물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MBC드라마 '나'의 성공으로 KBS2드라마 '학교1', 영화 '여고괴담'에서 연달아 주연을 맡으며 확실하게 입지를 굳혔다. '학교'는 시즌제로 제작될 정도로 호응이 높았고, '여고괴담'에서는 김규리와 호흡을 맞추며 당시 충무로에서는 드물었던 여여케미를 선보였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앳된 얼굴과 깔끔한 교복 차림은 대중에게 최강희를 단정하고 풋풋한 이미지로 각인시켰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최강희의 새로운 매력을 성공적으로 어필한 작품이다. 극중 '수상한 그녀'였던 이미나를 맡아 그동안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쌓은 내공을 톡톡히 보여줬다. 박용우(황대우 역)를 상대로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야한 농담이나 리액션도 거침없이 해치우며 독특한 로코퀸의 탄생을 알렸다. 이 핑크빛 감정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은 결과물이 SBS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다. 30대 독신녀 오은수로 나온 최강희는 옛 애인과 헤어진 날에 만난 태오(지현우 분)와 티격태격하며 '진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상대가 연하남이라 조심스러운 한편, 더 끌리기도 해서 갈팡지팡하는 은수는 당시 여성 시청자들의 소울메이트였다. 단순히 사랑의 환상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진 가슴 시린 감성을 현실성 있게 표현했다.

공백기는 없었지만 그녀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 노력은 MBC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빛을 발했다. 워킹맘 신은수로 완벽하게 변신해 본격적으로 생활밀착형 캐릭터를 보여줬다. 가족과 행복하게 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상류사회로까지 진출하는 은수는 포기를 모르는 인물이다. 오직 한 길만 보며 마음을 다한다는 점에서 최강희를 빼다 박았다. 연기생활 처음으로 '엄마'라는 역할에 도전해 어떤 배역을 맡아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부터 억척어멈의 아우라까지 대방출했으니 누가 토를 달까. 이 탄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4월부터 방영 중인 KBS2드라마 '추리의 여왕'에선 권상우와 같이 열심히 추리 중이다. 그녀가 연기하는 설옥은 남다른 살림 센스로 어떤 단서도 놓치지 않고 알뜰하게 사건을 정리하는 추리퀸이다. 지금 그녀는 '최강희표 명탐정 연기'로 여전히 브라운관을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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