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미로 속에 빠진 연인들, 영화 "클로저"
사랑이란 미로 속에 빠진 연인들, 영화 "클로저"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4.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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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가 개봉한지 12년을 맞아 재개봉 형식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로맨스 무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생 영화, 필견 영화 등의 찬사를 받으며 꾸준히 팬덤을 확보한지 벌서 십 년이 넘었다. 그 전에도 연극 무대에서 여러 차례 상영되며 입소문을 탔지만 영화로 제작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세대를 초월해서 이 작품이 관객을 사로잡는 이유에는 배우들의 조합과 유니크한 형식이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흥행력과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들이 나왔다. 소설가 지망생이자 부고 담당 기자 댄(주드 로 분), 스트립 댄서 알리스(나탈리 포트만 분), 사진 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 분),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 분). 누구 한 사람에게 초점이 집중되지 않고 적절하게 분할된 시퀀스로 영화의 흐름은 자연스럽다. 배우 개개인을 놓고 보면 강렬한 매력과 개성을 지녔지만 유기적으로 작품에 녹아들며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한다. 그 덕에 관객은 기대 이상의 앙상블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퍼스트런>

매력적인 인물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클로저'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오프닝씬에서 앨리스와 댄은 서로 맞은편에서 걸어온다. 횡당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동안 앨리스는 길을 건너다 오른쪽에서 달려든 차 때문에 쓰러진다. 이때 댄은 앨리스에게 다가가 괜찮냐고 묻고, 그녀는 그 유명한 대사인 "Hello, Stranger?"라고 말한다. 낯선 타인이지만 서로의 눈빛만 보고 연인이 될 것임을 직감하는 두 사람의 심리를 설명이나 장황한 묘사 없이 미니멀하게 연출했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네 사람의 위태로운 감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 이들은 아슬아슬한 사랑을 한다. 그 이유는 '진실'에 있다. 서로 사랑하는 건 맞지만 상대방의 진심을 의심하거나 확인한다. 영화에선 특정한 사건이 아닌, 연인에게 온전히 사랑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을 기반으로 심리묘사 한다. 그래서 인위적인 감정 없이 자연스럽게 공감을 형성한다.

그들은 각자 만나는 사람이 있지만 진심은 다른 곳에 가있는 관계를 맺고 있다. 댄은 앨리스를 사랑하지만 안나를 원한다. 안나는 그런 댄을 경멸하며 부도덕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 또한 그에게 호감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것 때문에 안나는 래리와의 관계에서 계속 딜레마에 빠진다. 래리는 그런 안나의 마음을 알고 댄을 언급하며 그녀를 자극한다. 정말 자신만을 사랑하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연인들이 갖고 있는 마음이다. 더 나아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신뢰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진실을 빼놓을 수 없다.

<사진제공=퍼스트런>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이들이 정말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댄이 앨리스에게 헤어지자고 말하자 날 정말 사랑하기는 했냐고 묻는 앨리스. 그리고 행복한 표정으로 안나와 나란히 앉아 있는 댄. 혼자가 된 래리가 스트립쇼를 하는 앨리스를 보며 진실을 알려달라고 말하는 장면은 어떤 수사 없이 있는 그대로 그들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 부분은 사랑의 과정이 아닌 처음과 끝을 통해 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하려는 감독의 의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들을 공공연하게 연출하는 것보다, 감정이 가장 극대화된 순간들을 포착해서 클로즈업 하는 방식으로 사랑과 관계의 인과성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렇기에 '클로저'는 이색적인 로맨스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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